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04-15 06:12:54
여행자
이승민
그림자 하나 지팡이 삼아
구름을 따라가는 나그네
어제의 마을은 안개 속에 두고,
오늘의 노을을 향해 걷는다
채우기보다
비우는 법을 먼저 배운 어깨 위엔,
이름 모를 풀꽃 향기 가득하고
비어 있는 봇짐 속에
온 세상의 풍경이 담긴다
어디서 왔느냐 묻는 바람의 인사에
허허로운 웃음 한 자락 던져주고
잠시 스친 봄바람의 인연에
시름을 덜어,
다시 혼자가 되는 법을 아는 고독한 자유
어제 머물던 산자락의 안개와
오늘 마주한 어느 강물 사이에서
소유하지 않음으로 세상을 가진다
머문 자리마다 발자국은 남겠지만
다음 날 내린 비에 흔적조차 지워지겠지
괴나리봇짐 속에 든 것이라곤
길 위에서 주운 해 질 녘 노을과
누군가 건넨 시원한 물 한 바가지의 기억뿐
머무는 곳이 집이요
떠나는 곳이 곧 내일이니
신발에 묻은 흙먼지마저 나에겐 선물
인연이 다하면
미련 없이 일어서는 내 모습은
저무는 해를 닮아 고요하고
다시 열리는 길을 닮아 아득하다
旅人
李勝敏
一筋の影を杖とし
雲を追いゆく旅人
昨日の里は霧の中に置き
今日の夕焼けに向かって歩む
満たすより
空にする術を先に学んだ肩の上
名もなき野の花の香りが満ち
空っぽの背負い袋の中に
この世のすべての風景が収まる
「どこから来たのか」と問う風の挨拶に
うつろな笑みをひとひら投げ与え
ふと掠めた春風の縁に
憂いを払い
再び独りになる術を知る孤独という自由
昨日留まった山裾の霧と
今日向かい合う川の流れの間で
所有せぬことで世界を手にする
留まった跡ごとに足跡は残るだろうが
翌日の雨にその跡さえ消え去るだろう
行李の中にあるものといえば
道端で拾った日暮れの夕陽と
誰かがくれた冷たい水一杯の記憶だけ
住まえばそこが家であり
去りゆく場所がすなわち明日なれば
靴に付いた土埃さえ私には贈り物
縁が尽きれば
未練なく立ち上がる我が姿は
沈みゆく陽に似て静かであり
再び開かれる道に似て遥かであ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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