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고양시 도서관 혁신, ‘읽는 공간’ 넘어 모두를 위한 생활 플랫폼으로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 2026-05-07 09:03:56

공원으로 나온 도서관…자연 속 독서문화 확산 실험
배리어프리 기기 확대…장애·연령 장벽 낮춘 공공서비스 강화
빈백·보드게임·체험 프로그램 결합…머무는 도서관으로 변화
실내 중심 넘어 생활권 연결…도서관 역할 재정의 시도
고양어린이박물관에서 열린 2025 야외도서관. 고양시 제공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도서관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책을 빌리는 공간에서, 시민이 쉬고 머무는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경기 고양특례시가 도서관의 역할을 넓히고 있다. 조용히 책을 읽는 실내 공간이라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야외와 일상으로 독서 문화를 끌어내는 변화가 시작됐다. 동시에 장애와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야외도서관’이다. 오는 9일 강촌공원 책쉼터 일대에서는 자연 속에서 책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열린다. 단순히 책을 비치하는 수준이 아니라, 공원 전체를 독서 공간처럼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장에는 추천 도서와 함께 빈백, 캠핑 의자, 그늘막 등이 배치된다. 시민들은 잔디와 나무 사이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고 쉬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도서관이 정적인 공간이었다면, 이번 시도는 ‘머무는 경험’을 강화하는 방향에 가깝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고려한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됐다. 그림책을 읽고 편지를 써보는 활동부터 독서 보드게임, 종이 캠핑카 만들기까지 참여 요소를 늘렸다. 독서를 공부가 아닌 놀이와 휴식의 일부로 연결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공공도서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단순 열람 기능에서 벗어나 지역 커뮤니티와 문화 활동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고양시는 야외도서관을 통해 독서 접근성을 높이고, 생활 속 독서문화를 자연스럽게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도서관 문턱을 낮추는 작업도 함께 진행된다. 시는 현재 시립·스마트도서관을 중심으로 노후 기기 교체와 기능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핵심은 ‘누구나 이용 가능한 환경’ 구축이다.

강촌공원 책쉼터에서 열린 2025 야외도서관

새롭게 도입되는 기기에는 화면 높이 조절 기능과 음성 안내, 점자 패드 등이 적용된다. 휠체어 이용자와 시각장애인, 고령층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들이다. 다국어 지원 기능도 포함되면서 외국인 주민 이용 편의 역시 강화된다.

기존 설비를 무조건 교체하기보다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도 병행된다. 예산 효율성을 고려하면서도 서비스 공백을 줄이려는 접근이다. 단계적 전환을 통해 전체 이용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고양시 도서관 정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나는 공간의 확장이고, 다른 하나는 이용 대상의 확장이다. ‘누가 이용하는가’보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흐름이다.

다만 과제도 있다. 야외 프로그램은 계절과 날씨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고, 배리어프리 기기 역시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편리하게 작동하느냐가 중요하다. 시설 도입 자체보다 지속적인 운영과 관리가 정책 만족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도서관은 더 이상 조용히 책만 읽는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시민의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와 쉼, 소통을 연결하는 생활 인프라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도서관은 더 이상 책만 빌리는 공간이 아니다. 얼마나 편하게 머물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고양시의 변화는 ‘책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의 전환에 가깝다. 시민들이 도서관을 생활의 일부로 느끼기 시작할 때, 변화는 비로소 완성된다.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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