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집 들어가는 순간이 가장 무섭다”…돌봄의료 현장, 뒤늦은 안전 논의
고기훈 기자
jamesmedia@daum.net | 2026-04-15 14:52:12
폭언·폭행·고립 근무 현실 속 “제도는 있었지만 보호는 없었다” 지적
[로컬세계 = 고기훈 기자] 방문 돌봄 현장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에게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대상자 집 문을 여는 순간’이라는 말이 나온다. 외부 도움 없이 혼자 들어가는 구조 속에서 폭언이나 돌발 상황에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보완 논의가 경기도의회에서 본격화됐다.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윤태길 의원은 방문형 돌봄의료 종사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경기도 돌봄의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장의 위험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방문 돌봄 종사자들은 이용자의 주거 공간에서 단독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특성상 폭언이나 신체적 위협, 예기치 못한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존 제도는 이러한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현장 종사자들은 제도와 현실의 괴리를 체감하고 있다. 한 방문 돌봄 종사자는 “응급 상황이 발생해도 즉각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감정 소진도 심각하지만 이를 지원받을 창구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돌봄의료 종사자 개념을 명확히 하고, 도지사가 안전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한편, 근무환경과 안전 실태를 포함한 조사, 교육·훈련비 및 보험 지원, 심리상담 등 소진 예방 대책을 제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긴급 상황 대응 체계와 휴식 지원 등 현장 인력 보호 장치를 구체화한 점이 눈에 띈다. 단순 선언 수준에 머물렀던 기존 조례에서 한 단계 나아갔다는 평가다.
단, 실효성을 둘러싼 과제도 남아 있다. 관련 지원이 실제 현장까지 작동하려면 예산 확보와 운영 체계 구축이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제도 마련이 곧바로 현장 안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태길 의원은 “돌봄의료 종사자의 안전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공공 서비스의 질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보호 체계가 작동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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