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디자인 거리조성 핑계…알고보니 ‘거짓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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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대학로 한진오피스텔 앞 보도블록이 깨친 채 방치돼 있다. 오영균 기자. |
특히 담당공무원은 로컬세계가 이에 대해 취재를 하자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보다는 거짓해명으로 대전시에 책임을 떠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기자가 지난 16일 해당 현장을 찾아 확인한 결과 한진오피스텔 앞 200m 구간에는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곳곳에서 보도블럭들이 깨지거나 아래위로 어긋나는 등 요철현상이 발생한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이곳을 오가는 지역 주민들은 불법 주정차로 보행권을 침해받는 것은 물론 여성보행자의 경우 균열된 보도블록 틈에 하이힐의 굽이 끼여 넘어질뻔 했다고 토로했다.
주민 A씨(여·42)는 “자주 이 길을 오고가는데 보도블록이 엉망진창으로 돼 있어 하이힐이 빈틈으로 빠지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에 대해 주민들이 여러번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불구하고 관할구청에서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유성구 관계자는 “작년 11월부터 이 구간의 보도블록이 망가진 것을 알고 있었지만 유니버설디자인 거리 조성이 올 상반기에 마무리 되는 것으로 계획돼 있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유니버설디자인 거리조성사업이 차일피일 지연되면서 지역주민께 불편을 안겨 죄송스럽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관리소홀을 시인하면서 대전시의 정책지연으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는 점을 피력한 셈이다. 하지만 이는 책임을 시에 떠넘기기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 예정이다.
대전시는 지난해 10월 공사 예산을 책정하고 한진오피스텔 앞 구간을 포함해 충남대오거리~유성네거리 970m 구간을 유니버설디자인 거리조성사업 설계를 완료했다. 이후 공개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한 것이 올해 5월이며 이 업체가 착공계를 낸 것이 지난 5월 29일이다. 착공계를 낸 뒤 270일 안에 공사를 완공해야 한다는 조항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는 커녕 연말쯤 돼야 공사가 완료된다.
그럼에도 유성구 관계자는 지난 2월 자신이 확인한 조감도를 근거로 사업이 지연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거짓 해명을 한 것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시 도시디자인과, 건설본부와 유성구 건설과가 이에 대해 꾸준히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 단순 보수로 시민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데(왜 안 하는지)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유성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내년까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이 같은 문제를 확인했으면 이에 대한 보수공사를 시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충분했다. 관할 구청 또는 공무원의 태도 문제다.
해당 공무원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재공사를 핑계로 이를 꺼려했다. 오히려 주민들의 불편사항 해결을 차일피일 지연했던 것은 유성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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