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아산 정주영 20주기’ 그가 그리운 까닭은?

“이봐, 해봤어” 어록에 남긴 비즈니스 해학들
‘긍정의 아이콘’ 거침없는 도전정신 배워야
영웅적 업적 비해 범 現代家 조촐한 기념행사 아쉬움
로컬세계 local@localsegye.co.kr | 2021-04-05 12: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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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환 칼럼니스트. 


“이봐, 해봤어” 긍정의 아이콘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20주기가 지난달 21일 이었다.


소천한지 한 세대가 지났다. “시련은 있었지만 실패는 없었다”는 어록에 담긴 말씀이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숱한 업적에 비해 아산의 20주기 기념행사는 조촐하다 못해 초췌할 정도다.

아산의 20주기 기념행사로 회고록 ‘이 땅에 태어나서’의 독후감 공모전과 계동 사옥에서 열린 ‘추모사진전’이 전부다. 일생을 근검절약으로 살아온 고인의 유지를 받들고 코로나19의 시대상황을 고려하면 조촐한 추모행사를 이끈 유족들의 처신은 이해가 된다. 


◆“하면 된다” 불굴의 도전정신이 성공신화 불러

 
하지만 우리는 도전, 창의, 혁신, 소통, 나눔, 겸손을 손수 실천하며, “하면된다”는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그 어려웠던 시대, 60년, 70년, 80년을 극복해온 아산의 삶과 ‘뚝심 리더십’을 잊어서는 안 된다.


회고록 ‘이 땅에 태어나서’를 접하면 아산의 처절한 일대기를 엿볼 수 있다. 그에게는 불가능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불굴의 끈기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그가 일생동안 일궈 놓은 업적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누구나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신의한수’ 경이로운 업적이었다.


“시련은 있었지만 실패는 없었다”는 어록을 반추하면 잊을 수 없는 대업적의 뒤안길에는 눈물과 땀의 범벅이 클로즈업 된다.


◆‘신의 한 수’ 뒤안길에는 눈물과 땀 범벅


지금의 현대중공업이 있기까지, 서산간척사업으로 일궈낸 광활한 서산농장탄생의 비화, 대한민국의 첫 산업동맥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현대건설이 맡아 준공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많지가 않다. 특히 현대는 국책사업인 경부고속도로건설에서 적자를 보았다. 하지만, 아산은 기업경영이념에서 이윤추구보다 대의와 자부심을 추구했다.

 
◆500원 지폐의 거북선 놓고 차관협상 이끌어

“정 회장님, 우리나라가 수출대국이 되려면 유조선 등 대형 화물선이 필요한데, 조선소를 세워주시오” 박정희 대통령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해 “한 번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외화가 부족한 우리나라에 조선소 건립은 어려운 과제였다. 정 회장은 차관도입만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해외정보에 밝은 회사 임원들을 모두 불러 논의했다. 임원들은 배 건조기술이 없는데다 자금이 없다는 이유로 회의론을 들고 나오며 반대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차관도입을 하자고 제안, 미국, 독일, 일본, 영국 등 백방으로 노크했지만 외국 은행들은 현대를 신뢰하지 않았다.

 
정 회장이 직접 나섰다. 당시 차관도입이 다소 개방적이었던 영국으로 건너갔다. 첫 시도는 실패했다. 정 회장은 선 차관보다 선 기술도입을 추진해 기술도입이 성공하면 그 이후에 차관을 도입한다는 우회 전략을 짰다. 정 회장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영국 글래스고에 있는 스코트 리스고우 조선소와 기술협조계약을 마무리 짓고 곧장 런던으로가 A&P애플도어 사의 롱바톰 회장을 만나 도움을 청했다.

 


롱바톰 회장은 “아직 선주도 나타나지 않고 한국의 상환능력과 잠재력도 신뢰할 수 없다”며 곤란하다는 맥 빠진 대답이었다.

           
그 때 정회장은 바지주머니에서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테이블위에 올려놓으면서 “이것을 보시오. 이것이 우리의 거북선이오. 당신네 영국의 조선 역사는 1800년대부터라고 알고 있는데, 우리는 당신네 보다 300년이나 빠른 1500년대에 이런 철갑선을 만들어 일본을 혼낸 민족이오, 다만 그 후 조선이 쇄국정책으로 산업화가 늦어졌지만, 국민의 능력과 잠재력은 고스란히 그대로 있소”라고 응수했다.


롱바톰 회장이 그 자리에서 빙그레 웃으면서 긍정적인 사인을 보냈다. 차관은 이렇게 어렵사리 성사됐다. 영국에서의 정 회장 차관도입 일화는 기업경영에서 아직도 위기극복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렇게 탄생된 현대중공업은 세계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났다.

 
◆서산간척사업, 폐선이용 뚝 만들라는 기발한 발상

 
정 회장의 위대한 업적 중 서산간척개발을 빼놓을 수 없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현대서산농장은 한국농업 미래의 표본이라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이곳 바다는 파고가 높고 밀물썰물의 편차가 심해 항만축조 전문가들도 물막이 작업이 어렵다며 간척사업을 포기하라고 만류했다. 정 회장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폐선을 수집해 바닷물을 막아 라고 지시했다. 아무나 생각할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폐선을 이용한 바다간척사업은 처음 있는 일로 당시 정 회장의 기발한 발상은 외신을 통해 세계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산농장은 돌아가신 아버지에 헌정하는 의미의 농장


정 회장은 “서산농장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헌정하는 땅”이라며, “저승에서 나마 넓고 넓은 땅을 경작해 보시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고 했다.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그 옛날 손톱이 닮아 없어질 정도로 돌밭을 한뼘 한뼘 일궈 농토를 지어시든 아버지를 생각하면 서 바다를 매립하는 대역사의 간척사업을 벌이게 됐다며 서산농장은 농장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회고록에 적고 있다.

 
서산농장은 충남 서산 앞바다를 매립해 만든 간척지로 단군이래 땅을 가장 크게 넓힌 사업이었다. 1980년에 착공해 1995년 준공까지 15년 걸린 장대한 역사였다. 투입된 공사인원은 235만명, 덤프트럭 51만대가 동원됐다. 간척지 152km2가 농토로 변했다. 여의도 면적의 33배가 된다. 회고록에서는 자동차를 타고 시속 40km로 한 바퀴 돌아보면 3시간 반이 걸린다고 하니 농장이 얼마나 넓은지 짐작된다.


정 회장의 위대한 업적은 조선소 건설과 서산농장 개발뿐이겠는가. 현대자동차 공장건설과정에서의 에피소드하며, 김대중 대통령 당시 남북평화회담을 축하하는 의미로 소떼 100마리를 직접 몰고 판문점을 통과하고 금강산개발도 이뤄 냈다. 또 그의 업적에서 88올림픽 유치에 1등공신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60년대에서 70년대, 80년대를 거치면서 역대 대통령들과의 정경유착이 깊다는 점은 그의 흠결이기도 하다.


◆아산 타계20주년 범 현대그룹의 자화상은?

아산 타계 20주기를 보내며 그가 남긴 범 현대그룹의 자화상은 어떤가, 되짚어본다.


조선일보가 재조명한 현대가의 변천사에 따르면, 아산이 일군 현대그룹은 2000년 ‘왕자의 난’으로 쪼개지기 전 계열사 16개, 자산 31조723억원 규모였다. 20년이 지난 지금 범 현대가는 자산 300조원에 자동차와 조선, 건설, 유통, 자재, 금융 등 주요 산업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들로 성장했다.


범 현대가 기업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성장세가 단연 돋보인다. 2000년 3월 정주영 명예회장은 5남인 고(故) 정몽헌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하려 했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이에 반발해 자동차 관련 10개 계열사를 가지고 현대그룹에서 분리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20년간 초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회사는 지난해 도요타와 폭스바겐, 르노닛산,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완성차 판매량 기준 세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449만대의 차를 판매했다.


◆현대그룹 20년 만에 8배 성장, 자산 250조원


현대그룹에서 분리될 당시 자산은 31조723억원이었으나 지난해는 248조612억원으로 20년만에 8배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 103조9976억원, 영업이익 2조3947억원, 순이익 1조422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계열 분리 당시 대규모기업집단 순위는 삼성, 현대그룹, LG, SK에 이어 5위였다. 현재는 삼성그룹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정몽구 회장의 아들 정의선 회장이 취임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전기차 부문에서 지난해 전세계 판매량 4위에 오르며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에서 벗어나 로봇·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인수하며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카드, 현대차증권, 현대로템, 기아차등 계열사만 55개에 달한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과거 현대그룹의 글로벌 위상을 뛰어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6남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맡은 현대중공업그룹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 30개를 거느린 매출 48조원의 재계 9위 그룹이다. 조선 분야에서 부동의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데 올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재계 7위로 도약하게 된다.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2002년 11조원이었던 총자산은 지난해 말 75조원까지 성장했다. 여기에 인수 마무리 단계인 두산인프라코어까지 편입되면 총자산은 단숨에 81조원까지 상승한다. 이는 재계서열 6위인 포스코(총자산 80조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최근 정몽준 이사장의 아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을 중심으로 로봇·인공지능(AI)·수소 등 신성장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3남 정몽근 명예회장이 일군 현대백화점그룹도 유통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매출 20조원의 재계 21위 그룹으로 패션과 리빙, 건자재 분야를 포괄하는 종합유통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정몽근 명예회장은 2006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이후 장남 정지선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적통을 이어받은 현대그룹은 유동성 위기로 현대증권(현 KB증권)과 현대로지스틱스(현 롯데택배), 현대상선(현 HMM) 등을 연이어 매각하며 매출 3조원대의 중견그룹으로 내려앉았다.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지주사로 계열사 11개를 보유 중이다.


이 밖에도 범현대가의 '방계'로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과 조카가 이끄는 HDC그룹, KCC그룹, 한라그룹 등이 있다.


◆코로나 19시대, 헝그리 기업가정신 배워야

 
어쨌거나 아산 정주영 회장은 한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기업가임에는 틀림없다.


그를 떠나 보낸지 20년이 흘렀는데 새삼 그리움과 연민이 교차되는 까닭은 뭘까? 아마도 억척스러움과 뚝심으로 다져진 불굴의 기업가 정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헝그리 정신의 기업인이 그리워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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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이님 2021-04-06 18:07:40
하면된다 는 기업가 정신이
아쉬운 현실 ~
우리모두 하자철학으로
무장하고 다시한번
뛰어야할 때 입니다~
나는신님 2021-04-06 09:33:44
현대 그룹이 발전하여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쭉쭉 발전할 수 있도록 기원합니다
머슴님님 2021-04-05 22:19:57
역시 현대가이룬 업적은 찬란 합니다~~~~
땡땡이님 2021-04-05 22:00:53
역시 현대가이룬 업적은 찬란 합니다. 정주영을 중심으로 참다운 나라 곧 대한민국을 이끈 주역이네요.~~~~
천 만리님 2021-04-05 20:27:46
한 시대에 우리나라에 최고의 기업인 현대자동차 현대조선소^^ (고)정 주영 현대그룹회장님의 기업정신 현 기업인들 배워야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루미님 2021-04-05 19:43:35
현대그룹을 창업하신, 정주영 왕 회장님! 만, 만세~~~~~글구,현대그룹 에 노조 덩어리가 사그라지는날이,하루빨리 와서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현대그룹이 성장하여 영원히 무궁무진 번창하는 기업이 되길 기원합니다.
애국민님 2021-04-05 19:02:56
아산같은위대한분이또나올까?
다시한번머리숙여지며현실을돌아보는기사모두가정신줄놓지말아야되겠네!
이창재님 2021-04-05 13:55:11
우리나라 산업화와 선진국으로 가는 초석을 다지게 한 어록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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