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이은 연산백중놀이 이수자 '김용욱' 이야기
송요기
geumjoseeun@naver.com | 2017-06-24 11:59:04
[로컬세계 송요기 기자]연산 백중놀이는 연산면 일대에서 전승돼 온 민속놀이다. 조선 성종 때 좌의정을 지낸 김국광(金國光)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연산면 인근 27개 마을에서 농사일이 끝나는 백중일(음력 7월 15일)에 김국광 묘소를 참배한 뒤 두계천변에 모여 기싸움을 하고 농신제(農神祭)를 지내는 대동놀이다.
▲연산백중놀이보존회 풍물단 단장 겸 상쇠를 맡고 있는 김용욱(남·63)씨. 송요기 기자. |
이 놀이는 일제강점기 하에도 존속되었으나 1942년에 태평양 전쟁으로 인해 중단됐다가 1989년 기능보유자인 김용근(金容根)옹의 노력으로 재현됐다. 1990년 제주도에서 열린 제31회 전국민속경연대회에 충남 대표로 출전해 종합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았고, 1991년 7월 9일에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됐다.
올해 28회째를 맞는 연산 백중놀이는 음력 7월 15일 백중일에 맞춰 논산시 연산면 백중놀이 전수관 놀이마당에서 연산백중놀이보존회 21명의 풍물단원들에 의해 전승 보존을 위한 정기시연을 개최한다.
이들은 생업에 종사하면서 김용욱 단장을 중심으로 전수관에 모여 각각 마당 재현을 위해 가락을 연구하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또 매년 전국 각 단체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연산백중놀이를 발표하며 알린다.
연산 백중놀이는 각각 독특한 장르들로 구성된 아홉 마당으로 진행된다. 기싸움, 기세배, 농신제, 액막이, 효자·효부 포상하기, 불효자 징벌하기, 머슴에게 포상하기, 머슴을 지게가마에 태우고 놀기, 축하와 화합의 한마당 뒤풀이가 그것이다.
▲김용욱 단장이 꽹과리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오른쪽 첫번째) |
연산백중놀이보존회 풍물단 단장 겸 상쇠를 맡고 있는 김용욱(남·63)씨는 1992년 제2회 공연부터 지금까지 26년간 전승과 보존을 위해 참여하며 현재 전승자 과정을 밟고 있다. 김씨는 백중놀이 때 동네 형님이 불러 ‘북’을 친 것이 연이 되어 지금은 단장으로 상쇠로, 이제는 전승자의 길을 걷고 있다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김 단장은 연산백중놀이 풍물단은 타 도시의 축제와 문화행사에 출연 섭외가 올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단원들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21명의 단원이 너울너울 어깨를 흔들며 발장단과 장구, 북, 징과 꽹과리 장단을 맞춰가며 크게 둥근 대형을 이루고 가락을 연주해야 하는 고난도의 연주인데, 엇박이나 겹치기의 소리가 없이 서 너 명이 연주하는 것처럼 깨끗한 소리를 내고 있다고 자랑이 끝이 없다.
김용욱 단장은 “백중놀이를 널리 다른 도시와 세계에 알리기 위해선 지금의 전통방식을 개선해서 뮤지컬 또는 마당놀이 형식으로 현장에 있는 관객과 즉흥적으로 대사를 주고받는 등 좀 더 대중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해학을 가미하여 더욱 가까이 다가가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연구와 자료를 통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웃다리 등 충남의 전통가락을 원곡 그대로 보존하기 위한 연구와 작업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연산 백중놀이에 매년 참여하는 인원은 평균 170여 명에 달한다”며 “그분들이 연로하지만 돌아가시는 것을 제외하곤 그 인원이 그대로 유지가 되는데 그만큼 이곳 연산면에 거주하는 단원들의 열정과 계승정신이 확고하다”고 의지를 밝혔다.
▲단원들이 풍물놀이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
강대혁 연산백중놀이보존회 회장은 “김용욱 단장은 우리 풍물단의 소중한 보물이나 진배없다. 김 단장은 연산백중놀이 보존과 전승을 위해서 단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나 되어 각 마당을 연구하고 재현하는데 혼신을 다하고 있다”며 “곧 대를 이어 전승자의 길을 통해 연산백중놀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 대중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백중놀이 풍물단의 연습은 매주 화, 목 오후 7시 이곳 백중놀이 전수관 2층 연습실에서 하고 있으며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문의전화는 연산백중놀이 풍물단 회장 이태경 010-8254-8572로 연락하면 된다.
▲백중놀이 소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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