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용수의 팍스코리아]환경과 인간의 충돌
로컬세계
local@localsegye.co.kr | 2016-04-04 09:55:22
▲설용수 이사장. |
문명 비평가들은 ‘문명은 정치 지도자와 군사 지도자들을 교만케 해 비이성적·비인간적 행위를 저지르게 함으로써 서서히 소멸의 길을 걷게 된다’고 지적했다.
예일대 역사학 교수인 폴 케네디는 <제국의 멸망>에서 ‘지도층과 공직자·중간 여론 형성자·기업가들이 타락하고 사회 전반에 도덕과 윤리가 무너지면 그 국가는 반드시 망한다는 교훈을 역사의 경험에서 얻었다’고 하면서 ‘일찍이 로마 제국이 그러했고 스페인 왕국이 그러했으며 근대에는 대영제국이, 그리고 지금은 미합중국이 그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간이 반이성적이고 반문명적인 행태로 변하면 항공모함이 물 아래로 가라앉듯 거대한 제국도 조용히 수면 아래로 사라진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제 인류는 문명의 해체 정도가 아니라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지구를 떠나야 할 만큼 환경 파괴가 위험수위에 달했다. 인간의 교만이 만들어 낸 현대문명이 재앙이 되어 인류에게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심각한 자연파괴와 환경오염은 지구촌을 멸망시킬 가장 위험한 요인이다. 로마 클럽은 21세기가 가기 전에 인간과 자연의 충돌로 인류는 화석화되어 지구로부터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화(Globalization)’란 이름의 트렌드는 경제개발을 1순위에 두고 경제만 발전하면 인간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시에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며 ‘747 정책’을 주창한 이명박 후보에게 몰표를 던져 당선시켰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국민들은 경제만이 행복의 열쇠가 아님을 깨달아 가고 있다.
인간의 행복지수는 경제적인 부(富)에 정비례하지 않는다. 1998년 런던 정경대학에서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어느 나라가 가장 행복한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세계 최빈국인 방글라데시가 1위, 아제르바이잔이 2위, 나이지리아가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09년에 영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신경제재단(NEF)에서 세계 143개국을 대상으로 기대 수명과 삶의 만족도, 환경오염지표 등을 평가해 국가별 행복지수(HPI)를 산출했는데 코스타리카가 1위에 올랐고 도미니카공화국이 2위, 자메이카가 3위, 과테말라가 4위에 올랐다.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코스타리카는 1인당 국민소득이 6580달러에 인구는 5백만 명도 안 되는 소국인데 삶의 만족도는 세계 최고를 기록했고 기대 수명은 두 번째로 높았으며, 에너지의 99퍼센트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었다.
그 외에 2위의 도미니카공화국, 3위의 자메이카, 4위의 과테말라, 6위의 콜롬비아, 7위의 쿠바, 8위의 엘살바도르, 9위의 브라질, 10위의 온두라스 등 중남미 국가들이 10위권을 휩쓸었다. 한국은 중위권인 68위, 프랑스는 71위, 영국은 74위, 일본은 75위였으며, 미국은 하위권인 114위였다.
이 조사를 보면 인간은 경제수준이 높아지면 행복지수도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행지수가 더 높아짐을 알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양극화에 더 불안해지고 스트레스에 더 시달리며 그로 인해 각종 성인병에 노출되어 불행해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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