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종교의 사명은 무엇인가?

성현수 세계일보 조사위원 경북협의회 회장
로컬세계 local@localsegye.co.kr | 2019-04-09 0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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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수 세계일보 조사위원 경북협의회 회장
고려 후기 승려 일연이 편찬한 삼국유사에 고조선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고조선 시대에는 팔조법금, 여덟개의 법만으로도 통치가 가능했고, 당시에는 도둑이 없어 밤에도 대문을 열어놓고 살았다고 한다. 3천년전부터 구전돼온 것을 기록한 역사서의 내용이다.

 

구약시대 유대민족을 이집트에서 시나이 반도를 거쳐 팔레스타인 쪽으로 인도한 지도자는 모세다. 역사학자들은 당시 모세가 약 2만여명의 유대인을 인솔해 이집트를 탈출했다고 한다. 이에 관한 기록도 유대인들이 바벨로니아의 노예살이에서 해방되어 어느 정도 발달된 문명을 배운 이후로 2천여년간 구전되어 내려온 기록이다. 인류문명의 발원지인 수메르에서 유대민족도 진보했으리라는 추정은 어렵지 않다.


두 민족의 공통점이 오랜 세월 후 구전된 내용이지만 구전의 내용이 상당한 신빙성을 가진다고 본다. 두 민족의 공통점은 지도자가 제사장이란 사실이다. 또한 여덟 개나 10가지의 법률로 민족의 지도가 가능했으니 문화적 수준도 그리 높지 않았으리라고 본다.


같은 시대 함무라비 법전의 법조항이 300개가 넘은 것을 보면 상당히 비교가 된다. 인지의 발달만큼 법률도 복잡해지게 마련이다. 인류문명의 시발점에서 정치는 종교지도자에 의한 증거다.


중세 유럽의 국왕보다 실질적인 지도자는 추기경들이었다.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짐이 곧 국가다’라고 했지만, 실권자는 재상인 마제랑 추기경이라는 사실이 듀마의 소설 ‘삼총사’에 나온다. 국왕도 추기경으로부터 월급을 받았으니 오죽했겠나 싶다.


현대는 어떤가? 선거철이면 정치하는 사람들이 교회며 사찰을 찾는다. 목사의 설교에 잘못 회자되면 낙선되기 싶다. 이슬람 문화권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유럽에서는 아예 ‘기독민주당’이란 정당도 있다. 중세에 서구사회가 식민지 개척 당시 국왕들이 전면에 내세운 명분은 ‘하느님의 영토 획장’이다.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삼을 때는 군대보다 선교사가 먼저 진주하고 그 뒤에 군과 경찰이 따랐다. 종교단체들도 사실상 정치행위를 하는 경우가 눈에 띈다. 설교 가운데 하느님의 말씀을 설파하지만 정치적인 색깔을 띠곤 한다. 분명히 타이틀은 종교지만 그 행위는 틀림없는 정치다.


신성하고 거룩한 옷을 벗기면 감추어진 실상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 종교의 건전한 방향은 어때야 될까? 거짓말은 줄이고 공적인 헌금은 주변의 불우 이웃들에게 베푸는 종교의 사명에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언젠가 성철 스님이 생존해 있을 때, 이러한 비슷한 말씀을 했다가 절간에서 쫓겨날 뻔했다니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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