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핵폐기물을 앞에 둔 원전 주변지역 주민은 운명 결정의 시기에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전민중 고창군 재난안전과 원전팀장
로컬세계 local@localsegye.co.kr | 2018-08-18 17: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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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중 고창군 재난안전과 원전팀장
원전 부지 내에 고준위핵폐기물 임시 건식저장시설 설치 여부를 발전소 주변지역 주민이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설치여부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정확하고도 객관적인 원전관련 자료와 실행을 담보할 정부의 핵폐기물 관리정책, 지역단위공론화 참여 주민의 합리적 선정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고준위핵폐기물 임시 저장은 물속에서 열을 식히면서 보관하는 습식저장과 대기 중에서 공기로 열을 식히는 건식저장방식이 있다.

 
발전소 내 습식저장공간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에도 영구처분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중앙부처와 한수원이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방안은 원전 부지 여유공간에다 임시건식저장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 설치 여부를 논의하는 공론화에 앞서 밑그림을 그리는 고준위방폐물 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 11차 회의까지의 진행내용 전반을 보면, 임시건식저장시설 설치 여부를 이해당사자인 지역 주민이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참여 위원들간 이견이 없는 듯하다.


필자는 원전 주변지역 주민이 설치 여부를 합리적으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기본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임시건식저장시설이 영구처분장이 될 것을 염려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여 정부의 방향성 있고 신뢰할 만한 원전정책이 먼저 제시되어야 한다.


지역이 임시건식저장시설을 수용한다면 영구처분장 부지선정 추진에 있어 정부 스스로 나태함을 방지하고 추진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핵폐기물 배출량 단계별(3~5년 단위) 감축 의무제도 도입과 보관량에 따라 최고 수준의 배상금을 부과하는 등 실행 가능한 징벌적 수단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설치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 정부 지원금액이 개입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임시건식저장시설은 지원금 크기에 따라 판단될 사안이 아니다. 국민의 안정적인 생활유지를 위해 원전 부지 내에 핵폐기물을 얼마나, 언제까지 보관하여야 하는 지와 지역 주민들이 얼마만큼 피해를 감수하고 양보할 것인가 하는 대의명분이 달린 문제다.


따라서 희생 지역이나 개인에 대해 피해 가중치를 어디에 두어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저장시설 설치를 허락하겠다는 지역 주민의 의사가 결정된 다음에 고려되어야 하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셋째, 지역단위공론화 참여 지역주민의 선정 기준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동일 기초지자체 내 주민 개개인을 상대로 원전에서의 물리적 거리, 예를 들면 5km이내, 20km이내와 피해예상 정도에 따라 참여 가중치를 다르게 두는 것은 구분 짓는 명분도 약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간 갈등을 야기시켜 운명공동체를 해체할 가능성이 크므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공론화 참여 인원수 선정 기준은 피해 상황이 저마다 다른 개개인이 아니라 기초지자체가 되어야 한다.


원전과 핵폐기물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인식도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다.


운명공동체인 기초지자체 주민들이 지금의 상황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스스로의 운명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참여 주민수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등 성공적 공론화를 위한 재검토준비단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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