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19, ‘병원 포화’ 속 임산부 살렸다…3시간 조정 끝 타지역 이송

박세환 기자

psh784@daum.net | 2026-04-08 16:24:48

16곳 병원 수용 거절…충남 아산 병원으로 긴급 이송
관외 이송 증가세…필수의료 공백 구조적 문제 드러나
119 종합상황실 사진. 대구소방 제공

[로컬세계 = 박세환 기자] 병원 수용난이 반복되는 의료 공백 속에서도 119의 끈질긴 대응이 생명을 지켜냈다.

대구에서 임신 20주차 임산부가 병원 수용이 어려운 위급 상황에 놓였으나,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지속적인 병원 조정 끝에 무사히 치료를 받고 퇴원한 사실이 알려졌다.

8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3월 25일 새벽 2시께 대구 동구에서 복통을 호소하는 임산부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는 산모 상태를 확인한 뒤 즉시 병원 선정을 요청했지만, 당시 대구·경북 지역 주요 병원들은 분만실 포화와 산과 당직 부재 등으로 수용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임산부 복통은 조산 위험이 있어 신속한 전문 진료가 필요한 만큼, 구급상황관리센터는 인근 지역까지 범위를 넓혀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는 데 나섰다. 이 과정에서 16개 이상의 의료기관에 문의가 이어졌고, 약 3시간에 걸친 조정 끝에 충남 아산의 병원으로 이송이 결정됐다.

센터는 산모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임을 고려해 장거리 이송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즉시 이송을 진행했으며, 이동 중에도 추가 수용 병원을 확인하는 등 상황 변화에 대비했다.

산모는 병원 도착 후 태아 이상 없이 안정적인 상태로 확인됐고 치료를 마친 뒤 퇴원했다.

이처럼 병원 수용이 어려워 장거리 이송이 이뤄지는 사례는 증가하는 추세다. 현장 도착부터 병원 도착까지 2시간 이상 소요된 관외 이송 사례는 2024년 7건에서 2025년 13건으로 늘었다. 뇌혈관질환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중증 응급환자가 대부분으로, 지역 내 필수의료 인프라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례를 병원 수용난 속에서도 적극적인 조정과 대응으로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엄준욱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은 “특수과 근무 경험이 있는 간호사와 1급 응급구조사 등 전문 인력을 확대 배치하고, 구급대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며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119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로컬세계 / 박세환 기자 psh78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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