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 앞둔 이길여 씨의 사군자 나들이
라안일
raanil@localsegye.co.kr | 2016-03-07 15:35:35
▲고희전 앞둔 이길여 씨. |
이 씨는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위치한 백악미술관에서 ‘고희(古稀) 기념 작품전’을 연다. 이번 작품전은 그의 첫 번째 작품점이며 사군자와 문인화 등 50여점을 선보인다.
▲이길여 고희전 포스터. |
하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아이들의 어머니이자, 한 남자의 아내가 아닌 오롯한 ‘이길여’가 됐다고 말한다. 또한 그동안 살면서 받았던 상처들이 치유되는 것을 느꼈으며 무엇보다 즐거움과 재미에 빠지게 됐다고 한다.
이 씨는 “처음 설레는 마음을 떠올리며 화선지에 먹물을 수놓듯이 수많은 시간들을 쌓으면서 어색했던 길과 점차 친숙해지고 있다”며 “이 길이 익숙한 후에는 발전이 멈춘 것 같은 좌절도 맛보면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제 생활 속에서 뗄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그림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해준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씨는 “그동안 묵묵히 곁에서 응원하며 든든하게 큰 버팀목이 돼 준 남편과 늦게 열정을 쏟는 엄마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용기 북돋아 준 사랑하는 세 아들과 며느리게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이 씨의 작품은 매난국죽 사군자이다. 여기에 포도, 자목련 등을 포함해 다채로운 꽃과 정물을 그린다. 전통적인 화목에 기반하고 있지만 주변 꽃과 나무들을 관찰해 묘사한다. 특히 화폭 곳곳에서 간결하고 담백한 경지를 추구하는 그의 철학이 묻어난다. 때문에 이 씨의 그림을 볼 때마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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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물의 농도가 물감‧색을 특정한 상태로 변이시키고 더불어 모필의 자취가 색을 다채로운 얼룩의 상태로 만들어주고 있다”며 “간결하고 담백한 경지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이며 다분히 문기 짙은 문인화의 한 경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 경지가 높고 깊어지는 것이 과제인 그림”이라고 호평했다.
이 씨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또 다른 출발선에 섰다고 말한다.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한 고민이 묻어있다. 하지만 오랜 고민 끝에 해답도 찾은 듯하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지만 매듭을 새롭게 짓고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지나온 길들에서 최선의 심혈을 기울였던 노력을 산물들을 부족하지만 처음 선보이게 됐다”며 “여전히 가야할 높고 먼 길들이 많겠지만 또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보다 발전된 길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노력의 과정을 통해 배우는 깨달음에 즐거웠다. 작품전을 전시하면서 체감했던 즐거움을 관객분들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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