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류주석 교수 연구팀, 먹고 나서 2초만 ‘아~’ 하면, AI가 흡인(사레) 위험군 찾아낸다

마나미 기자

| 2026-08-20 15:41:23

-흡인, 음식물 또는 침이 기도로 넘어가는 현상...삼킴장애 환자에서 흔하며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지기도
-연구팀, 2024년 삼킴 직후 목소리만으로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 구분하는 AI 모델 개발한 바 있어
-삼킴장애 환자 목소리 길게 내기 어려워...음성 데이터 2초로 자동 분할한 뒤 추가 보정한 모델 제시
-남녀 통합 모델,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 구분하는 능력(AUC) 0.8090, 민감도 81.78%, 특이도 80.02%

[로컬세계 = 마나미 기자] 음식물을 삼킨 직후 단 2초간의 짧은 목소리만으로도 인공지능(AI)이 흡인(사레) 위험군과 정상군을 구분해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류주석 교수 연구팀(제1저자 김정민 선임연구원)은 음식물을 삼킨 직후에 ‘아~’ 하고 낸 목소리를 엄격하게 보정해 AI에 학습시킨 뒤 흡인 위험군을 선별하는 성능을 검증한 결과를 발표했다.

흡인은 음식물이나 침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잘못 넘어가는 현상으로, 노화, 신경계 질환 등으로 삼킴장애를 겪는 환자에서 흔히 나타난다. 흡인이 반복되면 음식물과 침 속 세균이 폐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고령화와 함께 삼킴장애 환자가 늘면서 흡인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표준 검사법인 ‘비디오투시연하검사’는 엑스레이로 음식물이 이동하는 과정을 실시간 관찰하는 방식이라 피검사자가 방사선에 노출될 뿐 아니라 전문 인력과 장비가 필요해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시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삼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목소리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상적인 삼킴에서는 후두가 기도를 막아 음식물이 안전하게 식도로 넘어가지만, 삼킴장애 환자는 이 기능이 약해져 음식물이 성대 위에 남기 쉽고, 남은 음식물이 성대 진동을 방해해 목소리 질이 변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활용해 2024년 삼킴 직후 목소리만으로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을 구분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는데, 당시에는 음성 데이터를 원본 길이 그대로 사용해 삼킴장애 환자와 일반인 간 발성 길이 차이가 AI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있었다. 삼킴장애 환자는 목소리를 길게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모든 음성 데이터를 2초 단위로 자동 분할해 표준화하는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나아가 자동 분할 과정에서 의미 있는 구간이 잘리거나 잡음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연구진이 직접 데이터를 확인하며 다듬는 과정을 추가했다. 이렇게 엄격하게 보정된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킨 다음 흡인 위험군을 선별하는 성능을 검증하고자 연구를 실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류주석 교수(좌), 김정민 선임연구원(우)

2021년 10월부터 2023년 2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삼킴장애 증상으로 비디오투시연하검사를 받은 환자와 삼킴장애 증상이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삼킴 직후 목소리가 녹음된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중 녹음 품질 등 기준을 충족한 40세 이상 성인 198명(흡인 위험군 70명, 정상군 128명)을 최종 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 결과, 남녀 데이터를 통합해 학습시킨 모델이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을 구분하는 능력(AUC, 1에 가까울수록 우수) 0.8090, 흡인 위험군을 찾아내는 민감도 81.78%, 정상군을 찾아내는 특이도 80.02%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반면 남성과 여성 데이터를 따로 학습시킨 모델의 AUC는 각각 0.7230, 0.7376으로 통합 모델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흡인이 있으면 평소 뚜렷한 남녀 간 목소리 차이가 옅어져, AI가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흡인 위험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음성 패턴에 집중해서 학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음성 데이터를 2초로 표준화하는 접근의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삼킴장애 증상으로 비디오투시연하검사를 받은 환자의 평균 발성 지속시간은 2.22~2.48초로 일반인(6.19초)에 비해 유의하게 짧았다. 이는 2초 표준화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삼킴 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의 발성 능력을 반영한 과학적 기준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이번 연구는 삼킴장애 환자가 실제로 낼 수 있는 발성 조건에 맞춰 데이터를 엄격하게 보정함으로써, 단 2초간의 짧은 목소리만으로도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을 안정적으로 구분해내는 AI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류주석 교수는 “흡인은 음식물이나 침을 삼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일상에서 위험을 지속적으로 살필 수 있어야 한다”며, “향후 다기관 데이터를 확보해 이번 연구가 제시한 AI 모델의 성능을 검증하는 등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 현장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과 분당서울대병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