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사각지대 특검 예산…국회 결산대에 오른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6-10-07 09:48:54

곽규택 의원, 특별검사 등 별도법률기관 결산 의무화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 대표발의
4개 특검 집행액 293억원·특수활동비만 52억원...세부내역·영수증 제출은 거부
검찰 특활비는 샅샅이 따지던 민주당, 정작 특검 예산은 감시 사각지대에 방치
조은석·민중기·이명현 등 현재 활동 중인 특검도 적용…최근 5년 내 종료 기관도 특별결산명세서 제출
곽규택 의원. 의원 사무실 제공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국민의힘 곽규택 국회의원(부산 서구·동구)은 재정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특별검사 등의 예산 집행내역을 결산보고서로 작성해 국회와 감사원에 제출하도록 하는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7일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각 중앙관서의 장이 회계연도마다 소관 예산의 집행 결과를 담은 결산보고서를 재정경제부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특별검사는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이유로 일반 정부부처와 달리 행정부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특수한 지위를 갖는다.

특검 운영경비는 정부 예비비를 통해 법무부에 배정된 뒤 다시 특검에 교부되지만, 법무부는 수사 독립성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집행 과정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특검은 수백억원의 국가예산을 사용하면서도 구체적인 집행내역과 증빙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고, 특검 활동이 종료된 뒤에는 조직 자체가 해산돼 예산이 적정하게 사용됐는지를 검증하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져 왔다.

실제로 법무부가 곽규택 의원실에 제출한 ‘각 특검별 예산 사용 세부내역’에 따르면, 조은석·민중기·이명현·안권섭 특별검사의 자료상 예산 배정액은 총 525억 8천만원, 9월 18일 기준, 집행액은 369억 5천만원에 달했다.

특검별 집행액은 조은석 특검 91억 5천만원, 민중기 특검 159억 7천만원, 이명현 특검 77억 2천만원, 안권섭 특검 41억원이었다.

특히 구체적인 사용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특수활동비 집행액만 56억8천만원이었다.

조은석 특검이 26억1천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민중기 특검 17억8천만원, 이명현 특검 8억9천만원, 안권섭 특검 3억9천만원 순이었다.

하지만 각 특검은 수사와 공소유지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등의 구체적인 사용내역과 영수증 제출을 거부하거나 재판 종료 이후 제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창영 특검의 경우에는 법무부가 특검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예산 집행자료 자체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동안 민주당은 검찰 특수활동비를 둘러싸고 구체적인 사용내역과 증빙자료 공개를 요구하며 대대적인 검증과 예산 삭감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정작 민주당 주도로 출범한 특검들이 검찰과 마찬가지로 수사와 공소유지를 명분으로 막대한 특수활동비를 사용하면서도 세부 집행내역 제출을 거부하는 데 대해서는 사실상 아무런 통제 장치도 마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검찰의 특수활동비에는 엄격한 공개와 검증을 요구하면서 특검의 특수활동비는 수사 독립성이라는 이유로 예외로 남겨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특검 예산은 총액과 예산 항목 정도만 제한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 실제 사용처와 계약 내용, 현물지원, 취득 자산의 관리·처분 등이 적정했는지를 체계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

특검이 종료된 뒤에는 집행잔액의 국고 반납 외에 전체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사후 점검할 법적 절차도 명확하지 않다.

곽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별도의 법률에 따라 독립적으로 국가사무를 수행하면서 국가로부터 예산이나 경비를 지원받는 기관·조직 또는 사람을 ‘별도법률기관등’으로 규정하고, 특별검사를 그 대상에 명시적으로 포함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별검사 등은 매 회계연도 결산보고서를 작성해 다음 연도 2월 말까지 재정경제부장관과 감사원, 예산을 지원한 중앙관서에 제출해야 한다.

특검의 직무가 종료된 경우에는 60일 이내에 전체 직무수행기간에 대한 최종 결산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결산보고서에는 예산 총액과 재원뿐 아니라 인건비·운영비·여비· 특수활동비·업무추진비·직무수행경비·임차료·용역비·자산취득비 등의 항목별 집행명세와 계약 내역, 현물지원 내역, 취득 재산의 관리·처분 및 불용·반납 내역이 포함된다.

재정경제부장관은 해당 결산보고서를 국가결산보고서의 부속서류로 국회에 제출하고, 감사원은 일반적인 결산검사와 별도로 특검 등의 집행내역을 검사해야 한다.

감사 결과 위법하거나 부당한 지출이 확인되면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수사나 재판에 중대한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세부 내용은 공개 보고서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되, 제외 사유를 명시하고 관련 자료를 감사원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비공개로 제출하도록 했다.

수사기밀은 보호하면서도 국회와 감사원의 재정 검증까지 피할 수는 없도록 한 것이다.

특히 개정안은 법 시행 이후 출범하는 특검뿐 아니라 법 시행일 기준으로  활동 중인 특검에도 적용된다.

이에 따라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검 등 현재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특검도 임명 이후 사용한 전체 예산과 경비를 결산보고서에 포함해야 한다. 

법 시행 전에 이미 활동이 종료된 특검 등도 최근 5개 회계연도의 범위에서 결산 대상에 포함된다.

이 경우 법무부 등 예산을 지원한 중앙관서가 보존 중인 회계자료를 토대로 특별결산명세서를 작성해 재정경제부와 감사원에 제출하고, 해당 자료는 다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된다.

곽규택 의원은 검찰 특수활동비는 샅샅이 파헤치고 삭감까지 주도했던 민주당이 정작 자신들이 출범시킨 특검의 특수활동비와 예산 집행은 감시의 사각지대에 방치하고 있다”며 “감시의 기준이 수사기관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곽 의원은 “수사의 독립성이 국민 세금 사용에 대한 면책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세부 집행내역과 증빙자료조차 제출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곽규택 의원은 “수사기밀은 철저히 보호하되 예산이 적법하고 적정하게 집행됐는지는 국회와 감사원이 반드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어떤 기관도 국민 세금에 관한 한 재정 감시의 사각지대에 머물도록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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