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물명도소송,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이유

김동근 기자

adibex@naver.com | 2026-10-28 08:59:57

[나홀로소송 닷컴  김동근 법학박사 / 행정사]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었음에도 임차인이 건물을 인도하지 않는다면 임대인은 건물명도(인도)소송을 통해 점유의 회복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했다고 해서 곧바로 건물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임차인이 제3자에게 점유를 이전하면 승소판결을 받더라도 강제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임차인 甲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했는데, 소송 도중 甲이 건물을 제3자인 乙에게 넘겨주었다고 가정해 보자. 임대인이 甲을 상대로 승소하더라도 실제 집행 당시 乙이 건물을 점유하고 있다면 별도의 법적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명도소송과 함께 검토해야 하는 절차가 바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이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명도소송의 대상인 부동산의 점유관계가 변경되어 장차 판결의 집행이 어려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보전처분이다.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은 다툼의 대상에 관한 현상이 바뀌면 권리를 실행할 수 없거나 실행이 매우 곤란해질 염려가 있는 경우 가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처분이 적법하게 집행된 후 채무자가 제3자에게 점유를 이전한 경우에는 구체적인 요건에 따라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기존 판결을 집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점유자를 상대로 별도의 명도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다만 가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제3자에게 당연히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3자가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승계했는지, 별도의 원인으로 점유를 취득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집행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신청하려면 신청서에 채권자와 채무자, 피보전권리, 보전의 필요성 및 목적물의 표시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관할법원은 원칙적으로 본안의 관할법원 또는 다툼의 대상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이다. 특히 건물 전체가 아니라 특정 층이나 호실 일부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뿐 아니라 실제 점유 현황까지 확인하여 목적물을 정확하게 특정해야 한다.

신청 시에는 임대차계약서, 등기부등본, 계약해지 통보서, 내용증명, 차임 연체내역 등 권리관계와 계약 종료 사실을 소명할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임차인이 제3자에게 점유를 이전할 가능성과 그로 인해 강제집행이 곤란해질 우려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법원은 사건에 따라 담보제공을 명할 수 있으며, 신청인은 법원이 정한 방법에 따라 현금공탁이나 보증서 제출 등의 방식으로 담보를 제공하게 된다.

주의할 점은 가처분 결정만으로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 집행이 이루어져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결정이 내려지면 관련 법령에 따른 집행기간을 확인하고 지체 없이 집행관에게 집행을 신청하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명도소송에서 승소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판결을 통해 실제로 건물을 인도받는 것이다. 임차인이 퇴거를 거부하거나 제3자에게 점유를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면 소송 초기부터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명도소송이 건물인도청구권을 실현하기 위한 본안절차라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판결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전수단이다. 따라서 두 절차를 하나의 회수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임대인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방법이다.

김동근 기자 adibe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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