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군 873억 추경…‘민생 지원’ 뒤에 가려진 재정 부담과 집행 실효성 논란
이창재 기자
sw4831@naver.com | 2026-08-12 00:30:47
[로컬세계 = 이창재 기자] 경북 청송군이 당초예산보다 873억 원 늘어난 6,323억 원 규모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대규모 재정 투입에 따른 사업 효과와 집행 실효성을 놓고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청송군은 이번 추경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 산불 피해 복구 등 시급한 현안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추경 증가액의 상당 부분이 농어촌 기본소득과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주민 지원사업에 집중되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실제 경제적 효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검증할 것인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큰 규모의 사업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청송군은 이번 추경에 296억 원을 편성했다. 이는 전체 추경 증가액 873억 원의 약 34%에 해당한다.
주민에게 직접 지급되는 사업인 만큼 지역화폐 등을 통한 소비 촉진과 소상공인 매출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단순한 지급 실적만으로 사업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급된 기본소득이 기존 소비를 대체하는 데 그치는지, 아니면 실제 추가 소비를 유발해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업 추진 이후 지역화폐 사용액 증가, 소상공인 매출 변화, 지역 내 소비 유입 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사후 성과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6억 원이 편성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역시 마찬가지
지원 대상과 지급 기준이 실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적절하게 설정됐는지, 지원금 지급 이후 가계의 유류비 부담이 어느 정도 완화됐는지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대규모 지원사업일수록 ‘얼마를 지급했는가’보다 ‘지급한 예산으로 어느 정도의 정책 효과를 거뒀는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산불 피해지역 피해목 벌채에 편성된 70억 원도 세부적인 관리가 요구되는 사업
산불 피해목을 신속하게 제거해 추가 피해를 예방하고 산림을 복구하는 데 필요한 사업이지만,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벌채 대상 선정과 사업 추진 방식, 목재 운반 및 처리 과정 등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피해목 벌채 과정에서 발생하는 목재의 처리 방식과 매각 여부, 매각대금이 발생할 경우 그 귀속 및 관리 과정 등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을 경우 향후 행정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사업 역시 예산 투입의 우선순위와 실질적인 수혜 효과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 추경에는 노후상수도 정비 43억 원, 하수관로 정비 19억 원, 지방상수도 설치 7억 원 등이 포함됐다.
주민 생활과 직결된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각 사업의 대상 지역과 공사 규모, 수혜 가구 및 주민 수, 기존 사업과의 중복 여부, 사업 완료 시 기대되는 효과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873억 원, 재원은 어디서 왔나...대규모 추경인 만큼 재원 구조에 대한 설명도 중요
청송군은 세외수입과 특별교부세, 조정교부금, 국·도비 보조금 변경분 등을 활용해 추경 재원을 마련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각 재원별 규모와 성격, 일회성 재원인지 여부, 향후 군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설명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외부 이전재원이나 일회성 재원에 의존한 예산 증가라면 당장의 재정 여력은 확대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편성’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집행
이번 추경이 하반기에 편성된다는 점에서 실제 집행 속도 역시 중요한 변수다.
예산이 편성됐더라도 행정절차나 사업 준비 부족으로 집행이 지연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추경의 당초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
또 연말에 사업비가 집중적으로 집행될 경우 사업의 품질과 예산 효율성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추경의 핵심은 ‘873억 원을 얼마나 늘렸느냐’가 아니라 ‘늘어난 예산을 어디에, 어떤 근거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집행하느냐’에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농어촌 기본소득과 각종 지원금처럼 주민에게 직접 재원이 전달되는 사업은 단기적인 체감 효과뿐 아니라 지역경제에 미친 실제 파급효과까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청송군의회 역시 이번 추경 심의 과정에서 사업별 필요성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사업비 산출근거, 재원 조달 방식, 집행계획, 사업 간 우선순위, 재정의 지속 가능성, 사후 성과평가 방안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873억 원이라는 대규모 추경이 ‘민생을 위한 과감한 투자’로 평가받을지, 아니면 막대한 재정 투입에 비해 효과가 제한적인 사업으로 남을지는 결국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실질적인 성과에 달려 있다.
청송군이 이번 추경을 통해 주민들에게 얼마를 지원했는지를 넘어, 그 예산으로 지역경제와 주민 생활에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지를 수치와 결과로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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