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손실본 수원농협 책임은 누가?

최원만

cwn6868@localsegye.co.kr | 2015-04-07 09:26:00

상급기관 변상요구에도 감가삼각 처리…‘제 식구 감싸기’

▲수원농협 건물전경.

[로컬세계 최원만 기자] 수원농협이 자체 감사로 전 지점장 등 3명이 부적격 대출 등으로 30억여원을 손실했음에도 주의조치만을 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대출이 불가한 사항에 대해서도 3억여원을 빌려준 뒤 인사위원회에서 이를 감가삼각 처리해 손실사고에 대한 면죄부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수원농협은 지난 2000년 11월 00지점장 A모씨가 마이산관광호텔 부지를 담보로 5억 9000만씩 두 번에 걸쳐 총 11억 8000만원을 담보 대출했다. 이어 미등기 상태였던 건물을 담보로 잡아 추가대출이 불가함에도 또 다시 2억 9000만원을 추가 대출했다.


A씨는 마이산관광호텔 건물에 대한 보전등기가 이뤄지지 않으면 앞서 대출했던 대출금 전액이 손실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법인도 아닌 개인에게 부적격 대출을 했다. 그러나 마이산관광호텔은 결국 경매로 넘어가 1차와 2차에서 모두 유찰됐다.

농협중앙회경기본부는 2002년 정기감사로 수원농협의 사고를 확인했다. 경기본부는 대출금에 대한 변상책임을 결정하고 변상책임액은 대출금 잔액을 기준으로 하되 경매배당금을 수원농협이 받을 경우 변상액에서 차감하도록 하고 관련자들에게 변상을 요구했다.


문제는 경기본부의 요구로 부적격 대출에 대한 책임을 지기로 한 수원농협 관계자들이 이를 번복한 것이다.

 
당시의 서류를 보면 수원농협은 2차 추가대출 부분에 대해 서석기 전 조합장은 대출에 대한 최종책임자로써 손실금 2억 9000만원의 10%를 그리고 A지점장은 80% 그리고 대출을 담당한 과장도 10%의 변상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결정은 수원농협이 재심신청을 하면서 번복됐다. 수원농협 인사위원회는 지난 2002년 4월 조합감사위원장에게 재심의 요청서를 보내 ‘부적격 담보물 취득 등에 대한 사고’에 대해 재심을 요청해 서석기 전 조합장에게는 ‘견책’ 대신 ‘주의촉구’라는 경미한 징계와 함께 변상금액도 0원으로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출을 담당했던 과장에 대한 재심의 요구도 내용이 같았다.


현 염귀종 조합장이 포함돼 있었던 당시 수원농협 인사위원회는 감액의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또 관련자들의 변상을 요구했던 경기본부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수원농협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7년 경기본부가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기초로 재심업무를 처리한 행위에 대해 엄중 주의를 촉구했다.

그러나 경기본부가 재심청구를 받아들인 것은 “당시 수사기관 미고지 및 사후관리 미실시 등으로 연관된 대출에 대해 사법처리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경매낙찰에 대한 회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면죄부를 줬다.  

이로 인해 2015년 현재까지 경매를 통해 수원농협이 변제받은 돈은 없으며 대출원금 14억 8000만원과 이자와 소송경비 등 14억을 포함하면 약 29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에 대한 책임은 그 누구도 지지 않고 있어 농협고위직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수원농협의 염규종 조합장은 “당시의 일이 너무 오래 되서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14억을 회수하기 위해 추가로 14억 정도의 소송비용과 이자가 들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또한 이미 법적으로 끝난 일이다. 그러나 재조사를 통해 의혹이 있는 부분은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