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찰, 범죄피해자와 눈높이를 맞추다

박영대 함양경찰서장
로컬세계 local@localsegye.co.kr | 2015-08-12 19: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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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경찰서장 총경 박영대
경찰은 이제까지 범죄가 발생하면 범인을 어떻게 검거하고 처벌하는가에 업무의 중점을 두었다. 강도 사건이 발생하면 얼마나 신속하게 검거하느냐, 구속하느냐 못하느냐에 집중하여 1차 수사를 마무리하여 검찰에 송치하고 나면 경찰의 역할은 끝이었다. 그러면 강도를 당한 피해자는 어떤 상태일까? 경찰이 범인을 잡았으니 충분한 설욕이 되었다고 만족할까? 아닐 것이다. 몇 주씩 병원에 입원하는 피해자도 있을 것이고,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직장 등에서의 일상생활에 엄청난 지장을 받는 피해자, 심지어는 평생 동안 후유장애를 가지고 지내는 피해자도 있다.

최근 형사정책에서 정의(正義)의 개념이‘가해자 처벌을 통한 응보적 정의’에서‘신속한 피해회복을 통한 회복적 정의’로 변화되고 있는 것에 호응하여 우리 경찰도 가해자에 대한 응징이 위주였던 이제까지의 업무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피해자를 가장 먼저 접하는 국가기관으로서 범죄발생 직후 신속하게 피해자를 보호·지원하여 더 큰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가 조기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 걸친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찰청에는 피해자보호담당관실, 지방청에는 피해자보호계(팀)을 신설하고 각 경찰서에는‘피해자 전담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전담체계를 구축했고, 수사부서에서는‘피해자 보호는 수사경찰이 수행해야 할 최우선 업무’라는 인식하에 단계별 피해자 보호시스템을 재정립하고 있다.
접수단계시는 실질적 피해회복에 필요한 지급명령제도, 소액사건심판제도 등 민사 구제방안과 타기관에서 시행중인 범죄피해자구조제도, 긴급지원제도, 무보험차량 및 뺑소니피해자 구조제도 등에 대한 설명 및 연계로 범죄로 인한 충격과 불안, 당혹감에서 피해자가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진행단계에서는 피해자나 신고자의 개인정보 유출 방지 및 보복범죄 예방을 위해 가명조서를 활성화하고, 신변안전 우려자에 대한 임시숙소 제공 등 신변보호 강화와 범인 검거시 피해품 회수활동 강화 등 회복적 수사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으며, 또한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와 연계하여 강력범죄 피해현장 정리비용을 지원하고, 어지럽혀진 범죄현장과 현장감식 활동 흔적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피해자의 심리·신체적 2차 피해예방을 위한‘범죄현장 클리닝 서비스’도 전개한다.


사후 관리단계로는 수사결과에 대한 민원인의 이해도 제고와 불신감 해소를 위해 상세한 내용으로 결과통지(상담 안내문 첨부)를 하고, 강력범죄 피해자와 담당 형사간 핫라인 구축 등으로 신변보호를 강화하여 추가 피해 및 보복범죄를 방지하고 있다.


경찰은 위와 같은 단계별 보호시스템의 유기적 운영과 법률·의료·상담·경제 등 피해자별 맞춤형 보호·지원을 위해 다문화-건강가정지원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바르게살기운동 협의회, 청소년육성위원회, 모범운전자회, 대한법률구조공단, 보건소 등 유관 기관과‘피해자보호·지원 MOU를 체결’하였고, 각 기관의 실무 담당자로 구성되는 지원협의체를 구성하여 피해자 발생시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경찰단계가 피해자 보호의 ‘골든타임’임을 직시하고 창경 70주년인 올해를 「피해자 보호 원년의 해」로 선언, 범죄피해자 보호와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올해 범죄피해자 보호기금 915억원중 경찰이 범죄피해자 지원사업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은 0.22%에 수준에 불과하여 특정부처에 집중된 범죄피해자 보호기금이 그 역할과 중요성에 따라 적절히 분배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국가기관인 경찰의 최우선 과제이겠지만 갑작스럽게 범죄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불안과 공포, 충격과 혼란에서 벗어나 빠른 피해회복을 통해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경찰은 피해자와 눈높이를 맞추고 보호·지원을 적극 전개하고 있으니 국민들께서도 관심을 갖고 아낌없는 충고와 지지, 개선방안 제언을 통해 제도적 발전을 함께 도모하여 줄 것을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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