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보다 다리가 더 저리다면 ‘허리디스크’ 의심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6-10-01 09:23:56

신경 압박 위치 따라 증상 달라...근력 저하·통증 지속되면 수술 고려해야 울산엘리야병원 척추관절센터 이대희 과장(정형외과 전문의) 엘리야병원 제공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50대 회사원 A씨는 얼마 전부터 허리가 쑤시기 시작했다. 이어 오른쪽 엉덩이와 종아리, 발가락 끝까지 전기가 통하는 듯한 통증과 당김이 나타났다. 단순한 근육통이나 다리 저림으로 여겨 마사지를 받으며 버텼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다.

결국 걸을 때 발끝이 바닥에 자꾸 걸리는 증상까지 생겨 병원을 찾았고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A씨는 허리보다 다리의 통증과 저림이 두드러졌기 때문에 허리가 문제일 거라는 예상조차 못했다.

허리디스크는 흔히 허리가 뻐근하고 아픈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이나 저림을 주로 호소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밀려 나와 주변 신경을 누르면 그 신경이 지나는 경로를 따라 통증과 저림이 다리 쪽으로 퍼질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와 양상은 눌린 신경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

엉덩이에서 허벅지 바깥쪽과 종아리를 거쳐 발등이나 엄지발가락 주변까지 이어지기도 하고 허벅지 뒤쪽과 종아리를 따라 발바닥이나 발 바깥쪽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허벅지 앞쪽이나 무릎 주변이 아프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허리디스크는 허리 통증의 정도만으로 상태를 판단하기보다 통증과 저림의 위치, 감각 변화, 근력 저하 여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필요에 따라 MRI 등 영상검사로 신경이 어디에서 눌리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주의할 증상은 다리의 근력 저하다.

발끝이 바닥에 자주 걸리거나, 발목을 위로 들어올리기 어렵거나, 엄지발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신경 압박이 진행됐을 수 있다. 

까치발이 어렵거나 한쪽 다리에 힘이 빠져 걸음이 불안정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양쪽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항문 혹은 생식기 주변의 감각이 둔해지고 배뇨·배변 조절에 이상이 생긴다면 신경이 심하게 눌렸을 가능성이 있다. 이때는 지체하지 말고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울산엘리야병원 척추관절센터 허리디스크(출처-AI생성 이미지,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엘리야병원 제공

허리디스크로 진단됐다고 처음부터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신경학적 이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충분한 기간 치료해도 다리 통증이 계속되거나 근력 저하 등 신경학적 증상이 악화되면 원인을 직접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도 활용되고 있다. 등에 작은 구멍 두 곳을 내 한쪽에는 고화질 내시경, 다른 쪽에는 수술 기구를 넣어 병변을 확인하며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 등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정상 근육과 뼈, 관절의 손상을 줄이면서 필요한 부위에 접근할 수 있어 수술 후 통증과 회복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같은 방법이 적합한 것은 아니며, 병변의 위치와 크기, 신경 압박 정도,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종합해 수술법을 정해야 한다.

울산엘리야병원 척추관절센터 이대희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허리디스크는 허리가 얼마나 아픈 지보다 통증이나 저림이 허벅지와 종아리, 발끝까지 이어지는지와 다리에 힘이 떨어지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증상 초기에 진단을 받았을 경우에는 약물, 주사,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과장은 “상당 기간 비수술 치료를 시행해도 증상이 계속되거나 다리에 힘이 빠진다면 신경 압박 정도를 정확히 확인하고 수술치료 등 적절한 치료법을 정해야 한다”라며 “엉덩이와 다리, 발끝까지 통증이나 저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겨 방치하지 말고 서둘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당부했다.

허리디스크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생활습관을 바로잡으면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오래 앉아 있을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기대어 앉되 30분∼1시간마다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굽히지 말고 무릎을 구부려 몸에 붙여 들어 올려야 한다. 

또한 복근과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걷기, 수영, 코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체중을 적정하게 유지하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 수 있다.

흡연은 디스크로 가는 혈류를 방해해 퇴행을 앞당길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하거나 마사지로 버티기보다는 증상이 이어지면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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