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갑’질의 제왕 이사장

전경만 경기리포트 전 편집국장
온라인팀 local@localsegye.co.kr | 2015-02-23 10: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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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만 경기리포트 전 편집국장.

[로컬세계 온라인팀] 아홉 개의 문을 지나야 만날 수 있다는 황제를 뜻해 ‘구중심처’라 한다. 이 구중심처에 사는 황제가 꼭 과거 속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에는 분야별로 구중심처에 사는 황제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사립대학의 이사장들도 이에 속한다.

 

사립대학의 구성원은 학교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작은 규모의 학교도 구성원이 이백을 넘는다. 여기에 조교와 시간강사까지 포함시키면 그 수가 쉽게 삼백이 넘어간다. 단과대학 또는 전문대학이 아니고 종합대학의 이사장은 일천여명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어 교내는 물론 교외에서까지 황제가 부럽지 않은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 오늘날 한국의 보편적인 자화상이 됐다. 그러나 이들의 제왕적 ‘갑’질은 법과 관용 그리고 ‘나만 살자’라는 적자생존의 법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받고 있다. 

 


이사장의 권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이사장 직계존속의 취직이다. 한국사회에서 학교법인 이사장의 직계존속비의 취직은 한마디로 ‘누워서 떡먹기’라고 해도 무방하다. 학교장의 직계존속이 학교에 취직하겠다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원의 한 전문대학의 예를 보면 이사장의 직계존속이 얼마나 학교사회에 쉽게 취직되는지 알 수 있다.


A 대학은 지난 2010년 전임교원초빙공모를 냈다. 그런데 공모자격에 조건이 하나 붙었다. 경영학과 교수를 공모하면서 자격요건에 ‘금융기관 리스크분야 근무경력 1년 이상인 자’라고 말이다. 경영학과 교원을 공모하면서 경영학의 범위를 확 축소시켜놓은 것이다. 그리고 학위는 석사이상으로 낮춰 놓았다. 마침 이 학교 이사장의 아들은 금융기관에서 리스크 관련 분야에서 1년 이상 공부했으며 경영학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었다.


A 대학 경역학과 교원공모에 채용했던 대다수 박사학위 소지자들은 다 떨어지고 이사장의 아들이 교원에 공모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학교측의 행동에 반발할 간 큰 교원은 없다. 대학에서 교원 찍어내기는 이사장의 발언 한 마디면 곧바로 실천이 되고 고의적 또는 트집을 잡기위한 약점이 널려 있는 것이 대학 교직원들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앞서 A 대학에 취직한 이사장 딸 또한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았지만 학교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였으며 이사장 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지원은 계속됐다. 지난 2007년 학교 교수협의회에서는 이사장의 딸을 일어관광학과 교수로 추천을 했으며 추천을 받은 이사장의 자녀는 다른 어떤 교수들보다 높은 배점을 받아 취직이 결정됐다. 그러나 많은 교수들은 외국에서 석·박사 논문을 썼다고 높은 배점을 준 것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사장 자녀들의 이런 취직은 다른 대학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히려 학교와 무관한 다른 직장에 취직을 한 이사장의 자녀를 찾아보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 또 이사장 자녀들의 쉬운 취직은 취직 후에 또 다른 ‘갑’질로 이어지기 일쑤다.


A 대학 이사장 자녀는 임신을 하기 위해 휴직을 했지만 급여는 일년 동안 지급됐으며 임신 후에는 또 일년의 임신 휴가를 별도로 받았다. 그러는 사이에도 급여가 지불됐으며 나중에 임신에 대한 법이 정해지자 보란 듯이 소급 적용했다. 이사장의 자녀가 아니라면 받기 어려운 초 특급대우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갑’질의 중요 쟁점 중에 하나는 사회 어디에서나 ‘갑’질이 만연돼 가고 있지만 이를 말리려는 풀뿌리 저항정신이 제거됐다는 것에 있다. 최고의 지성을 키우는 대학에서부터 눈으로 보고 배우는 ‘갑’질에 대한 순응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서 또 다른 ‘갑’질이 발생해도 그저 순응만을 배웠기에 ‘갑’질에 대해 무감각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이를 통해 ‘갑’질이 사회 전체적으로 만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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