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재정 미래대응기금, 감액 사업 불과 4%, 125건 ‘무사통과’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6-09-28 08:32:17

호남 반도체 관련 약 4000억 ‘묻지마’ 편성
미래기금 지출사업 131건 중 125건이 부처 요구 원안 유지하거나 증액
아동기본수당, 농어촌기본소득 등 ‘기본시리즈’ 무사통과, 감액사업은 6건에 불과
호남 반도체 관련 4000억원 부처 요구 없이 일방 편성, 수몰예상지 협의도 미비
“예산 낭비 막아야 할 기획예산처가 방만 재정에 조력하는 ‘예산편성처’로 전락”
박수영 의원. 의원 사무실 제공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이재명 정권이 편성하는 미래대응기금 지출사업의 95% 이상이 부처 요구 원안 그대로 반영되거나 추가·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처 요구안보다 감액된 사업은 총 131건 중 6건(4%)에 그쳤다.

특히 호남 반도체 관련 예산 약 4000억원은 부처 요구는 물론 관련 계획 수립이 미비한 채로 편성돼 기획예산처의 방만한 예산 편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박수영 국회의원(부산 남구,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은 기획예산처로부터 받은 '2027년도 미래대응기금 예산사업설명자료'를 전수 분석 결과, 기금 간 전출 등을 제외한 순수 지출 사업 131건 중 125건은 부처 요구 원안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추가·증액 편성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27일 밝혔다. 

박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131건 중 부처 요구 원안이 그대로 반영된 사업은 119건이다.

보건복지부 소관 아동기본수당(2조 9300억원), 행정안전부 소관 지방미래성장지원금(3조 5000억원)과 국민편의 복합센터지원(1조 5000억원), 농림축산식품부 소관의 농어촌 기본소득(1조 1700억원),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문화예술패스(7900억원) 등이 원안을 지켰다.

또 지난 5월 부처의 예산 요구 당시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예산 편성 과정에서 추가로 반영된 4건 총 3977억원 중 3건 3777억원은 호남 반도체 투자 관련 예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예산처가 부처 요구 없이 미래대응기금에 반영한 예산은 호남권 반도체산단 용수공급 사업(1196억원), 수자원공사 출자(2500억원), 충청권 첨단산업 용수공급 사업(81억원)과 교육부 소관 대학생 AI 공동구독 지원사업(200억원) 등이다.

특히 호남 반도체 투자 관련 사업은 기금운용계획안, 중기사업계획서 등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예산부터 반영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남권 반도체 용수공급사업 총사업비를 2032년도까지 따지면 약 3조 7000억원에 달하는데, 기본구상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 천억원대 예산만 우선 편성한 것이다. 

또 의원실 확인 결과 이와 관련한 사업계획, 타당성조사, 관련 협의 공문조차 미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부는 호남 반도체 용수 확보를 위한 동복댐 증고 사업 예산 670억원 중 공사비 520억 3800을 편성했지만, 기후부는 관련 의원실 질의에 “향후 주민설명회를 개최하여 사업계획과 수몰 예상지역 등을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화순군 등 일대 수몰지역 발생을 예상하고도 별다른 협의 없이 예산만 우선 편성한 것이다.

박 의원은 “부처 요구는 물론 관련 기관과 지자체와 협의도 부족한 상태에서 무조건 청와대가 밀어붙여 기획예산처가 눈치보기 예산을 편성한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한편 요구안보다 규모가 증액된 사업은 2건이었다.

교육부 소관의 산학연협력 고도화 지원사업은 당초 부처에서 2710억원을 요구했는데, 약 2배에 달하는 5519억원이 편성됐다.

교육부 소관의 지역균형발전장학금 역시 2854억원에서 328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부처 요구안보다 감액 조정한 사업은 6건으로 총 감액 규모는 2500억원 수준이었다.

금융위원회 소관 청년기회자금(-1천163억원)과 우리아이자립펀드(-357억원), 농식품부 소관 농업 피지컬AX 실증 프로젝트(-785억원),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창업중심대학(-132억원)과 제조AI fellow 양성사업(-5억원), 기후부 소관 에너지인력양성(R&D)(-45억원) 등이 감액 사업이다.

박수영 의원은 "한정적 재정을 관리하고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할 최후의 보루인 기획예산처가 오히려 나서서 방만 재정에 조력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에서 기획예산처가 재정경제부와 분리된 이후 예산 낭비 방지와 재정 관리라는 책임 주무부처로서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획예산처가 아닌 '예산편성처'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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