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는 경찰로, 퇴직경찰은 로펌으로... 수사권 확대 속 ‘전경예우’우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6-10-21 09:59:35

경찰청 변호사 대상 경력경쟁채용 경쟁률 올해 8.4대 1 역대 최고... 검수원복 이뤄졌던 2022년 대비 4.6배 폭등
퇴직경찰 재취업 심사 28%가 로펌관련...취업제한·불승인 결정 72%도 로펌에 집중
법조계 재취업 퇴직경찰관과의 사적 접촉 신고, 2019년 2건 → 2021년 42건 → 2025년 29건 ‘U자 반등’
곽규택 의원 “수사권 커질수록 ‘전경예우’ 유혹도 커질 우려…유착 차단할 실효적 감시·통제 장치 시급”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곽규택 의원(국민의힘, 부산 서구·동구) 의원 사무실 제공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로 경찰의 수사권과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가운데, 법조인들의 경찰 진출과 퇴직경찰관들의 법조계 재취업이 맞물리면서 이른바 ‘전경예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곽규택 의원(국민의힘, 부산 서구·동구)이 경찰청과 인사혁신처, 교육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찰 변호사 경력채용 지원자 증가와 퇴직 경찰관의 로펌 취업 심사 집중, 법조계에 재취업한 퇴직 경찰관과의 사적 접촉 신고 증가 등이 확인됐다.

검수완박 이후 경찰 내 ‘변호사 경력채용’ 경쟁률 지속 증가

곽규택 의원(국민의힘, 부산 서구동구)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경찰청 변호사 경력경쟁채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변호사 경력채용에 142명이 지원해 역대 최고인 8.4대 1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경쟁률인 1.8대 1과 비교하면 4.6배 높은 수준이다.

지원자 수도 1차 수사권 조정이 단행된 2021년 당시 236명에서 검수원복 시행령이 도입된 2022년 70명으로 급감했으나, 이후 2023년 91명, 2024년 83명, 2025년 95명에 이어 올해는 142명으로 증가했다.

경찰대학 출신의 법조계 진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곽규택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1~2026년 연도별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25개 로스쿨에 입학한 경찰대 출신 인원은 ▲2021년 80명(3.76%) ▲2022년 73명(3.41%) ▲2023년 87명(4.04%) ▲2024년 92명(4.28%) ▲2025년 91명(4.25%) ▲2026년 80명(3.72%)으로 집계됐다.

최근 6년간 총 503명, 매년 평균 84명가량에 달하는 경찰대 출신 인원이 로스쿨에 진학한 것이다.

경찰대학의 한 해 정원이 1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해 배출 인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경찰대 출신 인재가 매년 로스쿨로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곽규택 의원은 “변호사들은 경찰로 향하고, 경찰대 출신들은 법조계 진출을 모색하는 법조계의 ‘경찰 파이프라인’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수사권이 경찰에 집중될수록 경찰 경력의 법조 시장 내 활용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흐름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 조직이 단순히 법조계 진출을 위한 경력 관리 통로가 되지 않도록 우수 수사인력의 유출을 방지하고 전문성을 유지할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퇴직경찰 재취업 심사 28%가 로펌 관련…취업제한·불승인도 집중

퇴직 경찰관의 재취업 심사에서도 법무법인 관련 심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규택 의원실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차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실시된 경찰 퇴직공직자의 재취업 심사는 총 849건이었다.

이 가운데 법무법인 취업 심사는 185건,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경찰의 법무법인 취업 심사는 52건으로 로펌 관련 취업심사가 총 237건에 달했다.

전체 경찰 퇴직공직자 재취업 심사의 약 28%에 해당하는 수치다.

더욱 주목할 점은 취업제한 및 취업불승인 결정이 법무법인 관련 심사에 집중됐다는 사실이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제한 및 취업불승인 처분 113건 가운데 72.6%에 달하는 82건이 법무법인 취업 심사 과정에서 나왔다.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제도는 재직 당시 업무와 취업예정기관 간의 밀접한 관련성 등을 심사해 부당한 영향력 행사와 이해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다.

따라서 이러한 심사 결과만으로 실제 부당한 청탁이나 유착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퇴직 경찰관과 법무법인 사이의 업무 관련성 및 이해충돌 가능성이 취업심사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 것이다.

■ 퇴직경찰 사적 접촉 신고 다시 증가…신고제·청탁신문고 실효성 점검 필요

경찰의 수사권과 사건 처리 권한이 확대된 상황에서 퇴직 경찰관의 과거 수사 경력이나 인적 관계가 사건 수임 및 처리 과정에서 부당하게 활용되지 않도록 취업심사와 사후관리의 실효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법조계에 재취업한 퇴직 경찰관과 현직 경찰관의 사적 접촉 신고가 최근 다시 증가하면서, 전관예우와 부당한 사건 개입을 방지하기 위한 신고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곽규택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사적접촉신고센터 신고 현황’에 따르면, 법조계에 재취업한 퇴직 경찰관과의 사적 접촉 신고는 1차 수사권 조정 이전인 2019년 2건에서 조정이 시행된 2021년 42건으로 급증했다.

이후 검수원복 시행령이 도입된 2022년 21건, 2023년 12건으로 감소했으나, 2024년 27건, 2025년 29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2023년 대비 약 2.4배, 2019년과 비교하면 14.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고 건수만으로 실제 부당한 접촉이나 사건 청탁의 발생 규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13만명에 달하는 경찰 조직이지만 현재는 현직 경찰관의 자진신고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신고되지 않은 접촉을 파악하기 어렵고, 신고 건수가 적다는 사실이 곧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도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사적 접촉 신고제는 퇴직 후 3년 이내 법조계에 재취업한 경찰 출신 변호사·사무장 등과 현직 경찰관 사이의 부적절한 접촉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따라서 단순히 신고를 접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신고 내용에 대한 확인과 관리, 부당한 사건 개입 여부에 대한 점검 등 제도가 본래의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찰 내부 직원들 사이의 부당한 사건문의나 수사간여를 신고하는 ‘청탁신문고’ 역시 실효성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직원 간 사건문의 및 수사간여 신고는 2019년 0건, 2020년 1건에 불과했으나, 2021년 16건(수사간여 5건, 사건문의 11건)으로 급증했다.

이후 2025년 2건(수사간여 1건, 사건문의 1건)까지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 7월까지 이미 6건(수사간여 3건, 사건문의 3건)이 접수돼 지난해 연간 신고 건수의 3배에 달했다.

사적접촉신고센터와 청탁신문고 모두 수사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신고 건수의 증감뿐 아니라 실제 신고 대상 행위가 누락 없이 접수되고 있는지, 접수 이후 사실확인과 필요한 후속조치가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내부 통제장치가 형식적인 신고제도에 머무른다면, 퇴직 경찰관의 인적 관계를 활용한 사건 청탁이나 수사 개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곽규택 의원은 “접촉 신고 자체가 곧바로 부당한 청탁이나 사건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퇴직 경찰관과의 사적 접촉 신고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권이 막강해질수록 경찰 경력과 인적 관계를 활용한 이른바 ‘전경예우’의 유혹도 커질 수 있는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사적접촉신고센터와 청탁신문고가 단순히 신고 건수만 집계하는 형식적인 제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신고 누락 가능성부터 접수 이후 사실확인, 감찰 및 징계 등 후속조치의 적정성까지 전반적인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부당한 사건 청탁과 수사 개입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감시·통제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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