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봉평 메밀밭에서 문학산책

메밀꽃이 한창인 평창 효석문화제에서
한상길 기자 upload01@naver.com | 2018-09-04 23: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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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라는 꽃말을 간직한 메밀꽃이 방문객 모두를 자기 연인으로 만들 요량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다.(사진=한상길 기자0 

[로컬세계 한상길 기자]메밀꽃이 한창인 봉평에 평창 효석문화제가 열리면서 이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북적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8 문화관광 최우수축제’에 선정된 평창 효석문화제가 9월 1일부터 9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평창 효석문화제’는 현대 단편소설의 대표작인 가산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작품 배경지인 봉평에서 자연과 문학이 함께하는 축제다.


올해는 인연, 사랑 그리고 추억을 주제로 하여 축제를 찾는 많은 이들이 ‘메밀꽃 필 무렵’에서처럼 인연을 맺고, 사랑을 하며, 메밀꽃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관광객들의 눈과 귀와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
 
전통마당, 자연마당, 문학마당이라는 3가지 주제의 프로그램에는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방문객에게 축하의식을 하고 있는 포토존 내에 설치된 자작나무를 이용한 목각 의장대조형물.


봉평의 멋과 맛, 정을 느끼고 따뜻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전통마당에서는 봉평 전통시장을 비롯해 주행사 무대와 가산공원에서 메밀국수와 메밀전병 등 봉평의 특산물인 메밀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음식을 만나볼 수 있는 먹거리촌, 지역 농특산물 판매 부스와 전통 민속놀이, 마당극과 연극, 음악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자연마당에서는 약 5만㎡의 드넓은 메밀꽃밭의 장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과 테마 오솔길, 그리고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물가 풍경과 야간의 달빛세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효석문학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광범위 메밀꽃밭 포토존 전경.


문학마당은 이효석의 삶과 문학세계를 살펴보고 나아가 문학이라는 세계를 만나볼 수 있도록 스탬프 랠리, 독서 쉼터, 문학 산책, 독서토론과 문학 강좌, 영화 상영 등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 단편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가산(可山) 이효석(李孝石, 1907~1942)의 ‘메밀꽃 필 무렵’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단편소설이다.


평창군의 봉평, 대화, 진부 등의 닷새장을 오가며 장사하는 소설 속 주인공 허생원이 평생에 걸쳐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순간을 떠올리며 장돌뱅이 조선달, 청년 동이 등과 함께 걷는 밤길의 정경을 펼쳐진 그곳. 성씨 처녀와 허생원이 만나 사랑을 나누었던 물레방앗간, 소나무로 엮은 정겨운 섶다리 등 봉평은 현재도 ‘메밀꽃 필 무렵’의 세트장이다.
 

▲소설 속에서 허생원과 성씨 처녀가 인연을 맺었던 물레방아간. 


소설의 배경이었던 봉평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주변 들녘이 온통 새하얀 메밀꽃으로 뒤덮인다. 한없이 펼쳐진 메밀꽃 물결은 소설 속의 표현대로, "산 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부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소설에서는 나뭇잎에 덮여 있다가 바람에 하나하나 나뭇잎이 치워지며 진실의 온전한 그림 한 부분 부분이 어렴풋이 드러남에 독자는 감칠맛이 있다.


“나귀가 걷기 시작하였을 때, 동이의 채찍은 왼손에 있었다. 오랫동안 아둑시니 같이 눈이 어둡던 허생원도 요번만은 동이의 왼손잡이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걸음도 해깝고 방울소리가 밤 벌판에 한층 청정하게 울렸다. 달이 어지간히 기울어졌다.“<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마지막 부분>
 

▲소설 속의 주막이었던 충주집은 장돌뱅이들의 쉼터로 충주댁을 향한 연정이 느껴지는 곳으로 현재도 복원하여 주점으로 영업 중이다. 


봉평은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메밀꽃을 배경으로 지금도 작품 속 무대가 고스란히 살아 있어 고향의 산천을 무대로 한 향토적인 가산 문학의 향수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무대 소품도 그대로 있고 작가의 생가도 여기 있으니 이제는 작가가 아닌 방문객이 작품을 다시 쓴다. 매번 같은 무대로 진행되는 세트장에서 오늘도 여지없이 매회 매진으로 ‘메밀꽃 필 무렵’이 연출되고 있다.

 

오늘은 또 다른 누군가가 허생원이 되고 동이가 될 것이다. 끊임없는 인파와 흥행의 인기 그리고 그 감흥은 메밀꽃이 피어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어느 구석에서는 여지없이 허생원과 성씨 처녀, 그리고 동이의 인연이 탄생할 것이다.
 
이효석 생가마을 등이 있는 효석달빛언덕, 자료와 유품의 소장과 더불어 메밀꽃밭 전망대 등이 있는 이효석문학관, 그리고 드넓게 펼쳐진 메밀꽃밭 포토존에서는 각각 개별 입장료를 징수한다. 하지만 행사장에서 5,000원에 ‘메밀꽃 필 무렵’의 책자를 사서 이를 보여주면 모든 행사장의 입장료가 면제된다.
 

▲효석달빛언덕에 있는 복원된 이효석 생가의 모습.
▲현재도 매년 장마 때면 떠내려가는 흥정천의 섶다리 모습.
▲소설 속의 내용 일부 문구가 적힌 봉평전통시장 내의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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