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정 칼럼] 미지의 자유 공간을 담다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 2025-11-19 06:31:40

이훈정 서양화가

작가의 그림은 미지의, 자유롭고 순수한 영혼의 공간을 찾아 떠나는 내면의 여정을 담고 있다. 이는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물질세계의 경계를 넘어선 순수 자아와 조우하려는 간절한 이야기를 시각화한 것이다.

작가는 끊임없이 "나는 왜 그림을 그리는가?", "그림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어떤 작품으로 세상과 소통할 것인가?"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왔다. 이 질문들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존재론적 탐구로 이어졌다.

그 해답은 외부의 고정관념, 분별심, 에고에 가려져 깊은 곳에 숨어있는 진정한 자아, 즉 순수 자아와의 만남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수 자아를 표현하는 소재로 깃털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깃털은 자유롭고 가벼운 순수한 영혼의 상징이며, 현대인들에게 마음을 여는 힐링의 매개체로 작용한다. 이 깃털은 순수 자아를 만나기 위한 배경으로 우주 공간에 놓인다.

우주는 물질적으로는 유한하지만, 마음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유한의 한계를 초월한 무한하고 순수한 공간으로 인식된다. 이는 곧 제가 추구하는 미지의 세계, 순수를 향한 공간으로서, 궁극적인 자유로움과 존재의 자유를 느끼게 한다.

뱀사골 초여름 162.2 x 130.3cm oil on canvas 2022

작가의 작품은 자유로운 조형 언어를 활용하여 구상과 비구상을 조화롭게 풀어내며,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초월적인 순수 차원의 공간을 구현한다.

그림 속의 연속적이면서 비연속적인 기하학적 선들은 우주의 모든 물질이 하나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이는 우리가 모두 인연의 연결고리 속에서 살아가며, 좋은 인연은 깃털처럼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작가는 기존 원근법이 형태의 완연함에 중점을 두는 것과 차별화된, 작가만의 독자적인 시각 언어인 '공기원근법'을 시도한다. 이는 하늘에 내재된 공기의 흐름과 그 속에 스며든 감성적인 분위기를 포착하여 담아내는 기법이다.

나이프를 사용하여 물감을 즉각적으로 포착하고 단숨에 작업을 완성함으로써, 변화무쌍한 공기의 모습을 캔버스에 생동감 있게 점착시킨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관람자에게 신선한 호흡을 선사하고, 혼탁한 도시 환경 속 현대인들에게 미학적 휴식을 제공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

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