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치즈 대부 지정환 신부 장례미사…1000여명 마지막길 배웅

김경락 기자

kkr9204@daum.net | 2019-04-16 17:51:27

정부,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
▲고별식.(사진= 천주교 전주교구 홍보국 제공)

[로컬세계 김경락 기자]전북 임실을 대한민국 치즈 발상지로 만든 고(故) 지정환 신부(본명 디디에 세스테번스)의 장례미사가 16일 전주 중앙성당에서 거행됐다. 천주교 전주교구 신자 등 1000여 명은 지 신부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천주교 전주교구에 따르면 지정환 신부는 지병으로 전주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13일 오전 10시경 영면했다. 향년 88세.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난 지 신부는 지난 1959년 한국에 온 뒤 1960년부터 천주교 전주교구 소속 신부로 활동해 왔다. 특히 1967년 전북 임실에 한국 최초의 치즈공장을 설립하는 등 국내 치즈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국민훈장 모란장 추서.

천주교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는 지 신부가 선종 전에 남긴 말을 미사에서 소개했다.

그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 지 신부는 장례미사 때 신도들에게 '희망'과 '하느님의 계획'을 전달해 달라고 했다"며 "지 신부는 척박한 땅을 개간해 농민에게 나눠주고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늘 희망을 전달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한국에 오고 치즈를 생산하고 병을 얻어 떠나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계획'이라고 말했다"며 "'자신은 하느님이 계획하고 실행하는 일의 도구였을 뿐'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1시간 30분 넘게 이어진 미사 끝에 지 신부 영정과 유족은 장지인 전주시 치명자산 성직자 묘지로 향했다.

 

▲성직자 묘지. 

지정환 신부는 1970년대 초반 다발성신경경화증을 앓아 하체의 기능을 서서히 잃어 목발과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전주·완주 복지시설을 오가며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돌봤다. 이 같은 지 신부의 공로를 인정해 법무부는 2016년 고인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했다.   

정부는 한국 치즈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지 신부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했다.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