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 칼럼] 이슬도 못 먹고 사는 백성들-백성(百姓)의 목소리(Ⅴ)
마나미 기자
| 2026-09-15 16:13:19
필자가 학창 시절에는 깨끗하고 청순한 의미로 이슬이라는 단어를 많이들 사용했다. 물론 서로 사랑하는 연인끼리 자신의 여인을 표현할 때도 그랬지만, 특히 짝사랑하는 여인을 표현할 때 이슬처럼 청초한 여인이라는 말을 많이 쓰곤 했다. 하기야 그 시절에는 생일 선물로 시집을 선물하던 때이니, 지금의 MZ세대는 촌스럽다고 할 수도 있는 표현이지만 그 시절에는 그랬다. 필자가 갑자기 이슬 이야기를 하면서 짝사랑 운운하는 것이 단순히 옛 추억에 젖어 보자고 하는 말은 아니다.
개각하겠다고 내놓은 장관 후보 지명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그렇지 않아도 백성들 머리를 혼란하게 하는데 김의겸이라는 국회의원이 "이슬만 먹고사는 분을 후보자로 고를 수는 현실적으로 없는 그런 좀 한계가 있는 거고요."라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를 보는 순간 필자는 머리가 공백 상태가 되며 ‘언제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가 되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분명 이슬만 먹고산다는 그 의미는 정도를 걷는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무어라고 어떻게 변명할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대다수 백성은 필자와 같은 의미로 해석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정말 문제다.
첫째로, 대한민국에 장관을 할 정도의 물망에 오르는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주어지는 정당한 보수만 챙기고 공정하게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나 친분이 있는 사람을 위해서 일하지 백성을 위해서 공정하게 일하며 정도를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현실적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했으니, 정치인 거의 모두가 딴 주머니를 차고 있다는 말이다.
이건 정치인 스스로 자신들의 도덕성은 물론 어쩌면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자백하는 것으로 정치인 모두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발언이다. 필자가 흥분할 일이 아니라 정치권 전체가 흥분해야 할 일이건만 의외로 조용하니 그게 더 이상할 뿐이다. 그리고 김의겸의 표현이 사실이라면, 대다수 정치인이 친분이 있는 사람의 민원을 핑계로 정부 부처에 압력을 넣거나, 자녀를 학군 골라 위장 전입시키거나, 입주 딱지를 노리고 불법 전입신고를 하거나, 자신들은 비거주 주택을 소유하면서 백성들에게 비거주 주택 중과세 방침을 밝히는 등 누가 봐도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정치 놀이를 하고 있다는 말로밖에는 달리 해석할 수가 없는 발언이다.
둘째는, 이슬도 못 먹는 백성들이 너무 많은데 이슬만 먹고는 살 수 없어서 다른 것까지 먹었다는 것이니 이것은 이 나라 백성들의 대다수인 서민들을 우롱한 것이다. 서민들은 그저 당장 눈앞에 벌어지는 오늘을 살기 버거워서 입주 딱지를 노리고 다른 곳으로 전입하지도 못하고, 자녀 교육을 위해서 위장 전입시키는 일 같은 것은 엄두도 못 낸다. 평생을 모은 재산이 집 한 채이건만 거기 살 형편이 안 돼서 다른 곳으로 나와 살며 그 집은 세 받아 노후를 보내는데 비거주라고 세금을 내야 한다는 말에 불안하기만 할 뿐이다.
그런 백성들이 선택해서 국회의원 만들어 놨더니 기껏 한다는 소리가 이슬만 먹고 사는 후보는 현실적으로 고를 수 없다는 그 말은 역으로 해석하면, 너희가 못나서 이슬도 못 먹는 것이지 잘난 나는 이슬만 먹고는 못 산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할 뿐이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 시절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렸던 사람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으면서도 영 머릿속이 개운하지를 못하다.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걸인으로 사는 분들에게는 송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면서, 여담 한마디 하면, 거지가 복권에 당첨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깡통에 금도금하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물론 어느 한 사람 들으라고 필자가 지껄인 소리는 아니다.
들을 귀 있는 이들은 듣겠지만 이 말을 들을 귀가 있는데도 자기 자신들을 돌아보지 않고 헛소리하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는 것이 아닌지 궁금한 마음에 굳이 사족을 달자면, 권력이 법 위에 앉으면 그 법은 백성을 죽이는 무기가 되고, 언론이 권력의 시녀가 되면 그 언론은 백성을 도탄에 빠트리는 앞잡이일 뿐이라고 한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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