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천년고찰, 진다이지 주지 조도간슌 대사

이승민 특파원 happydoors1@gmail.com | 2019-12-07 09: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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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다이지 주지 조도간슌 대사가 인터뷰를 마치고 본전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 이승민 도쿄특파원)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일본 도쿄에는 733년에 창건된 천년고찰 진다이지(深大寺)가 있다. 1300년 전 한반도와 얽힌 아득한 전설이 이어오고 있는 유서 깊은 이 절에는 창건 전설을 말해주듯 물의 신(水神) 심사대왕(深沙大王)이 모셔져 있고 오미쿠지(점괘)의 창시자인 원삼대사의 사당이 있다.


봄에는 신록과 하얀 이팝나무 꽃이 매혹적이고, 여름에는 반딧불이,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메밀축제 등 일본의 사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이곳 사찰에는 30여 명의 승려들이 입산수도 수행 정진하고 있다. 진다이지를 찾아가 주지 조도간슌(張堂完俊) 대사를 만나보았다.


-자기소개


후쿠시마(福島)의 절에서 태어났다. 후쿠시마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불교학을 공부하기 위해 도쿄로 오게 되었다. 진다이지(深大寺)에서 18세부터 수행하면서 불교대학에 입문 수학했고 졸업한 후 계속해서 진다이지에서 수행 정진했다. 60세가 되던 해, 2008년 8월 17일, 천태종 진다이지 제88대 주지로 취임했고 2009년 3월 24일, 진산식을 통해 취임식을 했다.

 

▲진다이지 창건자 만공상인이 조상을 모시기 위해 지은 고하쿠진자.

-천년고찰 진다이지에 대해


도쿄 근교에 위치한 진다이지절은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진수(鎭守)의 숲이 감싸고 있으며 약수가 솟아나오는 곳이다. 진다이지(深大寺)라는 이름은 물의 신(水神) 심사대왕(深沙大王)에서 유래했다. 733년에 만공상인(満功上人)이 창건한 진다이지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복만이라는 청년과 호족의 딸이 사랑에 빠졌으나 여자의 부모님이 반대하여 호수 위의 작은 섬에 격리되고 만다. 고심에 빠진 복만이 심사대왕에게 기도를 올리자 영귀(靈龜)가 나타나 그를 등에 태우고 섬으로 데려다 준다. 이를 알게 된 부모님은 결혼을 허락하게 되어 이 둘 사이에서 만공상인이 태어났다. 만공상인은 심사대왕을 모셔 달라는 아버지의 소원을 들어 드리기 위해 출가하여 진다이지라는 절을 세웠다. ‘진다이지 연기(緣起)’에 실린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로 진다이지는 인연을 맺어 주는 절로 알려지면서 결혼식을 많이 하는 절로도 유명하다.

 

▲진다이지 본전.

-본당(本堂) 화재에 대해


733년에 창건된 진다이지는 도쿄에서 아사쿠사의 센소지 다음으로 역사가 오래된 유서 깊은 절이다. 하지만 그 본당은 1646년과 1865년의 두 차례에 걸친 화재로 대부분이 소실되었고 현재의 본당은 1919년에 재건된 것이다. 본당의 본존은 아미타여래상이다.


-심사대왕에 대해


심사대왕(深沙大王)은 진다이지의 창건설화에 등장하는 물의 신(水神)이다. 전염병을 제압하고, 악귀를 물리치는 효능이 있는 신으로 모시고 있다. 진다이지에서는 매년 10월에 심사대왕 사당에서 대반야경 600권을 전독하는 수행을 한다.

 

▲진다이지에 모셔진 일본의 국보 백봉불.

-백봉불(白鳳佛)에 대해


일본의 국보인 백봉불은 백봉기(白鳳期)라 불리는 아스카시대(592년~710년) 후기에 만들어진 석가여래상으로 1909년에 원삼대사 사당의 단상 밑에서 발견되었다. 그러나, 어떤 경위로 진다이지 절에 들어오게 되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백봉불은 전체높이 83.9㎝, 좌고 59.3㎝의 대형 금동불이며 동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이다. 불상 표면에 장식되어 있던 금은 화재 등에 의해 대부분 소실되었지만 동안의 얼굴, 만연한 미소, 눈썹에서 코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선, 평행으로 흐르는 옷의 주름, 적당히 붙은 근육 등 대륙문화의 영향을 받아 사실적으로 표현된 백봉기 불상의 특색을 엿볼 수 있다.


-원삼대사 좌상


진다이지에는 높이 약 2m의 거대한 액막이 원삼대사(元三大師)의 좌상이 있다. 991년부터 원삼대사(자혜대사 慈恵大師) 상이 비불로 안치되어 있다. 원삼대사는 제18대 천태좌주(천태종의 최고위치)를 지낸 헤이안시대의 승려이다. 본명은 료겐(良源)으로 서거일이 1월 3일=원월(元月) 삼일(三日)이라고 하여 원삼대사로 불린다. 원삼대사는 여의륜관음의 화신으로 일컬어지며 가마쿠라·무로마치시대 (1192~1573) 이후로 ‘액막이대사’ 등 독자적인 신앙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전국의 신사와 불각에서 볼 수 있는 오미쿠지(운세뽑기)’의 창시자가 바로 원삼대사이다. 진다이지에서는 3월 3일~4일 액막이 원삼대사 대축제를 한다.

 
-진다이지에는 자랑할 나무가 있다는데


본전에서 우측에 오래된 이팝나무가 있다. 한 아름이나 되는 이 이팝나무는 5월 초순이 되면 파란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얀 꽃을 소복소복 피워 마치 눈이 쌓인 겨울나무를 연상케 한다. 꽃이 만개할 무렵에는 이팝나무 아래에서 음악회를 열어 도쿄 시민들에게 꽃과 음악을 함께 감상하도록 하고 있다. 도쿄소방청음악대가 해마다 연주회를 해주고 있다.

 

▲진다이지 십삼야 축제에서 판소리를 불렀다. 왼쪽 부터 판소리 소리꾼 김대이, 재일교포 수필가 오문자, 주지 조도간슌 대사.

-진다이지 십삼야 축제


진다이지십삼야(深大寺十三夜)는 일본의 전통적인 행사로 음력 9월 13일(보름 2일 전) 밝은 가을달을 바라보며 달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함께 즐기는 달맞이 풍습이다. 성숙하기 전 약간 미숙한 상태를 아름답게 여기는 일본인의 마음을 엿볼수 있는 축제이다. 산문 앞에서 승려들이 범패(불교음악)를 부르고 전통적인 악기 연주에 고전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달을 감상한다. 올 진다이지십삼야에는 한국의 소리꾼을 초대하여 판소리 사철가와 흥부가를 감상했다.


-한국의 스님을 만나본 적은?


한일불교교류회에 참석하여 중책을 맡아 본 적도 있다. 그런 인연으로 한국의 사찰에도 가보고 체험을 하기도 했다. 일본의 스님들은 가정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한국 스님들은 깊고 깊은 산속에서 홀로 수행정진하는 모습이 신선같았다.


한국 스님들의 회색 승복은 색이 정결하고 좋았으나 모두가 운동화를 신고 다녀서 승복과 신발이 어울리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단정한 승복에 운동화를 신고 있어서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다. 승복과 어울리는 신발을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내 마음 속에 남아 있다.

 

▲진다이지 축제.

-진다이지하면 메밀국수로 유명하다. 어떤 관계?


에도시대, 약수가 풍부했던 진다이지 사찰 주변 환경은 메밀 재배하기에 적합했다. 그래서 소작 농민들은 쌀대신 메밀가루를 절에 봉납했고 절에서는 메밀면을 만들어 손님을 대접했다. 10월 중순 메밀축제가 열린다. 이 때에는 참배길에 있는 모든 메밀국수 가게들이 본당 앞에 모여 메밀국수를 만드는 의식을 치르고 메밀국수를 봉납하는 행사를 한다.


현재 사찰 주변에는 20여개의 유서 깊은 메밀국수집들이 늘어서 저마다 메밀맛을 자랑하고 있고 메밀축제에도 주역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의 메밀축제는 주로 메밀꽃을 보는 축제이지만 이곳 메밀축제는 메밀국수를 먹으면서 맛을 즐기는 축제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조도간슌 대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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