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들이 노닐며 기거하는 곳을 엿보다

천하제일 화순적벽
한상길 기자 upload01@naver.com | 2018-06-11 07: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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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정에서 바라본 동복호를 끼고 솟아있는 노루목적벽과 보산적벽 일원.(사진=한상길 기자) 

[로컬세계 한상길 기자]전남 화순 적벽은 동복댐 상류에서부터 약 7km 구간에 형성된 절벽경관을 말한다. 대표적으로는 동복댐 상류에 있는 물염적벽, 창랑적벽, 보산적벽, 장항적벽(일명 노루목적벽) 등 4개의 군으로 나뉘어 있다.
 
화순적벽의 으뜸은 이서면 장학리에 소재한 노루목적벽(일명 장항적벽 또는 이서적벽, 통칭 화순적벽)이다. 높이 90m 직각으로 깎아지른 듯 솟아 있는 이곳을 문신 임억령은 적벽이 곧 신선들이 사는 곳이나 다름없다며 적벽동천(赤壁洞天)이라고 했다.


기묘사화로 동복에 유배 중이던 신재 최산두가 이곳의 절경을 보고 중국의 소동파가 노래한 적벽부에 버금간다 하여 적벽이라 명명했다고 전해진다. 제봉 고경명, 석천 임억령, 하서 김인후, 다산 정약용 등의 시인묵객들이 이곳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였고, 방랑시인 김병연(일명 김삿갓)도 이곳을 수차례에 찾아와 적벽을 노래했다.
 

▲김삿갓 석상과 시비.


노루목적벽과 보산적벽 앞으로는 1985년 준공한 동복댐이 위치하는데, 이 댐의 조성으로 15개 마을이 수몰되었고 적벽도 25m 가량 잠겨버렸다. 동복댐은 광주광역시민의 식수원인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후 약 30년 만에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화순군이 상생의 공동발전을 위하여 화순적벽을 부분 개방하기로 상호 협의하여 2014년 10월 23일부터 제한적인 개방을 하게 되었다. 이로써 노루목적벽과 보산적벽은 동복호를 두고 마주한 망향동산의 망향정에서 함께 조망할 수 있는데 길이 열렸다.
 

▲망향동산의 천제단 입구의 원형 담장. 
▲수몰지역 실향민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세워진 망향정.


이를 계기로 화순군에서는 적벽 투어버스를 이용한 제한적 방문만을 허용하고 있다. 그 내용은 투어일 2주 전부터 인터넷으로만 사전예약으로 가능하고, 투어는 매주 수, 토, 일요일에 한해 1일 2회(오전 9시, 오후 1시 30분 이용대체육관 앞 출발)의 배차와 이용요금(교통비)으로 10,000원/1인으로 회당 3시간 40분이 소요되는 버스투어로만 운영한다. 운영기간은 3월 24일~11월 25일, 1일 최대 360명 이내로 주요 거점을 순환하면서 버스투어가 진행된다.


기쁘게도 이달 13일부터는 노루목적벽을 보다 더 가까이 볼 수 있도록 기존의 망향정에서 대숲 길을 경유하여 망미정까지 관람하는 코스로 편성된다.
 
나머지 두 곳의 적벽인 이서면 창랑리에 있는 물염적벽과 창랑적벽은 상시 개방되어 제한 없이 자유로이 방문할 수 있다.

 

▲물염적벽의 모습.


물염적벽에는 이를 마주한 언덕 위에 조선 시대 송정순이 ‘티끌 세상에 물들지 말라’는 뜻으로 세운 물염정(勿染亭)이라는 정자가 있다. 이 적벽은 김병연(김삿갓)이 최후를 마친 절경지로 유명하다. 화순에서 죽기 전 김삿갓이 이 물염정 정자에 올라 자주 시를 읊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이곳에는 김삿갓의 동상과 주변에 조성된 7개의 시비가 있다.

 

▲물염정.


이곳은 기존의 버스투어의 경유지였으나 새로 개편된 일정에 의해 이달 13일 이후부터는 경유하지 않는다.
 
노루목적벽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버스투어라 할지라도 음식물의 휴대와 반입도 통제되며 길가에서 약간만 벗어나도 기사, 안내원, 해설사의 일치단결된 제지를 받게 된다. 또한 화순적벽의 백미라 해도 지금은 수몰로 인해 거주자도 없고 출입제한으로 지나다니는 발길도 끊기고 다만 실향민의 성묘 방문과 시간에 맞추어 등장하여 30∼40분간 체류하다 가버리는 버스투어 관광객만이 이곳의 유일한 인적이다.
 

▲동복댐 수몰지구의 마을 기림비.


풍경에 반해 옛날부터 이곳을 노래한 시인묵객들의 자유로움이 새삼 부럽고 이를 감상하며 풍류를 즐기던 사람들로 북적였을 이곳에서의 오늘의 정적이 매우 낯설게 느껴진다.


하긴 신선이 사는 곳은 세속의 번잡함이 없는 청정함이 있는 곳이라 생각되니 망향동산의 통천문을 거쳐 신선들이 노닐며 기거하는 곳을 엿보러 가보자.
 

▲망향동산 입구의 통천문 모습.

▲망향동산에서 바라본 동복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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