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 사회적 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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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기업 성장의 화두는 ‘사회적 책임(CSR)’ 경영이다. 소비자들이 ‘착한기업’을 선호하면서 사회공헌활동은 필수조건이 됐다.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액은 2004년 1조2284억원에서 2010년 2조8735원으로 6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 기업은 목표인 이윤추구와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이미지를 높이고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기업의 나눔 문화의 확산과 공정사회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살펴봤다.

지난해 7월16일 포스코 주최로 열린 ‘다문화가정과 함께 하는 포스코센터 음악회-최성수의 포크콘서트’에 참가한 포스코 임직원과 다문화가족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기업 사회공헌 봇물

“좋은 기업은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위대한 기업은 세상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든다”
미국 포드자동차의 사명처럼 국내에서도 ‘돈 잘 버는 기업’을 넘어 사회를 풍요롭게 만드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빈곤이나 환경문제 해결 등 사회 발전에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기업의 수익성 향상에도 기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SK그룹이 사회적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가 직접 설립하고 지원한 사회적 기업이 무려 73개다. 직접 설립한 사회적 기업도 행복한 학교, 행복한 도서관, 행복한 뉴라이프 등 10개에 이른다. 올 초 매출 연 10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사회적 기업 행복나래를 설립해 화제가 됐다. 

SK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 ‘행복도시락’은 결식 아동과 저소득층 노인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한편 실업 해소를 위해 취약 계층을 조리원과 배달원으로 고용하고 있다. ‘행복도시락’은 하루 평균 1만4000여 개의 도시락을 만들어 결식 이웃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행복도시락’ 제조와 배달 등을 위해 만든 일자리만도 470여 개에 달한다.

KB금융그룹은 최근 새롭게 출범하는 전국 1200여 ‘KB스타 드림봉사단’을 통해 대대적인 사회공헌활동에 나섰다. 계열사 임직원 2만5000여 명 전원이 ‘1인 1봉사활동’에 참여해 연간 25만 시간 이상의 지역밀착형 봉사활동을 펼치는 사회공헌프로젝트 ‘국민을 먼저 생각합니다’를 전개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가 4월부터 시작한 ‘희망마차’ 사업은 기업(이마트)과 지자체(서울시), 서울시민 등 3자가 함께 참여해 지역 복지 공동체를 구축하는 새로운 형태의 복지 모델이다. 이마트 임직원이 개인 기부를 하면 같은 금액의 회사 후원 금액을 모아 기금을 조성한다. 서울시가 저소득 계층을 발굴하면 이마트가 조성한 기금으로 물품을 지원한다. 해당 지역 인근 이마트 주부 고객 봉사단과 이마트 임직원이 함께 봉사 활동을 한다. 

LG그룹은 다양한 다문화가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진행 중인 다문화가족 관련 프로그램만 15개에 달한다. 2009년에 시작한 ‘LG 사랑의 다문화 학교’가 대표적이다. 다문화가족의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기업 특성 고려한 맞춤형 지원 ‘눈길’

공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도 잇따르고 있다. 업무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 활동이 돋보인다. 지난해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 항목에 ‘사회공헌’ 영역이 포함됨에 따라 사회공헌 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국민연금공단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연금을 낼 수 없는 소외계층에게 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시작된 ‘연금 나눔’은 공단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까지 총 590명에게 2억1000만원의 보험료가 지급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서민의 신용 회복을 돕기 위해 신용 교육은 물론, 가족관계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직원의 금융 관련 강의료 일부를 사회공헌 기금으로 모으고 있다. 임직원이 받는 외부 강의료 중 50만원을 넘는 금액을 사회공헌기금통장에 적립하도록 의무화했다. 

장애인고용공단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시각장애인용 음성도서를 녹음해 배포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스포츠 스타와 소외계층 어린이들의 체육 활동을 지원하는 등 스포츠로 특화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상당수 공기업들은 직원 내부평가 항목에 모금, 자원봉사 참여율을 포함시키고 있다. 한국철도공사과 금융감독원은 모금 현황 대비 각 부서별 참여율을 팀장들에게 공지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자원봉사 정도를 평가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자신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희망마차가 지난달 17일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전원마을 비닐하우스촌을 찾아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다. 이마트는 서울시와 손잡고 PX 황금마차를 본딴 ‘희망마차’를 운영, 소외계층을 찾아 서울 골목을 누비고 있다.

기업의 메세나 운동
대기업들 소통·공감
문예활동 지원 앞장

기업이 문화예술활동에 자금이나 시설을 지원하는 ‘메세나’도 꾸준히 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재단이 진행하는 ‘금호 콘서트’는 클래식의 등용문이다. 재단은 매년 5월과 11월 금호 영재, 금호 영아티스트, 금호 영체임버 등 세 개의 콘서트 오디션을 통해 인재를 발굴한다. 선발된 연주자들은 ‘금호 콘서트’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다. 이렇게 발굴한 음악 영재만 지금까지 1000명이 넘는다. 1993년부터는 세계적인 명품 악기를 구입해 장래가 촉망되는 연주자들에게 무상 대여하는 ‘악기은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호암미술관, 삼성어린이박물관 등을 운영하며 예술활동을 담당하는 젊은 예술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맴피스트(MAMPIST) 제도다. 재능 있는 젊은 문화예술인을 선발해 2년 과정의 해외 교육비를 지원한다. 

포스코는 제1제철소가 있는 포항에 효자아트홀을, 2호 제철소인 광양에 백운아트홀을 설립했다. 두 아트홀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고 연간 40여 건이 넘는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서도 한 달에 한 번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포스코 센터 음악회’는 1999년 밀레니엄 제야음악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열리고 있다. 클래식, 한국 전통음악 등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 

종근당은 일상적인 문화생활을 할 수 없는 장기 난치병 환우들을 위해 ‘찾아가는 어린이 오페라 여행’ 등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 문화재를 보호하고 지키는 ‘한문화재 한지킴이 운동’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해오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안젤루스소년소녀합창단, 대산미술관 등 경남지역 3개 지역예술단체와 결연을 맺고 이들 단체에 후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2009년부터 경남오페라단의 오페라 ‘리골레토’ 공연을 후원하는 등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 각종 문화행사나 중소 문화예술단체를 적극 후원하고 있다.

사회공헌 선진국 사례
기부행위도 장기적인 투자로 인식
자원봉사부터 환경까지 다양한 사업에 아낌없는 지원

외국 기업들은 기부행위도 장기적인 투자로 인식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기업의 보이지 않는 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잘 베푸는 기업이 돈도 잘 번다’는 기부철학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美 팀버랜드

팀버랜드는 1918년 미국 보스턴에서 시작된 아웃도어 전문브랜드다. 2007년 기준 매출액 15억 달러, 종업원은 5400여 명에 달한다. 

팀버랜드의 사회공헌은 임직원 자원봉사를 주축으로 한 지역사회 지원프로그램에 집중돼있다. 자원봉사를 기업 활동의 전 영역에 접목해 기업 비즈니스와 함께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분기별 경영실적을 발표할 때 봉사실적을 같이 공개할 정도로 자원봉사를 중시한다. 

‘봉사의 길’은 1992년 시작한 사내 자원봉사 프로그램이다. 임직원에게 매년 40시간 이상의 유급 자원봉사 휴가를 제공한다. 현재 임직원의 90% 이상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2001년 도입한 ‘안식휴가 봉사프로그램’은 희망자 중 일부를 선발해 3~6개월의 유급휴가를 주고 자신이 선택한 비영리단체에서 전업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휴가기간에는 자신의 본업에 대한 의무와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으며 급여 및 수당이 전액 지급된다. 

‘봉사의 광장’은 팀버랜드 전 지점이 참여하는 봉사의 날로 하루 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행사다.

日 도요타 자동차 

도요타자동차는 1973년 창립해 2002년 기준 종업원 7만여 명과 연매출 8조 엔에 이르는 일본 최대의 자동차회사다. 도요타자동차의 환경경영은 자동차의 생산·사용·폐기의 모든 단계에서 환경을 먼저 생각한다. 자동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환경개선 기술 개발과 대책 수립에 앞장서고 있다. 

매년 6월을 환경의 달로 지정해 기술전시회, 강연회 등을 실시한다. 사회 일원으로서 환경정책에 대한 협력과 적극적인 정보제공, 계몽활동을 펼치고 있다. 

1975년부터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수여하고, 해외 유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장학금의 수여자는 방학 중 6주 동안 외국에서 생활할 기회를 갖는다. 

청소년과 부모에게 교통 및 도로안전에 대해 교육시키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운전 코스와 교실수업으로 실제 운전상황시 도움이 되는 방어운전 기술을 배운다.

박형재 기자 news34567@segye.com

기사입력 2012.05.11 (금) 16:16, 최종수정 2012.05.11 (금) 16:15 [ⓒ 세계일보 & local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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