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사고후 대안없어 성난민심에 ‘백기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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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이 화재가 난 구룡마을을 둘러보고 있다. ©로컬세계

[로컬세계 전승원 기자] 서울시가 백기를 들었다. 시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을 놓고 대립각을 세워온 강남구 방식을 전격 수용했다. 최근 발생한 화재 사고 후 민심이 들끓자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서울시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에 기존 ‘환지방식’을 버리고 강남구가 주장한 ‘수용방식’을 전격 수용해 재추진하기로 18일 결정했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그동안 구룡마을 개발사업은 토지주에게 땅으로 보상하는 환지방식을 주장하는 서울시와 전면 수용, 사용방식을 주장하는 강남구의 입장차로 갈등이 커져왔다. 지난 8월에는 재개발사업 구역이 해제되기까지 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던 국면이 전환된 것은 지난 11월. 구룡마을 7-B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15개동이 전소하고 한 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시는 시민 생명 보호와 최소한의 주거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어떠한 명분보다 중요하다며 강남구의 방식을 전격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개발 방식을 둘러싼 입장차로 무산됐던 구룡마을 개발사업이 10년만에 첫 삽을 뜰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관계자는 “(결정을 뒤바꾼 이유를) 지난달 구룡마을 화재사고를 계기로 거주민의 삶과 안전을 지키는 게 가장 좋은 개발방식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면서 “수많은 논의와 명분들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에 있어서 최우선 가치는 시민 생명 보호와 최소한의 주거안정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 관계자는 “(시의 이번 결정에 대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당연한 결정”이라며 “개발 이익이 임대주택 공급 등 거주민 재정착에 쓰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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