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울한 정치

성현수 세계일보 조사위원 경북협의회 회장
로컬세계 local@localsegye.co.kr | 2019-05-02 08:3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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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수 세계일보 조사위원 경북협의회 회장

어린 시절 아저씨뻘의 청년들이 트럭에 올라 군가를 불렀다. ‘이 몸이 쓰러지고 나라가 선다면 아! 이슬같이’
보내는 가족들은 눈물을 훔치고 어린 우리들은 살아서 돌아올지 아니면 죽어서 이별할지 모르는 아저씨들을 그렇게 환송했다.


그래도 ‘우리 애가 자라 군대에 갈 때쯤이면 통일이 되겠지’라면서 떠나는 이들을 염려하던 1950년대 초반, 어른들의 바람이었다. 그런데 우리는커녕 손자가 군대에 갈 나이가 다가오는 70년이 흘렀으니. 그토록 남북분단의 벽은 높았다.


70년의 평화, 불안한 평화였다. 울진 삼척에 무장공비가 나타나고 몇해전에는 서해 교전이 있었지만, 우리의 역사에서 그래도 70여년의 평화는 그래도 긴 시간 우리는 평화를 누리며 배고픔도 면했으니 꽤 좋은 시절을 보낸 셈이다.


그렇지만, 불안한 평화는 지켜질 수 있는 것일까? 미국이라는 어진 아저씨 같은 친구가 계속 지켜줄까? 노심초사 눈치를 살피는 노파심 많은 어른들의 걱정은 깊다.


그 작디 작은 평화를 까먹지 못해서 몸살을 부리는 백성들이 있다. 여전히 강고한 1인 지도자 체제 속에서 한 목소리를 내며 민주주의를 부르짓는 북한은 여전히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북한도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 칭한다. 민주주의 본래의 뜻을 생각하면 가당치도 않은 민주다.


최근 국회 ‘패스트 트랙’ 입법 상정안을 놓고 여당과 야당이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급기야 폭력사태까지로 이어졌다. 여야간 입에 담을 수 없는 독한 말들은 국민을 섬뜩하게 하고 정치인들은 춤을 추는 모양새다.


경제는 뒷걸음치고 곳곳에 폐업하는 점포들은 매일같이 늘어난다고 하고, 수출은 뒷걸음치는데 선량들은 오늘도 격투극을 벌이고 있다. 서부 활극이 ‘여의도 극장’에서 신나게 상영중인 여의도 정치다.


하지만 이런들 저런들, 이 나라의 역사의 수레바퀴는 굴러가는데, 70년의 평화는 괜찮은 것인지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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