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남북 합의했지만 북한 도발야욕 버린 건 아니다

(사)남북청소년교류평화연대 윤정규 사무총장
로컬세계 local@localsegye.co.kr | 2015-08-26 1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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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규 사무총장.

지난 일주일동안 대한국민은 전쟁의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다. 북측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과 이에 따른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문제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충돌 일보 직전이었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에 응하는 북한은 어느 때보다 엉덩이가 무거웠다. 남측뿐 아니라 북측도 나흘간이나 참을성 있게 협상을 계속했다. 예전 같았으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위협했던 예전의 북한 대표단과는 다른 모습이였다.


북한은 언제나 그랬듯이 벼랑 끝 전술을 썼다. 하지만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는 그런 벼랑 끝 전술이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주의가 북한을 압박했다.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폭침 사건 때도 사용하지 않았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지난 10일부터 하루 8시간 정도 진행됐다. 주된 내용은 ‘자유주의 우월성, 대한민국 발전상,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한의 실상 4개 부분으로 구성됐다. 북한의 실상을 전하는 방송 내용 중에는 북한의 내부 소식뿐 아니라 북한의 인권탄압 실태도 가감 없이 전달됐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만 3번 방문했고 9월3일 중국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행사에 초청 받아 참석하지만 김정은은 중국에서 초청도 안했고 그리고 김정은이 취임이후 단 한 번도 외국 방문을 못했다”는 등 북에서 ‘최고존엄’인 직책도 생략하고 방송했다.


또 남한에서 유행하는 대중가요를 들려주며 북한 군 장병의 마음을 흔든 것도 확성기 방송의 위력으로 꼽힌다.
나흘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으로 진행된 판문점 고위급 접촉에서 남북 양측은 6개항의 합의사항에 극적으로 합의해 최악의 충돌위기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었다.

 

합의에 따라 ‘비정상적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아래 25일 오후12시부로 대북 확성기방송은 중단됐고 준전시상태도 해제됐다. 당국은 이번 남북 간 합의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만 시설은 철거하지 않을 방침이다.

 

북한이 유감표명을 하게끔 만든 일등공신 이라 추가도발을 감행한다면 언제든지 확성기 방송 카드를 다시 끄집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이번 확성기 방송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꽉 막혔던 남북관계의 극적인 돌파구가 생긴 것은 그나마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정부는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의 합의를 통해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재발 방지와 남북관계 발전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치권도 대화를 통해 위기상황을 해소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긍정 평가했고 위기가 진정됐다는 점에서 국민은 안도하고 있다. 

 

공동합의문 내용은 외부세력의 도움 없이 양측이 자발적으로 만나 충돌을 피하는 합의문에 서명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크다.

 

우리는 이번 합의 과정에서 국론이 분열되지 않고 모두가 한몸이 돼 북한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한 것은 물론, 역대 정부와는 달리 현 정부의 확실한 대북의지를 일관되게 추진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북한은 남남갈등을 기대했겠지만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고 국민들은 냉정하게 일상에 집중했다.

 

특히 전역을 연기하는 젊은 병사들의 애국 충성심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이번의 남북 합의안이 후속회담 등을 통해 원활하게 추진돼 남북사이의 긴장이 해소되고 한반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전기가 마련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합의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민간교류 확대는 어떻게 하든 지켜져야 한다. 성의 없는 이산가족 상봉은 6만여명에 불과한 1세대 실향민과 가족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다. 그런 뜻에서 남북 모두 진정성을 갖고 상봉 작업에 임해야 할 것이다.

 

남북 관계는 잘 나가다가도 깨지고 깨졌다가 다시 살아나는 사이클을 숱하게 반복해 왔다. 이와 함께 남북관계에서 늘상 남한이 북한에게 끌려 다니는 아이러니컬한 장면을 숱하게 연출하곤 했다. 회담 때마다 항상 뒤바뀐 갑과 을이 이번 회담에서는 남한이 갑 북한이 을로 확실하게 바뀌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실질적인 대화와 협력의 국면으로 발전해 간다면 우리는 남북 관계에서의 주도적 역할을 바탕으로 외교의 입지를 넓힐 기회를 갖게 된다. 향후 북핵 관련 6자회담 재개 등에서도 우리의 발언권이 강화될 수 있다. 북한이 합의문에 도장을 찍었다고 도발을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동안 북한은 앞으로는 대화를 주장하면서 뒤로는 도발을 계속해 왔다.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이번에 드러났듯 우리가 강해야 상대를 이길 수 있음은 불문가지다. 또한 국론이 하나가 된다면 그 누구도 우리를 넘볼 수 없음도 증명됐다. 남북 사이에 훈풍은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남북 해빙무드가 오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북한의 변화를 주시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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