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혹한을 게이트볼로 녹인다

울산 태화교 밑 게이트볼 즐기려는 어르신 발길 이어져
강경숙 기자 dalki1848@hanmail.net | 2014-12-22 16: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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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세계 강경숙 기자] 타∼악. 잭, 투∼욱. 잭, 게이트볼 공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의 날씨도 아랑곳하지않고 게이트볼 경기에 열중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열기는 대단하다.

 

고령의 어르신들은 “집에 가만히 있는 사람들이 춥다 춥다 한다”라며 “게이트볼을 즐기다 보면 추위쯤은 가볍게 날릴 수 있다”고 노익장을 과시한다.

 

울산시 남구 신정동 태화강 태화교 밑에 자리 잡은 울산 남구 게이트볼 장에는 요즘 계속되고 있는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게이트볼을 즐기려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화제다.

 

▲ 영하 10도 안팎의 추운 날씨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 남구게이트볼장에서 어르신이 동장군도

   아랑곳하지 않고 게이트볼을 즐기고 있다. © 로컬세계 

 

얼굴엔 굵은 주름으로 가득한  70대에서 80대가 대부분이지만 매일 한데 어울려 게이트볼 경기를 즐기며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모습은 젊은이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이들이 즐기는 게이트볼의 한 게임당 경기시간은 30분이다.

 

경기방법은 붉은색 공 1, 3, 5, 7, 9번과 하얀색 공 2, 4, 6, 8, 10번 등 10개의 공으로 모두 10명이 참여하며 각 5명씩 편을 갈라 경기를 펼치는 게임이다.

 

30분 경기 내내 자기편의 공으로 상대편의 공을 맞히고 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이때 팀끼리 손 맞춤과 서로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유리하다.

 

때문에 게이트볼 경기는 고도의 집중력과 협동심, 그리고 상호 우의를 다지는데 최고의 스포츠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경기 묘미로 인해 최근에는 30-40대들도 호기심을 보이면서 동참이 늘어나는 등 게이트볼에 대한 관심이 젊은층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다.

 

이곳 울산 남구게이트볼연합회의 회원은 1백여 명. 하루 평균 경기장에 나오는 인원만도 50여 명으로 4면의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는 1면에 10명씩 경기를 하는 것을 감안하면 매일 만원 상태.울산 남구 게이트볼연합회는 이처럼 최근 시베리아를 연상케 하는 강력한 추위가 연일 계속되는 날씨에도 많은 동호인이 몰리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작전에 돌입했다.

 

다리 밑 경기장 내 바람막이라도 설치해 추위를 이겨 보자는 의견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울산 태화교 밑의 바람은 좀 심할 경우 초속 10-15m로 사람이 서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강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다 보니 이 겨울 어르신들이 손과 발이 얼음장같이 시리고 발이 얼 정도로 차갑고 곱아 게이트볼 경기를 하기에는 매우 힘들어 고통스럽기 까지 하다.

 

따라서 연합회는 그동안 알뜰살뜰 모아온 사비 1백여만원을 들여 회원들로부터 받은 갖가지 아이디어를 종합해 철구조물을 세우고 쇠줄을 설치하는  등 사다리를 이리저리 옮기면서 바람막이에 나선것.

 

어르신들이 모여 구슬땀을 흘리며 힘든 공사를 시작한 지 4∼5일이 지나자 높이 6m, 폭 20m의 거대한 비닐 막이 각 가스로 설치된 것.

 

강한 칼바람이 막히자 동호인들의 환호성이 터졌고  모두 얼싸 안고 이제는 얼음장 같은 바람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모두가 기뻐하기에는  조금 이른 것 같았다. 비닐 막 설치 후 바람은 막았지만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왜냐하면, 비닐로 가린 구장면적이 2면 뿐으로 너무 협소하기 때문이었다.

 

경기를 즐기려는 많은 어르신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없는데다 좁은  공간으로 인해 경기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없어 경기대기자가 30분∼1시간 이상 추위 속에서 기다려야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남구게이트볼 연합회 박영자회장은 “회원들이 다리 밑에서 겨울을 지내기 위해서는 다리 밑으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막아야만 나이 많은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해 비닐 바람막이 공사를 진행했다”라며 “공사 과정에서 갖가지 문제와 제약이 있었지만 현실이 더욱 중요한 만큼 어려움을 무릎 쓰고 공사를 진행하고 보니 너무 잘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2면 정도의 비닐 바람막이를 했지만 돌아오는  내년 겨울엔 당국이나 자선단체의 협조가 없을 경우 올해처럼 자비를 투입해서라도 꼭 모든 면에 바람을 막이 시설을 만들어 동호인들이 혹한 속에서도 게이트볼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모 어르신(80 울산시 남구 신정동)은 “게이트볼 경기에 한번 참여하기 위해 매일 아침 9시에 운동장에 나와도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하루 2회 참여가 어렵다”라며 “당국이 노인복지 정책을 앞세우면서도 게이트볼 전천후 경기장을 마련해주지 않아 해마다 겨울이면 눈·비는 물론 칼바람 부는 다리 밑으로 내몰고 있어 너무 섭섭하다”라고 불평했다.

 

주민 이모씨(47.여 울산시 남구 야음동)는 “5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태화교 밑에서 게이트볼 운동을 즐겨 하셨다”라며 “한겨울 이곳을 지날 때면 어르신들이 차디찬 강바람을 온몸으로 막으면서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아버지생각이 절로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당국의 지원대책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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