[기고]한빛 5호기 정지사고 대처를 보며..

표주원 고창군농민회 원전특위 위원장
로컬세계 local@localsegye.co.kr | 2019-03-20 08: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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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주원 고창군농민회 원전특위 위원장

사고가 나서 방송을 하는데 시험방송이다?!


지난 15일 상하면에 사는 후배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형님! 방금 원전 쪽에서 ‘펑’하는 굉음이 났는데, 원전에 큰일이 났나 봅니다.”


“원전에 연락해서 확인해볼게...”


민·관합동조사단에 확인해보니 5호기 2차측 터빈이 정지했다고 한다.


또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안전협의회 위원인 마을 이장님으로부터 “원전에서 ‘펑’하는 소리가 난 후에 비상경보방송이 두 차례 있었는데, 시험방송 중이라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한다.
 
이처럼 원전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에도 원전주변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런데 원전에서 주민들에게 제때 소식을 알리지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고 있다. 원전 스스로 원전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과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비상경보방송망은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들의 신속한 대피와 비상대응 능력을 제고하고, 지역주민 간의 정보교환 및 긴밀한 연락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 ‘시험방송’이라는 내용이 아니라, “방금 전에 한빛 5호기 증기터빈 정지로 인한 유증기 개방으로 ‘펑’하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이는 정상적인 정지 과정에 발생하는 소음으로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또한 원자로는 안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방사능 유출이 없사오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방송이었어야 했다.
 
사고 발생으로 원전 가동이 멈춰서는 사고가 있었는데 ‘시험방송’이라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명백히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하는 방송이라면 당연히 ‘사고 방송’이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닌가? 사고가 없는 상태에서 기기의 테스트나 훈련상황에서 하는 방송이 시험방송이 아닌가?
 
이번 사고는 5호기 주변압기 지락 비율(송전선로에 낙뢰가 떨어져 순간적으로 송전탑을 통해 대지로 흐르는 전류) 차등 계전기(주변압기의 송전선로 차단기 구간 고장 시 고장전류를 검출하는 보호용 기기) 내부 회로 결선 오류로 인해 오작동 등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원전 화재 시에도 소방차는 바로 진입하지 못한다?


2018년 8월부터 현재까지 한빛원전에서는 5차례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발전소 내에서 화재가 일어나면 자체 소방대가 출동하여 초동진압을 한 후에 외부 소방대에 연락을 한다. 외부 소방대가 정문 출입을 위해서는 출입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또한 원자로 건물 화재 진압을 위해선 TLD(개인방사선피폭관리장비)를 착용해야 하는 것도 있다. (TLD 발급 절차 : 피검사와 신체검사를 받아야 함)


정작 긴급사항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현행 절차서의 개정 없이는 외부 소방대가 출동을 하더라도 초동진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영광소방서는 화재발생 특별점검을 통해 총 49건의 행정명령 또는 시정조치를 내렸으나, 원자로 건물은 접근조차 못하였다. 원자로 건물의 화재방호 점검의 권한은 원자력안전위원회만 갖고 있다.


이번 사고의 경우와 같이 터빈 정지로 발전소가 멈추는 사고의 경우 단순한 기기 고장 등으로 인한 단순 사고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약 7개월간 5건의 화재발생과 원자로정지 건, 한빛 3·4호기 콘크리트 공극 및 내부 철판 부식 등 원전 전체적인 상황 등을 고려하자면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원전의 이러저러한 사고와 화재 및 한수원의 대응을 볼 때 우리 고창군민의 원전으로부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창만의 원전 안전체계를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고창군과 의회는 고창 주민들의 원전 안전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고창군이 노력하고 있는 민간환경감시센터 유치 노력이나, 고준위 핵폐기물 관리정책의 해법을 찾기 위한 경주 방폐장 견학(?) 등 원전 측의 요구와 타임테이블에 끌려 진행되는 현안들에 앞서, 당면해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일, 작지만 보다 쉽게 원전 안전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대응하는 것이 우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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