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제단체 대표들, "수해 복구 한창인데"예산군서 골프라운딩 말썽
김웅렬 기자
wkoong@daum.net | 2025-07-29 14:51:09
[로컬세계 = 김웅렬 기자]전국 곳곳의 기록적인 폭우로 재산피해는 물론, 인명피해까지 발생해 수해를 입고 복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인천 지역 주요 경제단체 대표들이 피해 지역에서 골프 라운딩을 즐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다수의 매체에 따르면, 인천경제단체협의회 소속 일부 회원들이 지난 26일, 충남 예산군 삽교읍에 위치한 B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행사는 하계 워크숍의 일환으로 회원 20여 명이 참여해 진행된 것으로 협의회 측은 당진 소재 한 공장을 견학하고 경제특강을 듣는 일정 후 골프 라운딩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인천경제단체협의회는 인천 지역 경제 발전과 기업 환경 개선을 목표로 지난 2월 출범한 단체로 인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27개 경제단체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다. 초대 상임대표는 A모씨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이 맡고 있다.
문제는 골프 라운딩이 진행된 골프클럽이 위치한 삽교읍을 포함한 예산군 일대가 최근 집중호우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는 점이다. 충남 지역은 200년만의 폭우로 무한천·삽교천 범람과 제방 붕괴로 인해 주택 수십 채와 농경지가 침수되고, 수백 명의 이재민이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 중인 상황에서 경제단체 대표들이 해당 지역에서 골프라운딩을 즐겼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 주민 C씨는 “복구 인력도 부족하고 더위에 자원봉사자들도 고생하고 있는 시점에 외지 경제단체가 이곳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소식을 들으니 허탈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현재도 여러 지자체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폭염 아래서 비지땀을 흘리며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인천 연수구는 예산군에 수해 이재민 지원금을 보냈고,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예산군을 찾아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펼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천상공회의소 측은 “이번 행사에서 골프는 친목 목적의 일부 일정이다. 행사진행에 대해 논의가 있었으나 수해가 발생하고 조금 시간이 지난 상태였고 복구가 본격화되고 일부는 일상회복이 된 부분이 있어 원안대로 진행했다"면서 "해당 일정이 수해 상황과 충돌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사전 인식이 부족했던 점을 유의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해 피해가 채 복구되지 않은 지역에서의 부적절한 행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B골프클럽이 A 회장과 관련된 그룹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에서 행사 장소 선정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예산군은 현재까지도 피해 복구가 진행 중이며, 군 전체 피해액은 약 317억원, 이재민은 700여 명에 달한다.
로컬세계 / 김웅렬 기자 wkoo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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