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 ‘학생·교직원 생명 위협하는 학교 석면 비산 방치’ 말썽
김의준 기자
mbc471125@daum.net | 2025-01-14 01:38:16
부산 서구 J여중 석면 철거 잔재물 그대로 노출
[로컬세계 = 김의준 기자] 부산시교육청이 학생·교직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학교의 석면 비산을 방치해 말썽이 일고 있다.
13일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원회와 부산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이번 겨울방학을 맞이해 8개 교에서 학교석면 해체·제거공사가 진행중이다.
대책위는 학교에서 안전한 석면철거를 위해 학교석면 해체·제거 모니터단을 운영해 매 방학마다 학교 공사일정에 맞추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감시 도중 13일 서구 J여중에서 무단으로 석면의 일부를 철거, 현장 작업자는 물론이고 그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과 교직원, 그들의 가족 그리고 인근 주민들까지 석면 피해에 노출될 수 있는 현장을 발견했다.
심지어 발견된 석면 파손현장이 최근이 아니라 최소 작년 여름방학부터이었음을 확인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비산과 노출이 이루어졌는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석면은 WHO(국제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며, 흡입 시 폐암, 악성 중피종, 석면폐증과 같은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심지어 잠복기가 10~40년에 이르는만큼 천천히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사전에 비산 노출을 막아야 하고, 노출시 장기적인 추적관리가 필요하다.
게다가 학교라는 공간은 학생과 교직원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으로, 노출된 석면이 얼마나 많이 비산돼 그들의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조차 힘들다.
이번에 문제가 지적된 학교는 지난해 여름방학 때 교내에 모듈러 교실을 설치하고 기존 건물의 석면철거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모듈러 건축물이 실내공기질 측정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학생들이 이전할 수 없었고 2학기 개학이 임박해서야 공기질 검사를 통과해 이전, 학습을 이어갔던 곳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건물 석면텍스 천장에 붙어있던 빔 프로젝터 등이 철거돼 모듈러 건물로 이전·설치됐는데 함부로 뜯어낸 뒤 지금까지 그대로 방치한 모습을 이번 점검에서 확인했다.
석면대책위는 “이는 관할 교육청과 학교 구성원의 안일한 안전불감증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교육부에서 배포한 ‘학교시설 석면 해체·제거 안내서’의 석면해체·제거 방법에도 어긋나는 것이다”며 “해체 범위가 작아 고용노동부에서 배포한 ‘전기·통신공사 등 소규모 석면 해체·제거작업 안전관리 가이드’를 따랐다고 해도 처참하게 박살난 석면 천장의 흔적은 이를 근거로 삼을 수 없다”라고 질타했다.
석면대책위 관계자는 “부산시교육청과 해당 학교는 학사일정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석면 해체 범위를 사전에 확인하고 안전하게 해체·철거를 진행해 잠깐의 학습권을 핑계로 학생의 안전과 미래 그리고 생명을 내팽개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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