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운항계획 ‘툭하면 변경’… 올해 7개월 만에 7만 건 돌파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6-08-20 10:07:03

올해 7월까지 슬롯 반납·변경 7만 7,875건... 지난해 연간 기록의 97%
항공사별 슬롯 사용률 48.7%~101.1%로 큰 격차
김해공항, 2022~2025년 변경 비율 4년 연속 1위... 올해도 67.3%
곽규택 의원 “슬롯은 한정된 공공자원... 반복적 변경 철저히 관리되도록 슬롯 배분제도 개선해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곽규택 국회의원(국민의힘,부산 서구.동구) 의원 사무실 제공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항공사가 특정 날짜와 시간에 공항에서 항공기를 이착륙시킬 수 있도록 배정받는 ‘슬롯’의 변경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국회 곽규택 의원(부산 서구동구)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공항별 슬롯 변경 내역’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슬롯 반납 및 변경 건수는 2022년 16만 5,315건에서 2024년 6만 3,614건으로 감소했으나, 2025년 8만 189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는 7월까지 이미 7만 7,875건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변경 건수의 97%에 달하는 등 슬롯 변경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5년 운항계획이 1,000편 이상 제출된 노선을 대상으로 최초 운항계획 대비 슬롯 사용률을 분석한 결과, 항공사별로 뚜렷한 격차가 나타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가 운항하는 김포~제주 등 인기 노선에서는 슬롯 사용률이 100%를 넘어 최초 계획보다 실제 운항이 늘어난 사례도 확인됐다.

슬롯 사용률 상위 10개 노선은 ▲제주→군산(진에어) 168% ▲김해→제주(이스타항공) 131% ▲제주→김포(대한항공) 109% ▲김포→제주(아시아나항공) 104% ▲제주→김포(진에어) 103% ▲김해→인천(대한항공) 103% ▲김포→제주(대한항공) 102% ▲제주→김해(제주항공) 102% ▲제주→김해(진에어) 101% ▲제주→김포(아시아나항공) 101% 순이었다.

상위 10개 노선 가운데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각 1개 노선을 제외한 8개 노선을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가 차지했다. 특히 김포~제주 노선은 양방향을 합쳐 상위 10개 노선 중 5개에 포함됐다.

반면 슬롯 사용률 하위 10개 노선은 ▲제주→청주(에어로케이) 48% ▲청주→제주(에어로케이) 49% ▲김포→김해(에어부산) 63% ▲김해→김포(에어부산) 69% ▲김포→제주(에어부산) 70% ▲청주→제주(진에어) 70% ▲제주→김포(에어부산) 75% ▲제주→김포(에어서울) 80% ▲김포→제주(에어서울) 80% ▲김포→김해(제주항공) 82% 순으로 나타났다.

하위 10개 노선은 모두 저비용항공사가 운항하는 노선이었다.

에어로케이와 에어부산 등의 일부 노선은 실제 슬롯 사용률이 당초 계획의 절반 안팎 또는 60~70%대에 그쳐, 최초 운항계획과 실제 운항실적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항공사별 전체 슬롯 사용률은 에어로케이가 48.7%로 가장 낮았다.

이어 ▲파라타항공(플라이강원) 56.2% ▲에어부산 78.2% ▲에어서울 79.9% ▲진에어 92.4% ▲제주항공 96.7% ▲이스타항공 96.9% ▲대한항공 100.8% ▲아시아나항공 101.1% 순이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초 계획을 웃도는 사용률을 기록한 반면, 일부 저비용항공사는 계획된 슬롯의 절반가량만 사용해 항공사 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공항별로 살펴보면 김해공항의 슬롯 변경 비율은 ▲2022년 79.9% ▲2023년 56.9% ▲2024년 32.3% ▲2025년 44.7%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주요 국내공항 가운데 가장 높았다.

2025년 공항별 슬롯 변경 비율은 김해공항이 44.7%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청주공항 27.7% ▲제주공항 20.3% ▲김포공항 19.4% ▲대구공항 15.2% 순이었다.

김해공항의 변경 비율은 주요 공항 전체 평균인 23.2%의 약 2배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공항별 슬롯 변경 비율이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올해 7월까지 변경 비율은 ▲청주공항 99.7% ▲김해공항 67.3% ▲대구공항 45.6% ▲제주공항 33.3% ▲김포공항 23.4%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공항 전체 변경 비율도 38.5%로, 2025년 연간 23.2%보다 15.3%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김해공항은 올해 7월까지 최초 운항계획 2만 4,845건 가운데 1만 6,726건이 변경돼 청주공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변경 비율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4년 연속 변경 비율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60%를 넘어서는 등 운항계획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규택 의원은 “공항 슬롯은 항공사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사유재산이 아니라, 한정된 공항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공공자원”이라며 “슬롯 변경 건수가 지난해 8만여 건에서 올해는 7월까지 이미 7만 7천여 건에 달한 만큼, 운항계획이 충실하게 수립·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공사의 반복적인 슬롯 변경은 공항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다른 항공사의 신규 취항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며 “항공편 감축과 운항시간 변경에 따른 불편이 항공 이용객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정부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항공사와 노선에 따라 슬롯 사용률에 큰 격차가 나타나는 원인이 경영상의 어려움이나 항공기·인력 부족 때문인지, 실제 운항 능력을 넘어선 계획을 제출한 결과인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슬롯을 반복적으로 변경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항공사에는 향후 슬롯 배분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해공항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주요 국내공항 중 슬롯 변경 비율이 가장 높았고, 올해도 7월까지 변경 비율이 67.3%에 달했다”며 “반복적인 슬롯 변경의 원인과 노선 유지 및 항공 이용객 편의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점검하고, 필요한 노선이 안정적으로 운항될 수 있도록 슬롯 배분·관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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