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 세계 19위 오른 한예종, 예술교육 판도 바꿨다…‘글로벌 예술대’ 시대 열리나
길도원 기자
kdw088@nate.com | 2026-06-26 08:36:08
‘유학 대신 한예종’ 인식 확산…창의성 중심 교육 모델 재조명
[로컬세계 = 길도원 기자]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QS 세계대학평가 공연예술 부문 세계 19위·아시아 1위 성과가 단순한 순위 상승을 넘어 국내 예술교육의 지형을 바꾸는 변곡점이 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지난 3월 발표된 QS 세계대학평가 공연예술 부문에서 세계 19위, 아시아 1위에 오르며 국내 예술교육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여름방학을 앞둔 현재까지도 이 성과는 예술대 입시 전략과 교육시장 변화의 주요 기준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예종은 공연예술 부문 순위가 처음 공개된 2016년 세계 46위로 처음 이름을 올린 뒤 2019년 37위, 2020년 38위를 거쳐 올해 세계 19위까지 상승했다. 국내 예술대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 톱20에 진입한 것은 물론, 아시아 전체 1위라는 성과도 함께 거뒀다.
특히 영국과 미국 등 영미권 대학들이 강세를 보이는 공연예술 분야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당시 김대진 총장은 “교육 시스템과 교수진, 학생 모두의 노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대학 홍보를 넘어 국내 예술교육의 인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예술 유학’과 ‘국내 일부 예술대’ 중심으로 형성됐던 진학 구도에서 한예종이 세계적 수준의 예술대학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예비 예술인들의 목표 설정과 진로 선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예종 출신 예술인들의 국제적 성과도 학교의 위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무용원 출신 발레리노 전민철은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솔리스트로 활동 중이며, 음악원 영재 출신 피아니스트 선율은 지나 바카우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연극원은 개원 30주년 기념작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아비뇽 페스티벌에 초청됐고, 영상원 출신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는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이 같은 성과가 이어지면서 한예종 진학을 목표로 한 조기 준비와 편입, 재도전 수요도 증가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예술교육 현장에서는 단순한 실기 준비를 넘어 창의성과 협업 능력, 예술적 사고를 기르는 ‘한예종식 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예종 전문 입시교육 기관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교육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있다. 전공별 맞춤형 실기 지도와 포트폴리오 기획, 모의 오디션, 협업 프로젝트 등을 통해 학생들의 창작 역량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계에서는 한예종의 세계적 약진이 한국 청소년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세계 무대가 더 이상 먼 목표가 아니라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도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진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예종의 세계 19위는 단순한 대학 순위 상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내 예술교육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 체계로 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제 예술 입시는 대학 합격을 위한 기술 습득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통할 창작자와 예술인을 길러내는 과정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길도원 기자 kdw088@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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