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급격한 기후변화의 경고인가, 롯데의 가을 반란을 부른 행운의 부적격인가'… 국민적 관심사 된 북항 상어 '부캉이'의 기묘한 역습과 안전 방어선

전상후 기자

sanghu60@naver.com | 2026-09-24 20:36:12

사단법인 초록생활 백수환 대표 “기후변화로 감각기관 무디어져 길 잃고 들어온 것, 북항친수공간엔 먹이 없어 신속히 외해로 내보내야”
24일 현재 엿새 동안 6만여명 몰려
부산시, 추석연휴 안전관리 강화, 28일 관계기관 대책회의 구조방안 논의
지난 18일 북항친수공간에 부산항 북항에 들어온 상어 '부캉이'의 모습,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휴대폰으로 상어의 모습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하 블로그 말랑콩떡 화면 캡처

[로컬세계 = 전상후 기자] 대한민국 해양수도 부산의 심장부인 북항친수공원에 날아든 느닷없는 낯선 방문객이 온 도시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맑고 잔잔해야 할 경관수로에 지난 18일 거대한 생명체가 나타난 이후 북항은 순식간에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전례 없는 ‘야외 아쿠아리움’으로 탈바꿈했다.

친숙한 애칭 ‘부캉이’로 불리며 남녀노소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지만, 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는 기후위기가 던지는 서늘한 경고와 함께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행정의 긴장감이 팽팽하게 교차하고 있다.

◆ “기후변화로 감각 무뎌져 북항까지… 먹이 없는 수로에서 신속히 외해로 내보내야”

바다로 돌아가야 할 대형 상어가 엿새째 북항재개발지구 내 한복판의 좁은 수로에 갇혀 머무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선 환경적 진단을 내놓고 있다.

사단법인 초록생활 백수환 대표는 부캉이의 장기체류 현상에 대해 뼈를 때리는 날카로운 분석을 제기했다. 백 대표는 “지난 18일 북항친수공간에 상어가 들어온 것에 대해 ‘먹이를 찾아 들어왔다’는 등 여러 설이 거론되고 있지만 신빙성이 낮다”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급격한 기후 변화 때문에 상어의 감각기관이 무디어져 내해를 거쳐 북항친수공간까지 자신도 모르게 들어왔을 것으로 짐작된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백 대표는 현장의 열풍에 가려진 실질적인 대책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해안에 상어가 자주 나타나는 미국, 일본 등에서는 화젯거리가 안 되는데 우리나라는 희귀한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국민적인 관심사가 돼 북항에 하루평균 1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부캉이 마케팅’까지 생기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항친수공간은 먹이도 거의 없을뿐더러 상어가 장기간 머물 수 있는 해수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관계기관들은 부캉이의 기력이 남아 있을 때 구조방법을 세워서 신속히 외해로 내보내야 한다”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 18일 부산항 북항 내 북항친수공간에 들어온 상어 '부캉이'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 하루평균 1만여명이 몰려들어 평상시의 하루평균 2000명 대비 5배 정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 엿새 동안 6만여명 운집한 '전국구 핫플'… 추석 연휴 철벽 안전망 가동

상어의 출현이 뜻밖의 ‘상어 특수’를 불러일으키며 인근 편의점의 죠스바와 고래밥 매출이 치솟고, 심지어 롯데자이언츠의 6연승(24일 현재) 행진과 겹쳐 ‘승리의 부적’처럼 회자되고 있지만, 부산시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22일 부산시는 부산북항 친수공원에서 동구청, 경찰, 소방, 해경, 국립수산과학원, 부산항만공사, 부산시설공단 등 유관기관과 긴급 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안전사고 예방과 상어의 안전한 해역 복귀를 위한 총력 대응체계에 돌입했다.

◆ 현장밀착형 인력 배치

추석 연휴기간 하루 50명 내외의 비상근무 인력을 제4·5보도교와 수변부에 집중 배치하고, 해경과 소방의 순찰을 하루 두 차례로 대폭 강화한다.

인파가 과도하게 밀집할 경우 즉각적인 구간 통제와 관람객 퇴장을 유도하며, 야간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매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수로변 출입을 전면 통제한다.

교통 및 주차대책과 관련, 북항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 1500면 규모의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주차장으로 차량을 분산 유도하고 긴급차량 진입로를 확보해 혼잡에 철저히 대비한다.

◆ 자력 이동 지켜본 뒤 연휴 직후 구조작전 돌입

부산시는 추석연휴 기간까지 상어가 스스로 경관수로를 벗어나 해역으로 이동하는지 모니터링을 지속할 방침이다. 만약 연휴가 끝날 때까지 수로에 머물 경우 즉각적인 후속 조치에 들어간다.

오는 28일 국립수산과학원, 해경, 부산항만공사 등 관계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긴급 회의를 소집, 상어의 건강상태를 살핀 초대형 그물 등 전문장비를 활용해 안전하게 외해로 돌려보내는 구조방안을 실행할 예정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시민들을 향해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추석연휴 동안 방문객이 안전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을 면밀히 관리하겠다”며 “방문객께서는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난간에 기대거나 통제 구역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주시고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보호자께서는 아이들의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기후위기가 부른 자연의 낯선 손님 ‘부캉이’를 둘러싼 유쾌한 도심 속 소동. 그 이면에서 철저한 안전 관리와 생태적 균형을 지키려는 행정의 묵직한 발걸음이 추석 연휴 북항의 밤낮을 든든하게 지켜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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