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짓누르는 통증, 단순 체기 아니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6-10-06 09:24:32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가을철 아침 기온이 부쩍 낮아진 어느 날 50대 직장인 A씨는 출근길에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을 느꼈다. 가슴 중앙이 뻐근하면서 조여 오는 느낌이었지만 전날 야식으로 먹은 치킨 때문에 체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명치 부위를 문지르며 잠시 쉬자 통증이 가라앉았고 A씨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며칠 뒤 퇴근 후 집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던 중 이전보다 강한 압박감이 가슴 전체를 짓눌렀고 통증은 턱과 왼쪽 어깨로 이어졌다. 식은땀까지 나자 A씨는 가족이 119에 신고해 가까운 응급실을 찾았고 검사 결과 협심증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 근육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특히 증상이 가슴 통증으로만 나타나지 않아 소화불량이나 피로로 오인하기 쉽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이전보다 강해진다면 관상동맥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 중앙의 압박감이나 조이는 듯한 통증이다. 환자에 따라 가슴을 짓누르거나 답답한 느낌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통증이 가슴에만 머무르지 않고 A씨처럼 통증이 턱과 어깨로 퍼지거나 명치 부위의 불편감이나 호흡곤란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협심증은 크게 안정형과 불안정형, 변이형으로 나뉜다. 안정형 협심증은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심장에 부담이 커질 때 증상이 나타나고 휴식을 취하면 호전된다. 불안정형 은 휴식 중에도 통증이 생기거나 이전보다 통증의 빈도와 강도가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진행할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변이형은 관상동맥이 일시적으로 경련을 일으켜 좁아지면서 발생한다. 새벽이나 이른 아침처럼 특정 시간대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추위나 스트레스, 흡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슴 통증이 있다고 모두 협심증은 아니다. 그러나 새로 생긴 가슴 압박감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지고 휴식을 취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심혈관질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호흡곤란이나 식은땀,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다. 휴식 후에도 흉통이 수 분 이상 이어진다면 직접 운전하지 말고 119에 도움을 요청해 신속하게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가슴 통증이 있으면 심전도검사와 혈액검사로 심근 허혈이나 심근경색 여부를 진단하며 심장 근육이 손상될 때 높아지는 트로포닌 수치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협심증 환자는 증상이 없는 시간에 심전도가 정상으로 나올 수 있어 증상이 있을 때 빠르게 검사받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에 따라 심장초음파나 CT, 관상동맥조영술 등을 추가로 시행해 심장의 구조와 기능, 관상동맥 상태, 혈관의 협착 정도를 확인한다.
치료는 증상과 혈관의 협착 정도, 동반 질환 여부 등을 검토해서 결정한다. 협심증의 유형에 따라 약물치료에는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항혈소판제와 심장의 산소 요구량을 줄이는 베타차단제가 쓰이기도 한다. 또한 증상을 완화하는 혈관확장제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경화성 플라크를 안정화하는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다. 혈관이 심하게 좁아졌거나 약물치료만으로 증상 조절이 어려우면 관상동맥 중재시술이나 관상동맥 우회술 등을 시행한다.
울산엘리야병원 응급의학과 김우연 과장은 “가슴 통증을 느끼면서도 일시적인 체기나 피로 탓으로 여겨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라며 “통증이 반복되거나 이전보다 강해지고 턱이나 어깨, 팔로 퍼지거나 호흡곤란과 식은땀이 동반된다면 심혈관질환을 의심하고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 환자나 고령층은 흉통 대신 가슴이 답답하거나 호흡곤란, 소화불량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라며 “평소와 다른 가슴 불편감이 갑자기 생기거나 지속된다면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즉시 가까운 응급실에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응급조치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심혈관질환을 진단받은 후에는 무엇보다 관리가 중요하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주요 위험요인인 만큼 금연과 절주가 우선이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처럼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질환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식사는 나트륨과 포화지방, 정제당을 줄이고 채소와 통곡물 중심의 식단이 좋다. 운동은 심혈관 건강 관리에 중요하지만 이미 협심증 증상이 있거나 심혈관질환 진단을 받았다면 임의로 시작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해 강도와 방법을 정해야 한다. 기온이 낮은 날에는 갑작스러운 야외 활동이나 과도한 운동을 피하고 충분히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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