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익산은 눈꽃으로 덮인다

한차수

han328cansoo@naver.com | 2015-05-15 11:17:57

낮에는 흰색 물결 밤에는 빛의 향연
▲전북 익산시 영등동거리 이팝나무에 눈꽃이 피어있다.

[로컬세계 한차수 기자] 봄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5월, 전북 익산에는 눈꽃이 피었다. 요즘 익산시 일대에는 이팝나무 꽃이 장관을 연출한다.

이팝나무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만 자라는 희귀한 나무로 키가 20~30미터나 자라고 지름도 몇 아름이나 되며 5월 중순쯤에는 파란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얀 꽃들이 가지마다 풍성하게 피는 나무이다.

가느다랗게 넷으로 갈라지는 하얀 꽃잎 하나하나가 마치 뜸이 잘든 밥알같이 생겼고 이들이 모여서 이루는 꽃 모양은 멀리서 보면 쌀밥을 수북이 담아 놓은 흰 사기 밥그릇을 연상케 한다하여 이팝(이밥)나무라 불린다는 설과 꽃이 피는 시기가 24절기 중 입하(立夏) 전후이므로 입하 때 핀다는 의미로 ‘입하나무’로 불리다가 ‘이팝나무’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 실제로 전북 일부 지방에서는 ‘입하목’으로도 불리고 있다.

쌀밥을 잘 알지 못 했던 서양인들은 희귀종인 이 이팝나무를 처음 보고 나무에 하얀 눈이 내린 것 같이 보여 ‘눈꽃나무(snow flower)’라고 불렀다고 한다.

익산시 영등동 일대에는 이팝나무가 만개해 시민들의 주요 산책로가 되고 있다. 주민들은 굳이 꽃구경을 하러 멀리 찾아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 너도 나도 이팝나무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채, 꽃구경 삼매경에 빠져있다. 서로 옹기종기 얼굴을 맞대고 사진을 찍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익산이 영등동 아파트 단지 앞에 조성된 이팝나무 잎에 다양한 색깔의 빛이 스며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밤이 되면 이팝나무 거리는 또 다른 변신을 한다. 다양한 색깔의 빛이 꽃잎에 스며들면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인위적으로 만든 조명쇼와 차원이 다른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여름의 초입에 밤 바람을 맞으며 이팝나무 향에 취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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