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아버지와 가수 딸을 둔 영화감독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localsegye.co.kr | 2015-11-02 16:07:40
각각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 가족
행복 근원 가정에 있다는 메세지 전달
▲야마사키 이소미 감독이 로컬세계와의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승민 특파원. |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 시를 쓰며 노래를 부르고 영화처럼 산다는 것은 그 자체가 예술일 것이다. 일본에는 이 3가지를 다 소유한 예술인 가족이 있다. 시인 아버지와 가수 딸을 둔 영화감독. 3대가 각각 다른 분야에서 재능을 펼쳐 세인의 관심을 얻고 있다. 인터뷰 주인공 야마사키 이소미 감독을 만나러 그의 저택을 찾아가 보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자기 소개부터 부탁한다
본명은 야마사키 이소미(72)이고 교토에서 출생했다. 16세에 배우로 선발돼 후지테레비 특선영화 천마천평의 주연배우로 데뷔했다. 배우활동이 바빠 간사이대학 법학부를 다녔지만 졸업을 못하고 중퇴했다. 24세에 광고대리점, 모델학교 등을 세워 교토에서 TVCM디렉터를 했고 30세가 되던 해에는 도쿄로 이주해 예능프로덕션을 설립했다. 아데랑스나 예술네이처, 화장품회사 등 상업영상을 시작으로 일반영화까지 제작했다. 지금은 ‘주식회사 OCEAN50’을 설립해 영화제작, 테레비코마샬, 음악제작, 탈렌트사업부, 배우양성, 이벤트기획, 인터넷TV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3대가 예술을 한다. 가족을 소개하자면
부친 야마사키 사네하루는 시인이며 사업가였다. 당시의 시인들 아마노 주, 기타가와 모모유 등과 함께 동인잡지 ‘리얼’을 발행했고 종전 후에는 아마노, 다나카, 요다 등과 ‘고루보시화회’를 결성해 교토시에서 인쇄업, 문장아동출판업을 경영하는 등 근대의 문학가 양성과 창작에 힘썼다. 평론가로도 유명했던 부친은 1947년 전문월간지 ‘시학’을 창간했고 동인지 ‘호네’의 주필을 맡았다. 작품으로는 ‘비상’ ‘꽃’ ‘바위’ 등의 시집이 있다.
딸 구라키 마의(33)는 작년 말까지 단독 라이브 공연회수 300회를 넘었다. 1999년 릴리즈한 싱글로 데뷔해 첫앨범 ‘delicious way’는 매출 330만장을 돌파하는 등 여성 아티스트 중 1위를 기록했다. 발매 1주째 매출이 222만장으로 데뷔 앨범으로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후에도 발표한 곡들이 모두 오리콘 톱10에 들어가는 등 현재까지 총 1900만장의 앨범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대만이나 중국에서도 인기가 있고 대만의 순위차트에서도 1위를 획득, 대만의 인기 가수 손연자와 콜라보레이션도 하고 있다. 오리콘 싱글 2위 내에 12곡이 모두 진입해 아티스트로서는 최고 기록인 것으로 알고 있다.
▲딸 구라키 마의. |
딸 ‘구로키 마의’와 추억이 있다면
먼저 오늘 딸의 생일날 인터뷰를 하게 돼 로컬세계와는 우연이 아닌 매우 뜻 깊은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딸이 4살 되던 해 장난감 피아노를 사준 적이 있다. 그 장난감을 가지고 노래를 부르면서 얼마나 즐겨 놀던지 나도 놀랐다.
딸이 음악적 감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다음해 피아노를 사줬다. 딸은 오직 피아노 연주에 몰두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하루의 일이었다. 학교에 입학했지만 공부는 뒷전이고 노래와 피아노에 열중했고 고교시절 16세에 가수로 데뷔했다. 사실 나도 영화배우로 데뷔할 때의 나이가 16세였다. 최근에는 딸의 팬클럽에 가입해 딸을 응원하고 있다. 언제까지라도 딸의 앞길을 지켜주고 싶다.
16세의 나이에 주연배우로 발탁되었다. 특이한 경우로 생각되는데
당시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후지테레비의 특선영화 주연을 공모했다. 예선을 각지에서 벌였고 1명을 선발하는 어려운 관문이었다. 몇 단계의 선발과정을 거쳐 최종 1인이 됐다. 주연으로 연기했던 영화 ‘천마천평은 후지TV 에서 방영이 됐고 시청률이 35%까지 올랐다. 영화의 인기와 더불어 주연이었던 나도 더불어 일확 인기배우가 되는 계기가 됐다. 당시 TV편성국장 구사마 히로유키는 연기를 칭찬하면서 ‘8채널’에서 방영한 것을 연유해 예명을 ‘후지 8의 사나이’라고 지어주기도 했다.
▲야마사키 이소미 감독이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
자신이 제작하는 영화의 특징이 있다면
나는 영화를 통해서 인간이 찾아가는 목적지는 결국 평화세계이고 행복의 근원은 가정에 있다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또 내가 만든 영화에서는 피를 보이지 않게 한다. 피를 흘려가며 죽어가는 참혹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정서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피를 보여주지 않고도 얼마든지 현장감 있는 표현이 가능하다. 상업적 예술성보다 인간적인 예술성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내 영화의 특징이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 소개를 부탁한다
현재 인터넷 TV 사무라이천마천평, 다다이마산죠, 가수들이 진행하는 가라오케노래자랑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는 ‘칠복신’ 촬영을 마치고 형사시리즈 제5부작으로 3명의 아줌마들이 형사로 활약하는 영화촬영에 들어갔다. 특별한 사연으로 아줌마 3명이 형사로 발탁되어 범인들과 쫓고 쫓기는 아슬아슬하면서도 재미를 주는 영화이다. 검사출신, 유치원교사출신, 야쿠자출신의 3명의 아줌마형사들이 수사를 진행하면서 범죄자들과 수많은 싸움을 벌이게 된다. 특히 야쿠자들과의 대결에서 악당들을 모조리 제압하는 빛나는 무술실력은 통쾌함을 더해준다.
영화 ‘칠복신’에 대해
칠복신이란 일본에 전설로 내려오는 민간신앙이다. 일본의 토착신 ‘에비스’에 인도의 신들과 중국의 신들을 더해 일곱복신을 말한다. 유일하게 일본 신인 에비스는 일본신화에 등장하는 남신 ‘이자나기’와 여신 ‘이자나미’ 사이에서 태어난 어업의 신이다.
환경파괴, 핵개발, 무기생산 등으로 지구촌은 미래의 불행을 자초하고 있다. 또 옛날이나 지금이나 선한 사람들이 살아가기에는 악한 자들의 장애물이 너무 많다. 영화 ‘칠복신’은 일곱 신들로 하여금 악한 인간들의 마음을 새롭게 개조해 선한 사람으로 바꿔 인간이 염원해 온 평화세계를 실감있게 느끼게 해주는 내용이다.
한국인에게 한마디
나는 일본의 영화인이지만 사실 한국의 영화나 TV드라마를 즐겨보는 한류 팬이다. 한국의 영상문화에 깊은 호감을 갖고 있다. 한국의 영상산업은 일본보다 앞섰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문화를 좋아하다 보니 한국인을 좋아하게 됐다. 2012여수박람회에도 다녀왔고 서울도 여행하는 등 한국의 매력에 끌려 여러번 한국에 다녀왔다. 일본인들 대부분은 한국을 좋아한다. 특히 한반도의 남북통일이 하루 속히 성사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한일간에 우호관계도 더욱더 친근하게 발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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