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로 ‘고기능성 배추’ 개발… 쿼세틴 함량 30배↑
이명호 기자
lmh1794@naver.com | 2025-11-18 22:01:26
항산화 능력 원재료보다 더 높아… 국제학술지 게재·특허 출원 완료
“기능성 채소 시대 열릴 것”… 민관 협력으로 첨단 육종 기술 강화
[로컬세계 = 이명호 기자]농촌진흥청은 아시아종묘와 함께 항산화·항염증 효과가 뛰어난 기능성 물질 ‘쿼세틴(Quercetin)’을 다량 함유한 새로운 배추 개발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유전자 교정 연구와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출범한 ‘차세대농작물신육종기술 개발사업단’ 과제의 하나로, 2020년부터 다양한 육종 소재를 보유한 아시아종묘와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
연구진은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고 쿼세틴 생합성이 활발한 자색 배추에서 안토시아닌 생성의 핵심 유전자인 ‘BrDFR’을 유전자가위 기술로 제거했다. 그 결과 해당 대사경로가 차단되면서 물질 흐름이 쿼세틴과 아이소람네틴(Isorhamnetin) 축적으로 전환됐고, 겉모습은 일반 배추와 같은 녹색이지만 기능성 성분이 크게 증가한 식물체를 얻을 수 있었다.
쿼세틴은 양파 껍질과 사과 등에 풍부한 플라보노이드로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며 심장 기능과 면역력 강화, 다양한 질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유전자가위로 만든 녹색 배추는 일반 녹색 배추보다 쿼세틴이 30배, 아이소람네틴이 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산화 활성 측정에서도 원재료인 자색 배추보다 더 높은 활성도가 확인돼 기능성 향상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Plant Physiology and Biochemistry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관련 기술은 국내 특허 출원 후 아시아종묘에 이전됐다.
김기준 아시아종묘 생명공학육종연구소장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고도화해 다양한 작물에 적용하면 빠르고 정확한 품종 개발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이시철 식물소재바이오공학과장은 “채소의 대사경로를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해 ‘기능성 채소’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첨단 바이오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국민 건강과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민관 협력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로컬세계 / 이명호 기자 lmh17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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