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성진, 100석 소극장 창작 초연작으로 지역 공연계 선순환 모델 제시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5-10-21 08:13:49

스타 배우의 ‘공공적 기여’, 지역 창작 생태계 확장의 전환점
기존 흥행작 아닌 초연작 선택… 영미권 공공 제작 모델과 유사한 구조
배우 강성진, 100석 소극장 창작 초연작 출연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부산 광안리의 100석 규모 어댑터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80일간의 세계일주’가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공연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흥행작을 넘어, 스타 배우가 지역 창작 초연작에 ‘기여자’로 참여해 젊은 창작자의 무대와 관객 저변을 동시에 확장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지역 공연 환경에서는 우수한 창작 작품이 주목받지 못한 채 사라지는 일이 흔하다. 특히 1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는 흥행의 한계가 구조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이런 한계를 돌파하며 지역 창작진의 작품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디어 인지도가 높은 배우 강성진이 이미 검증된 흥행작이 아닌, 지역의 젊은 창작진이 만든 초연작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 결과 공연의 완성도뿐 아니라 관객층도 크게 확장되었다. 공연 관계자는 “이전보다 다양한 연령대와 신규 관객의 유입이 뚜렷하게 늘었다”고 전했다.

국내 공연계에서 스타 배우의 출연은 주로 대형 상업작이나 라이선스 작품에 집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100석 규모의 지역 소극장에서 진행되는 창작 초연작으로, 강성진의 참여는 흥행 카드가 아닌 공공적 기여의 의미를 가진다. 그는 상업적 ‘주연 배우’가 아닌, 창작 생태계의 ‘성장 파트너’이자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구조는 영국의 대표 소극장 돈마 웨어하우스(Donmar Warehouse)에서 스타 배우들이 창작 초연작에 참여해 작품의 주목도를 끌어올리고 관객 저변을 확장시키는 방식과 유사하다. 대중적 인지도를 지닌 배우가 새로운 작품의 성장 동반자로 나설 때 공연 생태계 전체가 확장되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뮤지컬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이런 영미권의 공공 공연제작 모델을 국내 지역 공연 환경에 접목한 사례로, 잘 만들어진 창작 콘텐츠가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K-컬처와 K-뮤지컬의 산업적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강성진은 이번 출연의 의미에 대해 “이미 알려진 작품에 출연하는 건 익숙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엔 1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처음 만들어진 작품, 그것도 지역 창작자들의 무대지만 대본과 음악의 완성도가 높았다”며 “좋은 작품이 자라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 선배 배우로서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객 반응도 뜨겁다. 한 관객은 “강성진 배우의 이름을 보고 왔는데, 작품 자체의 힘에 감동했다”고 소감을 전했고, 또 다른 관객은 “젊은 창작자들의 에너지와 선배 배우의 무게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며 “작은 소극장에서 이런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창작 초연작에 스타 배우가 ‘공공적 기여자’로 참여할 때, 작품의 생명력과 관객 저변이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질적 사례로 남았다.

이번 공연은 지역 공연계에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냈다. 스타 배우의 참여가 미디어 영향력을 통한 관객층 확대와 창작 생태계 강화로 이어진 첫 사례로, 향후 한국 공연계의 새로운 제작 모델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열었다.

[ 공연 정보 ]
공연명: 뮤지컬 〈80일간의 세계일주〉
기간: 2025년 10월 17일 ~ 10월 26일 (현재 공연 중)
장소: 광안리 어댑터씨어터 2관 (100석)
제작: 어댑터씨어터(ADAPTER THEATER), 예술은공유다
대본·연출: 유병은 / 작곡: 강진명
출연: 강성진, 김형균, 구옥분, 김륜호, 엄준식, 김두리, 우한수, 이은미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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