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콘 열풍’은 우연이 아니었다…세계 음악 산업이 주목한 도시의 조건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 2025-04-28 10:00:05
서울도 부산도 아닌 고양…접근성·인프라·행정지원이 만든 새로운 공연 중심지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한 번의 공연이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는 사례는 이제 낯설지 않다. 최근 열린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은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고양이라는 도시의 이름을 세계 무대 위로 끌어올린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지난 2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막을 내린 콜드플레이 단독 내한공연은 단순한 공연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약 32만 명이 찾은 이번 공연은 한국 공연 역사상 최대 규모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고, 공연이 끝난 직후 SNS와 해외 팬덤 커뮤니티에서는 ‘고양콘’이라는 단어가 빠르게 퍼졌다. 공연 장소였던 고양종합운동장 역시 하나의 브랜드처럼 회자되기 시작했다.
서울도 부산도 아닌 고양…월드클래스 공연 조건 갖췄다
최근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도시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고양이다. 지난해 Kanye West가 고양에서 리스닝 파티를 열며 세계 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은 이후, 고양은 K-POP과 글로벌 대중음악이 만나는 상징적인 공연 도시로 떠올랐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고양콘’이라는 별명이 붙은 고양종합운동장이 있다. 2023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이 리모델링에 들어가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잔디 문제와 정기 경기 일정으로 대형 공연 대관이 쉽지 않으면서 수도권에서는 사실상 대형 공연장이 사라진 상황이었다. 그 공백을 고양이 빠르게 채운 셈이다.
약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은 인천공항에서 1시간 이내 이동이 가능하고, 지하철 3호선 대화역과 가까워 해외 아티스트와 관람객 모두 이동이 편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GTX 개통이 예정되면서 접근성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아티스트가 먼저 찾는 도시로 바뀌다
고양이 공연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화려한 라인업만 봐도 확인된다. 지난해 Kanye West를 시작으로 ENHYPEN, SEVENTEEN 월드투어, 그리고 드림콘서트가 잇따라 열렸다.
최근에는 G-Dragon이 8년 만의 단독 월드투어 첫 무대로 고양을 선택했고, BTS 진은 콜드플레이 공연에 깜짝 등장한 데 이어 팬콘서트로 다시 고양을 찾을 예정이다. 여기에 BLACKPINK, Travis Scott, 그리고 재결합 이후 첫 내한을 준비 중인 Oasis까지 이름을 올리면서 고양은 사실상 ‘글로벌 공연 일정표’의 핵심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행정이 만든 공연 인프라…도시가 공연을 준비했다
이번 콜드플레이 공연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공연장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고양시는 공연 주관사와 협약을 맺고 공연 인프라 개선, 교통 대책, 안전 관리 등 전방위적인 준비를 진행했다.
특히 콜드플레이가 강조한 친환경 공연 운영 방식에 맞춰 태양광 무대와 일회용품 최소화 등 ESG 요소를 반영한 점은 해외 공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공연 유치에 그치지 않고 공연의 ‘내용과 철학’까지 함께 설계한 도시라는 점에서 기존 공연 유치 전략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고양콘 열풍’, 이제는 도시 경제로 이어진다
대형 공연이 연이어 열리면서 변화는 공연장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대화역 일대 상권에는 공연 관람객이 몰리며 매출이 크게 늘었고, 인근 관광지와 문화시설까지 방문객이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제 고양은 단순히 콘서트가 열리는 장소가 아니라 공연과 관광, 전시, 도시 체험이 결합된 새로운 문화도시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고양시는 공연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 개발과 글로벌 공연 브랜드화 등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콜드플레이 공연이 남긴 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도시의 방향성이다. 한 번의 콘서트가 도시 이미지를 바꿨다면, 앞으로 어떤 공연을 이어갈지가 고양이 공연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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