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배우고, 운동하고, 일하는 도시…고양시, 생활 인프라에 미래산업을 담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 2026-08-31 10:15:33

행신·원흥에 교육·복지·문화·체육 결합한 생활SOC 복합거점 조성
백석·탄현 체육센터 건립…집 가까운 곳에서 누리는 생활체육 기반 확대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구축…창작·기업·일자리 잇는 산업 플랫폼 마련
주요 공공건축물 내년 잇따라 준공…시설 건립 넘어 ‘운영’까지 준비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조감도. 고양시 제공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공공건축물 하나가 들어선다고 도시의 모습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배움과 돌봄, 운동과 문화, 창작과 일자리가 생활권 안에서 연결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양시가 2027년을 앞두고 추진하는 공공건축 사업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그동안 고양시의 공공시설은 시민이 필요할 때 찾아가는 공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생활 기반시설로 바뀌는 모습이다. 교육을 받으러 갔다가 운동을 하고, 아이를 돌보면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식으로 공공서비스 이용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콘텐츠 산업을 키우기 위한 별도의 공간까지 더해진다. 시민의 생활 편의를 높이는 생활SOC와 기업·청년을 끌어들일 산업시설이 동시에 확충되면서 고양시의 도시 공간이 단순한 주거 중심에서 생활과 산업이 맞물리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주요 사업의 준공 시점이 2027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시설을 하나씩 늘리는 차원을 넘어 지역별 생활 인프라 격차를 줄이고, 미래산업을 담을 공간까지 확보하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건물을 얼마나 많이 짓느냐가 아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공간을 시민들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하고, 기업과 청년이 실제 성장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평생학습관 및 장애인종합복지드림센터 조감도. 고양시 제공

배움·돌봄·문화가 한곳에…생활권 안으로 들어오는 공공서비스

고양시는 생활SOC 확충을 통해 주민들이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고도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덕양구 행신동에 건립 중인 평생학습관 및 장애인종합복지드림센터는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9387㎡ 규모다. 2027년 4월 준공을 목표로 평생교육과 장애인 복지 기능에 수영장과 다목적 체육관을 더한 복합시설로 조성된다.

시설의 특징은 기능을 따로 떼어놓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공간을 이용하면서 교육과 체육, 복지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다.

원흥 지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진행된다.

덕양구 도내동에 들어서는 원흥복합문화센터는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약 7470㎡ 규모다. 다목적체육관과 수영장, 헬스장뿐 아니라 도서관과 평생학습 공간, 아이 돌봄시설을 함께 배치한다.

주민 입장에서는 시설별로 따로 움직여야 했던 일상적인 활동을 한 생활권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원흥복합문화센터 공사 현장.

“운동하러 멀리 갈 필요 없다”…백석·탄현에 생활체육 거점

생활체육시설도 지역별 수요에 맞춰 확충된다.

백석동에는 백석국민체육센터가 들어선다.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2151㎡ 규모로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석 규모 관람석을 갖춘 다목적체육관을 중심으로 조성되며, 주변 배드민턴 경기장과 외부 축구장 등 기존 체육시설과 연계할 수 있도록 운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탄현동에는 수영장과 다목적체육관을 갖춘 탄현체육센터가 건립된다.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3953㎡ 규모로 내년 5월 준공 예정이다.

체육시설 확충의 의미는 단순히 운동 공간 하나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거주지와 체육시설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시민들이 운동을 일상적인 생활 습관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커진다.

고양시는 이들 시설을 특정 계층만 이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이 생활 속에서 찾는 공공서비스 거점으로 운영한다는 방향이다.

백석국민체육센터 조감도.

콘텐츠가 공간을 만나면…IP융복합 클러스터, 청년·기업 성장판 만든다

생활 인프라와 함께 고양시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축은 문화콘텐츠 산업이다.

일산서구 대화동에는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5192㎡ 규모로 2027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

웹툰과 방송영상, 게임 등 콘텐츠의 핵심 자산인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창작에서 사업화와 유통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설에는 전시·체험공간과 상품 판매장, 창작·연구개발 공간, 기업 입주실, 비즈니스 라운지 등이 들어선다. 콘텐츠 하나를 다른 장르로 확장하거나 상품으로 연결하는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주변 산업 기반과의 연계도 중요한 부분이다. 방송영상밸리와 일산테크노밸리, 킨텍스, K-컬처밸리 아레나 등 고양시가 추진하거나 확보한 관련 인프라와 연결되면 콘텐츠 제작과 전시, 기업 활동이 하나의 산업 생태계 안에서 이어질 수 있다.

고양시는 고양산업진흥원과 협력해 입주 가능 기업과 유망 콘텐츠 IP를 미리 발굴하고, 시설 준공 이후 지원사업이 곧바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공사 현장.

건물 준공이 끝이 아니다…고양시, ‘운영되는 공공건축’에 무게

이번 사업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고양시가 공공건축을 단순한 건립 사업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공사 기간에는 공정과 품질, 안전을 관리하고 준공 전에는 실제 이용자의 동선과 공간 활용도를 점검한다. 시설이 완성된 뒤 발생할 수 있는 유지관리 문제까지 미리 살펴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 인프라를 확충해 배움과 돌봄, 여가가 집 가까운 곳에서 이뤄지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과 청년이 모여드는 산업 기반도 함께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결국 2027년을 전후해 문을 열 주요 공공건축물은 각각 별개의 시설이라기보다 고양시의 생활권과 산업구조를 바꾸는 여러 개의 퍼즐에 가깝다. 시민에게는 가까운 생활서비스를, 기업에는 성장 공간을 제공하면서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공공시설의 가치는 건물의 크기보다 시민이 얼마나 자주, 편리하게 이용하느냐에서 드러난다. 고양시가 ‘짓는 도시’를 넘어 ‘잘 운영되는 도시’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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