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구 강원체육회장, 건강한 사회 꿈꾸는 체육인의 요람 이끌어

전경해 기자

dejavu0057@gmail.com | 2025-05-20 06:28:16

전국 최초 강원특별자치도 체육진흥조례를 제정, 안정적인 지방비 확보
지난해 하위에 머물렀던 전국체전 순위 16년 만에 7위로 끌어올려
재정 안정으로 우수 선수 양성할 수 있는 환경 마련한 덕
양희구 회장

[로컬세계 = 글·사진 전경해 기자]강원 춘천시 송암동, 의암호를 바라보는 낮은 언덕에 강원도체육회가 자리하고 있다. 43만 강원체육인의 파트너인 양희구 회장을 만났다. 회장 집무실 벽면은 강원을 빛낸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의 얼굴로 채워져 있다. 손홍민, 진종호, 장미란, 황희찬…. 양 회장은 영월 출신으로 학창시절 테니스 선수로 활약했다. 영월체육회 회장, 5년 동안 학교운영위원회 강원도연합회장을 지냈다. 2020년 강원체육회 초대 민선 회장에 당선, 2기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양 회장은 취임 후 전국 최초로 안정적인 지방비 확보를 위한 강원특별자치도 체육진흥조례를 제정했다. 시‧군의회와 도의회,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청했다. 2020년 국비와 도비를 포함 178억원이었던 재정을 조례 제정 이후 올해 265억으로 늘어났다. 타시도 체육회와 차별된 재정 확보로 선수 양성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양 회장은 “예산 부족으로 우수 선수, 국가대표선수 등을 다 빼앗겼었다. 선수를 양성할 수 있는 재정이 확보돼 이젠 다 데려올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하위에 머물렀던 전국체전 순위를 16년 만에 7위로 끌어올렸다. 재정 안정으로 우수 선수를 양성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덕이다. 괄목할 만한 강원도 체육의 성장을 벤치마킹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양 회장은 “인천, 대구 등 인구가 훨씬 많은 지역을 누르고 강원도가 7위에 올랐다는 건 의미가 크다. 전국체전 결과는 도민들의 평가를 받는 지표다. 부담이 크지만 제자리를 지키고 이를 발판 삼아 도약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체육회는 도민의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생활체육을 활성화 시키고 세계진출을 목표로 엘리트 체육인을 육성해 왔다. 양 회장은 “생활체육은 말 그대로 생활 속에서 함께 즐기는 운동이다. 전국 생활체육대회는 69개 종목에서 선수들과 동호회 회원들이 기량을 겨루며 순위 없이 즐기는 축제같은 대회”라며 “손홍민, 김연아, 진종호 등 전문 종목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엘리트 체육인을 발굴하는 것이 전국체전이다. 45개 종목에서 우열을 가려 국가대표를 선발한다.”고 했다. 양 회장은 체육 관련 인력 복지 향상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선수 생활은 대부분 5~7년으로 활동 기간이 짧은 편이다. 은퇴 후 관련 종목의 코치, 감독 등으로 활동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일터가 한정되어있고 대부분 계약직이라 급여나 처우가 열악해 이직률이 높다. 체육도 예전에 비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 왔다. 체육계 종사자도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양희구 회장

 양 회장은 전문체육인 양성 못지않게 어린이와 청소년 등 학교체육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17개 시도 비만율 중 강원도가 1위다. 강원도 학교체육 정책은 무너졌다. 체육 시간에 일어나는 사고의 책임을 교장에게 묻기 때문에 활동이 위축된다. 아이들이 학교가 아닌 학원에서 운동을 배워서야 되겠는가, 아이들에게 체육 시간을 돌려줘야 한다.” 양 회장은 강원도교육청에 1개 학교에서 1종목 이상의 팀을 육성하고 학생도 한 사람이 한 개 종목의 운동을 하는 것을 요청했다. 양 회장은 “예전에는 운동부 아이들은 오전 수업만 듣고 오후는 완전히 운동에만 전념했다. 현재는 운동부 학생들이 수업을 다 마치고 연습 시간을 갖는다. 운동 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이튿날 수업에도 전념할 수 없다.”며 “선수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자퇴 후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치고 선수의 길을 가고 있다. 교육정책이 잘 못 되어 있다. 그나마 신경호 교육감이 학교 운동부 창단과 체육 시간 살리기에 적극적”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체육회 역사는 106년, 6·25 당시도 체육대회를 했을 만큼 오래다. 마을 공터에서 했던 힘겨루기가 지역을 벗어나 중앙으로, 세계무대를 휩쓰는 스포츠 강국으로 발전했다. 양 회장 올해의 목표는 태릉 국제스케이트장 대체 시설 건립의 강원도 유치다. 전국 3곳과 강원도에서만 원주, 춘천, 철원이 공모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양 회장은 “강원도에 국제스케이트장을 건립하는 것이 당연하다. 두 번의 올림픽을 치르고 동계종목 경기 시설을 갖추고 있어 조건이 가장 좋다. 체육인과 도민, 정치권에서 강원도 유치를 목표로 의견을 모아야 한다. 지역 간 다툼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양 회장은 체육회가 국가로부터 안정적인 지원을 받아 재량권을 갖고 운영하는 것을 기대한다. 체육회장은 무보수 봉사직이다. 평생 체육인으로 살아 온 양 회장에게 강원체육의 발전은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람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강원체육인의 요람, 강원체육회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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