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나를 이끌고 온 날들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10-22 09:17:49

   길이 나를 이끌고 온 날들

                                              이승민

태어남은 길 위에 놓이는 일,
어디서 왔는지도 모른 채
어디로 갈 것인지를 묻기 시작하는 일

젊은 날에는
멀리 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인 줄 알았다
남보다 먼저 고개를 넘으면
그곳에 나의 자리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고개 너머에도 길은 이어졌고
도착했다 믿는 순간에도
새로운 물음이 발끝에서 일어섰다.

우리는 저마다 짐을 꾸린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끝내 버릴 수 없는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먼 길을 걸은 뒤에야 묻는다
내가 짐을 지고 온 것인가,
그 짐이 나를 이끌고 온 것인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잠시 같은 방향으로 걷는 여행자

마음을 다 내어 주어도
대신 걸어 줄 수 없는 거리가 있고,
오래 손을 잡고 있어도
혼자 넘어야 하는 저녁이 있다

떠난 이가 가리켰던 별을 보며
홀로 밤길을 건너는 날도 있으니
길을 잃었다고 생각한 곳에서
나는 오래 앉아 있었다

서둘러 지나쳤다면 보지 못했을
돌 틈의 풀 한 포기가
그곳에서 자신의 계절을 살고 있었다

나는 어디에 이르러야
내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 물음을 품고 걷는 동안에도 신발은 닳고
오늘의 햇빛은 내 어깨에 머물렀다.

다 알지 못한 세상을 두고
다 이해하지 못한 나를 데리고
오늘도 길을 걷는다

얼마나 멀리 왔는지 헤아리기보다
길에서 내민 손 하나,
누군가를 기다리던 나무 그늘,
그때 돌아보며 웃어 주던 얼굴을 떠올려본다

언젠가 걸음을 멈출 때
가 보지 못한 곳은 여전히 남으리라

빈손으로 떠나온 여행자가
빈손으로 길을 마친다 해도
함께 걸은 시간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손을 잡았던 온기까지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道が私を導いてきた日々

                                                      李 勝敏

生まれるとは 道の上に置かれること、
どこから来たのかも知らぬまま
どこへ向かうのかを 問い始めること

若き日には
遠くへ行くことこそが よく生きることだと思っていた
人より先に峠を越えれば
そこに自分の居場所があるのだと

けれど 峠の向こうにも道は続き
辿り着いたと信じる瞬間ごとに
新たな問いが 足元から立ち上がった

私たちは それぞれに荷をまとめる
愛という名で、
欲望という名で、
どうしても手放せぬ 記憶という名で

そして 長い道を歩み終えたあとに 初めて問うのだ
私が荷を背負ってきたのか、
それとも その荷が 私を導いてきたのかと

道で出会った人々は
束の間、同じ方角へと歩む旅人
心をすべて差し出しても
代わりに歩んではもらえぬ距離があり、
いくら固く手をつないでいても
ひとりで越えねばならぬ 夕暮れがある

去りゆく人が指さした星を見上げ
独り、夜道を渡る日もあるように
道に迷ったと思ったその場所で
私は 長く佇んでいた

急ぎ足で通り過ぎていたら 気づかなかった
石の隙間に咲く 草の一株が
そこで 自らの季節を生きていた

私は どこに行き着けば
「我が人生を生きた」と言えるのだろうか

その問いを胸に 歩き続ける間にも 靴底はすり減り
今日の陽射しは 静かに私の肩へと降り注いだ

すべてを知り尽くせぬ世界を置き去りに
すべてを解り合えぬ自分を連れて
今日もまた、道を歩く

どれほど遠くへ来たかを数えるよりも
道すがら 差し出された一つの手、
誰かを待っていた木陰、
あのとき 振り返って微笑んでくれた
面影を 想い起こしてみる

いつの日か 歩みを止めるとき
まだ見ぬ場所は 変わらず残されているだろう

何も持たずに 旅立ってきた旅人が
何も持たずに 道を終えるとしても、
共に歩んだ時間までもが 消えてしまうわけではない

その手をつないだ 温もりまでが
なかったことには ならないのだか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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