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포 라베니체, 축제를 상권의 힘으로…수변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유기호 기자
artour@hanmail.net | 2026-10-18 11:53:40
상가 구매 인증·온누리상품권 이벤트로 축제와 지역 소비 연결
행정·상인 협업 본격화…하루의 흥행을 연중 상권 활성화로 이어가야
야간관광 명소 넘어 체류형 수변 상권으로…지속 가능한 운영이 과제
가을밤 금빛수로를 따라 음악과 공연이 흐르고, 공원과 상가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포시가 지난 17일 한강중앙공원과 라베니체 일원에서 개최한 ‘2026 김포 라베니체 축제’는 수변 공간의 매력에 문화 콘텐츠와 상권 소비를 결합한 행사로 진행됐다.
이번 축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공연의 규모만이 아니다. 상가 구매 인증 이벤트와 플리마켓, 수로변 퍼레이드 등을 마련해 방문객의 활동 범위를 축제 무대에서 주변 상권으로 넓히려 했다는 점이다. 시민이 즐기는 축제를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기회와 연결하겠다는 시도가 반영됐다.
라베니체는 수변 경관과 야간 분위기를 앞세워 김포의 관광 명소로 알려져 왔다. 이제는 방문객을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를 넘어, 이들이 얼마나 오래 머물고 실제 상가 이용으로 이어지게 하느냐가 상권 활성화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무대 밖까지 축제 확장…라베니체 전체를 즐기는 방식으로
이번 축제는 저녁 공연에 집중됐던 기존 관람 방식에서 벗어나 낮부터 밤까지 즐길 거리를 배치했다.
행사 당일 오전부터 한강중앙공원 피크닉 공간을 찾는 시민들이 이어졌으며, 오후에는 금빛수로를 따라 마칭밴드와 라퍼커션이 참여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마술쇼와 어쿠스틱 버스킹, 플리마켓,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돼 메인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저녁 개막식 이후에는 조운트리오와 존박, 바다 등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선보였다. 관람 구역에 설치한 대형 LED 화면과 개선된 음향 시스템, 김포시 공식 유튜브 생중계도 관람 편의를 높이는 데 활용됐다. 오후 8시 30분부터 진행된 불꽃쇼는 레이저와 조명 연출을 더해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처럼 공연 외 프로그램을 늘린 것은 방문객이 특정 무대에만 머물지 않고 수변 공간 곳곳을 둘러보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낮 시간대부터 체험과 먹거리, 공연을 즐길 수 있다면 라베니체를 찾는 이유도 다양해질 수 있다.
다만 프로그램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체류 시간이 늘거나 상권 전체에 소비가 확산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방문객이 실제로 어느 공간을 이용하고 어떤 활동에 참여했는지 살펴야 축제 구성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영수증 이벤트로 소비 유도…축제와 상가 연결 고리 마련
이번 축제에서 지역상권 활성화와 직접 맞닿은 프로그램은 상가 구매 인증 이벤트다.
김포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함께 라베니체 상가 이용 영수증을 인증하면 온누리상품권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축제 관람객이 공연만 즐기고 돌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상가를 이용하도록 소비 동기를 마련한 것이다.
플리마켓 20곳과 체험텐트 3개소도 운영해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넓혔다. 축제 현장 중계 시스템을 설치해 라베니체 상권 곳곳에서 행사 분위기를 접할 수 있도록 한 점 역시 특정 무대에 집중되는 인파를 분산하고 상권 전반의 참여를 유도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영수증 이벤트를 계기로 평소 이용하지 않았던 상점도 방문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상인들도 행정과 상권이 협력해 축제를 준비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번 행사가 상권의 새로운 도약으로 이어지기를 바랐다.
이 같은 방식은 축제와 소비를 연결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벤트 참여 건수나 방문객 반응만으로 상권 전체의 매출 증가를 입증하기는 어렵다. 행사 전후 매출 변화, 참여 점포 수, 구매 인증 건수, 신규 고객 유입 등을 분석해야 실제 경제적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축제 당일의 소비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행사에서 관심을 가진 상점과 먹거리를 다시 찾도록 온라인 홍보와 재방문 프로그램을 연계한다면 축제가 상권의 장기적인 고객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행정과 상인 협력, 일회성 흥행 넘어 연중 운영으로
김포시는 라베니체 상권 활성화를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축제도 기획 단계부터 상권과 협력하고, 문화 콘텐츠와 구매 유도 프로그램을 함께 배치하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이기형 김포시장은 축제가 지역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활력을 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상인들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시는 상인들과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보행환경과 야간경관 정비, 연중 즐길거리와 먹거리 확충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방향이 성과를 내려면 행정이 행사를 기획하고 상인이 참여하는 일회성 협력에 그쳐서는 안 된다. 상인들이 필요한 개선 사항을 제안하고, 방문객 반응과 소비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 사업을 함께 설계하는 지속적인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라베니체의 매력을 축제 기간에만 경험할 수 있게 해서는 상권 활성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계절별 문화 프로그램과 소규모 공연, 가족 단위 체험, 지역 상점과 연계한 먹거리 콘텐츠 등을 분산 운영하면 방문 수요를 연중으로 확대할 여지가 있다.
수변 경관과 야간 조명만으로 관광객을 계속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방문객이 걷고 머물며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상가별 특색을 살린 콘텐츠를 발굴하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수변 명소에서 체류형 관광지로…성과를 입증할 때
라베니체는 야간관광 자원인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에 선정됐으며, 건축·도시경관 관련 수상 이력과 드라마·예능 촬영지로서의 인지도도 갖추고 있다. 수변 경관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은 김포 관광의 자산이다.
이 자산을 지역경제와 연결하려면 방문객 유치 이후의 과정이 중요하다. 축제 관람객이 라베니체의 식당과 카페, 상점을 이용하고 다시 방문하도록 만드는 운영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교통과 보행환경, 야간 안전, 편의시설 등 기본적인 이용 여건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앞으로 김포시가 축제의 효과를 점검할 때는 방문객 규모뿐 아니라 상가 매출 변화와 구매 인증 실적, 참여 점포의 만족도, 재방문 의향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자료가 축적되면 어떤 프로그램이 지역 소비에 도움이 됐는지 확인하고 예산과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라베니체 축제는 수변 관광과 지역상권을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축제 당일의 열기를 일상적인 방문과 소비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축제의 성공은 관람객의 환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김포시가 상인과 함께 소비·재방문 성과를 확인하고 연중 콘텐츠로 연결할 때, 라베니체는 잠시 붐비는 축제장을 넘어 지역경제와 함께 성장하는 수변 관광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유기호 기자 artou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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