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박람회 조직위, 식당 반찬수 확대·지역 공연 연출 보강… “지적은 겸허히 수용, 사람들의 노력은 봐달라”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 2026-09-18 07:31:30
■조직위 “불편 지적은 겸허히 수용”… 반찬수 확대·공연 연출 보강 등 즉시 개선
[로컬세계 = 지차수 기자]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를 둘러싼 온라인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람회장에서 관람객을 직접 맞이하고 있는 상인과 섬 주민들이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비판을 멈춰달라는 것이 아니다. 불편한 점은 고치겠으니, 그 장면 뒤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의 노력까지 한꺼번에 지워지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호소다.
■ “손님들께 여수 음식을 맛있게 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최근 박람회장 내 간장게장 백반을 둘러싼 논란으로 해당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의 마음도 무겁다. 논란이 된 박람회장 간장게장백반(14,900원)은 돌게가 아닌 연평도산 꽃게를 사용하며, 동일한 양을 판매하는 같은 업체의 서울 매장보다 3,000원 낮은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다만 한꺼번에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박람회장의 조리·배식 여건 상 많은 종류의 반찬을 제공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이 부분이 영상으로 확산되며‘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식당을 방문한 유튜버는 “게장이 살도 차있고 맛있다”고 평가했으나, 영상을 시청한 누리꾼들이 댓글을 통해 가격 대비 부실하다고 비판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업소 측은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여수의 대표 음식 가운데 하나인 게장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했다며, 현장에서 느끼는 음식과 서비스에 대한 평가와 온라인에서 사진이나 영상만으로 접하는 모습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관람객들이 불편을 느꼈다면 이를 개선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조직위원회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반찬의 종류를 늘리고, 시간대별 수요에 맞춰 조리량을 나눠 품질을 관리하며, 식당 이용객 만족도 조사를 통해 미흡한 점을 계속 보완하기로 했다.
■ “우리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트럭이 아니라, 거문도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15일 공연된 '거문도 뱃노래'는 1t 트럭을 배처럼 꾸민 장면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700억 원 박람회의 부실 공연’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 공연은 조직위가 박람회 예산으로 제작한 콘텐츠가 아니라, 섬 지역의 전통문화를 관람객에게 소개하기 위한 지자체 연계사업으로 무대에 오른 것이다.
거문도 뱃노래는 거문도 어민들이 멸치잡이 때 부르던 노동요로 1972년 전라남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날 무대에 선 거문도 뱃놀이전수회 회원들은 전문 공연단이 아닌 거문도 주민들로, 절반 이상이 70세를 넘긴 고령 전승자다. 젊은 전승자를 찾기 어려운 섬의 현실 속에서도 노래를 지켜온 이들이다.
한 전승자는 “공연 방식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무대를 통해 거문도에 이런 노래가 있고, 지금까지 그 노래를 지켜온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출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다만 공연의 한 장면만으로 거문도 주민들이 오랫동안 지켜온 전통문화까지 가볍게 평가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조직위는 직접 기획한 공연이 아니더라도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지역 연계 공연의 연출을 보강하겠다는 방침이다.
■ “부족한 것은 고치겠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노력까지 사라지게 하지 말아주세요”
게장백반과 거문도 뱃노래를 둘러싼 현장의 목소리는 서로 다르지만, 공통된 바람은 하나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받아들이고 개선하되, 특정 장면 하나가 박람회 현장에서 일하는 상인과 주민들의 노력 전체를 대신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상인에게는 하루하루의 생계가 걸려 있고, 전승자들은 평생 문화를 지켜오고 있다. 섬 주민들에게는 이번 박람회가 자신들이 살아가는 섬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현장에서 만난 섬 주민은 “박람회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셔도 되지만, 온라인에서 한 장면이 반복 소비되면서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잘못한 것처럼 비춰지는 건 안타깝다”며, “직접 현장에 와서 보고, 먹어보고, 공연도 보고,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봐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박람회가 끝나면 남는 것은 결국 섬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여수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섬을 알리고, 사람들이 섬을 찾아오고, 섬 주민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람회장에는 오늘도 사람들이 있다. 관람객에게 음식을 내어주는 상인, 평생 지켜온 노래를 부르는 섬 주민, 고향을 알리기 위해 무대에 오른 사람들이다.
현장의 상인과 전승자들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단순히 비판을 피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부족한 부분은 고치고, 관람객의 불편은 개선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온라인에서 확산된 한 장면만으로 박람회 현장에서 땀 흘리고 있는 사람들의 노력과 섬이 지켜온 문화까지 모두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조직위원회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관람객의 눈높이에서 현장을 다시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음식은 품질과 구성, 제공 서비스 전반을 점검하고, 지역 연계 공연 역시 관람객의 기대 수준에 맞는 완성도를 갖출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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