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해양생물 펩타이드, 글로벌 식의약품 소재화의 도전과 기회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 2024-11-14 12:16:48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정승현 박사 |
해양생물에서 유래한 생리활성 물질은 의약품과 기능성 식품 분야에서 유망한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해양생물 유래 펩타이드는 항산화, 항암, 항염증, 항균, 대사 및 면역조절 등 다양한 생리활성을 보여 신약 개발의 잠재력이 크다.
대표적으로 청자고둥(Cone snail)에서 추출한 지코노타이드(Ziconotide)는 진통제로, 피낭동물(Tunicata) 유래 플리티뎁신(Plitidepsin)은 항암제로 상용화되었다. 이처럼 해양생물은 육상생물보다 뛰어난 환경 적응력을 바탕으로 독특한 구조적 다양성과 우수한 생리활성 기작을 지니고 있어 식의약 소재로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이러한 해양 유래 펩타이드를 연구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 바이오 자원의 미래 첨단 소재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 해양 바이오산업 및 펩타이드 소재 시장의 성장
해양 바이오산업은 빠르게 성장 중이며, 해양생물 유래 소재는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2년 해양 바이오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67억 달러로, 2030년에는 약 13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성장률이 8.7%에 달한다(Global marine biotechnology strategic business report 2024). 특히, 바이오산업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해양생물 유래 펩타이드는 독특한 활성 구조로 인해 우수한 생리적 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 식의약 소재로서 가치가 높다.
해양 자원의 한계를 보완하고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한 합성 펩타이드 기술의 발전 또한 기능성 펩타이드의 바이오 소재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합성 펩타이드 기반 의약품 시장은 2022년 약 39.3억 달러로 평가되었고, 2032년에는 약 82.6억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이 7.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Global Market Insights 2023).
특히, 합성 펩타이드인 세마글루타이드(Wegovy)나 리라글루타이드(Saxenda)를 중심으로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원료의약품인 펩타이드에 대한 관심 또한 급격히 성장하였고, 치료제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들은 2024년 래스커상을 수상하였다. 이와 함께 펩타이드 및 아미노산 기반 식이보충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여 2023년 약 269억 5천만 달러에서 2030년까지 513억 5천만 달러로 약 8.6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Kings research 2023).
해양생물 유래 펩타이드의 상업화와 규제 현황
합성 펩타이드 기술을 통한 해양생물 유래 소재의 상업화를 위해서는 대량 생산 및 품질 관리 체계가 중요하다. 현재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합성 기술은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지만 여전히 높은 생산 비용과 낮은 수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근에는 자동화된 합성 시스템과 효소 촉매 기반 기술이 도입되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주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청(PMDA) 등의 규제를 준수해야 하며,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 및 임상 시험을 통해 안전성, 유효성 검증이 요구된다. 해양생물 유래 펩타이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이러한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K-해양생물 펩타이드의 기대
▲본 기고문에 대한 AI(artificial intelligence)를 이용한 그림 |
해양생물 유래 합성 펩타이드는 의약품과 기능성 식품시장에서 주요한 바이오 소재로 자리잡으며, 항산화, 항암, 항염, 대사, 면역 등 다양한 생리활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국가해양생명자원 책임기관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물 유전체 정보센터(MAGIC: Marine Genome Information Center)를 활용해 합성 펩타이드를 설계하여 대사(무기질) 조절, 야뇨증, 항암, 항산화, 항균, 상처치유 등의 생리활성 소재를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외 산업재산권 확보와 과학적 검증을 통해 의약 및 바이오 소재로서 상용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 K-해양생물 펩타이드는 구조 변형을 통한 기능성 강화, 대량 생산 체계 구축, 규제 및 안전성 검증을 통해 미래 식의약품 시장에서 중요한 바이오소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첨단 기술과 해양 자원을 기반으로 한 K-해양생물 펩타이드가 인간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중요한 솔루션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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